#243 - 키포지 리뷰 : "유일무이한 나의 덱"

너굴너굴

3,239

2019-6-2 오후 4:48

IP: 24.84.***.***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14

발매년도 : 2019년

게임 타입 : 카드게임

플레이 타임 : 15-45분

플레이 인원 : 2인

======

시작하며

======

요즘 푹 빠져 지내는 게임이 하나 있습니다. 매직더개더링의 아버지 리차드 가필드가 개발한 키포지인데요.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덱' 이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무장한 채 출시된 이 게임에 대해서 함께 알아봅시다!

======

규칙

======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두 개의 키포지 덱이 필요한데, 각 덱은 제조사의 공장에서 무작위로 지정한 3개의 하우스가 담겨있으며 각 하우스는 12장의 카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작위로 만들어진 카드는 유일무이 합니다. 카드를 구입하고 QR코드로 등록하는 순간 다른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유일한 덱이 되는 것이죠.

카드는 네 종류로 나뉩니다. 크리쳐 / 액션 / 업그레이드 / 아티팩트로 나뉩니다.

크리쳐는 필드의 최전방에서 상대방의 크리쳐와 전투를 벌이며 필드를 압박하거나, 상대방이 만든 앰버를 훔쳐오기도 하고, Reap 이라는 액션을 통해 앰버를 생산하기도 하며, 특수한 능력을 통해 아군에게는 버프를 적군에게는 디버프를 먹이기도 합니다.

액션카드는 단발성 카드로 필드를 제압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거나, 사용한 카드를 회수하여 재활용 하거나, 크리쳐들에게 버프를 주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업그레이드는 크리쳐에게 부착하는 카드로써 크리쳐에게 다양한 추가 효과를 부여합니다.

아티팩트는 크리쳐처럼 필드위에 놓이며 전장의 후방에서 다양한 효과를 통해 전투에 다양한 효과를 추가로 부여합니다.

플레이어들은 키포지 제작 -> 하우스 선택 -> 해당 하우스의 카드 사용 -> 카드 뽑기라는 4단계를 거치며 상대방보다 먼저 키포지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게 됩니다.

키포지 제작 단계에서는 앰버의 갯수를 확인하여 키포지 생산 가능 여부를 판단합니다. 생산이 가능하다면 그 즉시 1개의 키포지를 만듭니다.

그리고 하우스(종족)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렇게 선택된 하우스만 해당 라운드에서 사용 가능합니다. 카드를 사용하기 위한 제한이나 비용은 전혀 없기 때문에 원하는 순서대로 카드를 쓰고 크리쳐를 활용하여 전투 혹은 앰버를 생산하면 벌이면 됩니다.

전투는 상대방의 크리쳐를 지목함으로써 벌어지며 단순히 서로의 공격력(=체력)과 방어력을 비교계산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공격/수비를 별도로 선언하는 MTG에 비하면 굉장히 간단하고 직관적이죠. 만약 공격할 의사가 없다면 대신 Reap이라는 행동을 통해 앰버를 생성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한 크리쳐 / 아티팩트는 90도로 꺾이며 해당 라운드에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습니다.

카드 뽑기 단계에서는 다시 6장까지 카드를 보충한 뒤 사용한 크리쳐 / 아티팩트를 다시 사용가능 상태(수직 상태)로 전환합니다.

이 과정을 서로 반복하여 누군가 키포지를 3개 만들때 까지 반복하면 됩니다 :)

* 체인이라던가 카드의 다양한 특수효과는 게임의 흐름 이해에 필수는 아니기에 설명을 생략합니다.

======

감상

======

TCG를 창조한 리차드 가필드의 신작 키포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리뷰의 편의를 위해 TCG / LCG 장르를 묶어서 카드게임이라고 칭하도록 하겠습니다.

1. 비교적 높은 접근성.

카드게임은 진입장벽이 높은 게임에 속합니다. 당장 떠오르는 문제점을 나열해보아도 1. 기억하기도 힘든 수백 수천 종에 이르는 카드 종류 2. 매번 바뀌는 메타(유행) 따라잡기 3. 점점 복잡해지는 규칙과 카드 효과 4. 부족한 플레이어로 인한 갈라파고스화 5. 과금 요소 6. 번거로운 덱빌딩 등 끝도 없죠. 유저층이 탄탄한 매직 더 개더링, 유희왕, 넷러너조차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마당에 마이너 부류에 속하는 왕좌의 게임,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 같은 TCG / LCG 게임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키포지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점을 몇가지 가지고 있습니다. 키포지가 가진 랜덤 덱이라는 개념이 많은 단점을 상쇄하고 있거든요. 1. 무작위로 생성된 덱을 사용하니 덱빌딩 과정이 없습니다. 2. 그러므로 메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메타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를 달달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그때 그때 보이는 대로 대처하면 되죠. 4.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규칙도 비교적 단순한 편입니다. 여러 면에서 진입장벽이 꽤 낮아지는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지요.

게다가 게임의 흐름도 굉장히 간단하고 직관적입니다. 키포지를 만든다 -> 하우스를 정한다 -> 원하는 순서대로 사용한다 -> 카드를 다시 뽑는다의 4단계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MTG나 유희왕처럼 일순간 상대방에게 턴이 넘어가는 인스턴트 / 함정개념이 없어 흐름이 중간에 꼬이거나 체인시스템을 통해 누가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지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전투 단계 또한 대단히 간단합니다. 게다가 공격 선언 -> 수비 선언 -> 버프 카드 사용 -> 맞대응 등 복잡하게 나뉘어 있지 않고 공격자의 선언 -> 데미지 계산으로 간편합니다. 게다가 카드 사용에 대한 비용/조건이 존재하지 않아 자잘한 조건여부를 따질 필요없이 원하는 순서로 전개하며 진행할 수 있는 유연함도 있죠.

여러가지 종류의 카드게임을 해보았으나 키포지만큼 초보자를 가르치기 쉬운 게임은 드물었습니다. TCG/LCG 게임을 접해보고 싶다면 키포지를 통해 공방의 흐름을 깨우치며 게임에 익숙해진 뒤 좀 더 복잡하고 전략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심화 게임으로 넘어가도 좋을 듯 합니다.

2. 하우스 선택과 독특한 게임의 목적

규칙이 쉽다고 하여 운영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키포지는 하우스 선택이라는 재밌는 제약을 심어두었습니다. 손에 아무리 좋은 패가 많아도. 필드에 아무리 뛰어난 성능의 카드가 깔려있어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선택한 하우스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매 라운드마다 어느 하우스를 고르는 것이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는지 계산해야 합니다.

단 한장의 강력한 카드를 위해 바닥에 깔린 다양한 카드의 사용 순서를 미룰 것인가? 아니면 강력한 카드를 뒤로 미루고 일단 플레이 된 카드에 집중할 것인가? 매 라운드가 선택과 고민의 연속입니다.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우선순위를 저울질 하는 과정. 선택의 폭을 제한하는 이 규칙이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또한 키포지는 의외로 상대방을 제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지 않습니다. 레이스 게임이예요. 이 점이 굉장히 좋았어요. 일반적인 카드게임은 필드를 장악 당하는 순간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한방에 필드를 정리할 수 있는 카드를 쓰지 않는 한 쏟아지기 시작하는 물량을 버틸 재간이 없거든요. 두들겨 맞고 KO 되는 일이 잦죠.

하지만 키포지는 다릅니다. 패가 아무리 말려도. 필드를 장악 당해도 상관없습니다. 플레이어에게 체력(생명)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상대방가 3개의 키포지를 모으지 않는 한 반드시 제게도 기회가 오거든요.

이러한 승리조건 때문에 다른 카드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상황이 자주 연출 됩니다.

필드가 압도적으로 밀리고 불리한 상황이더라도 상대방이 앰버 6개(=키포지 1개)가 모이는 족족 1~2개씩 깎아내며 버티기를 시전하거나, 상대방이 꾸준히 모은 앰버를 낼름 훔쳐오거나, 차라리 일부러 필드를 장악하게 방치한 뒤 한방 카드로 필드를 정리하는 등 상황을 타개할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실제로 저도 생산한 앰버만 40개 분량(약 키포지 6.5개)인데 끝내 존버 전략에 패배한 적도 있어요. 일방적으로 게임을 끌고가다가 역전 당한 게임이라 그런지 꽤나 기억에 오래 남더군요. 이렇게 때문에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일방적 진행이 아닌, 서로가 키포지를 향해 질주하면서 생산과 방해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흐름으로 갈지 알 수 없기에 초/중/후반 과정이 모두 꽤 재밌습니다.

물론 이러한 특성으로 인한 문제점도 존재합니다만 그것은 잠시 뒤에 이야기 하도록 하죠.

3. 랜덤 덱이 주는 재미

키포지의 덱은 독특한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방법은 알 수 없으나 공장에서 컴퓨터가 무작위로 선정한 3개의 하우스에서 각각 12장씩 카드를 무작위로 선별. 레퍼런스 카드를 포함한 37장의 덱이 구성 됩니다. 이 덱에는 고유한 이름, 색상, QR 코드가 배정되며 이러한 언급한 고유한 성질(이름, 색상, 하우스 조합)때문에 다른 덱과 섞을 수 없습니다. 10달러 남짓한 자그마한 팩에 담겨 시중에 나오면 플레이어들은 이를 구입하여 게임을 즐깁니다. 당연히 내용물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개봉 전까진 어떤 덱을 받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복불복이죠. 여러분들은 이 덱을 가지고 경쟁자들과 싸우게 됩니다.

참으로 낯선 방식입니다. 낱장의 카드를 구입하고 조합하여 하나의 덱을 만드는 것에 친숙한 우리이기에, 컴퓨터에 의해 무작위로 생성된 덱을 가지고 상대와 승부를 겨룬다는 개념이 좀처럼 와닿지 않지요. 내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덱으로 게임을 한다? 덱의 컨셉이 뭔지도 잘 모르는데? 마음에 안들면 어떻하지? 이게 정말 재밌을까? 싶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꽤 재밌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덱을 개봉하는 순간부터 게임을 즐기는 과정을 차례대로 떠올려 봅시다. 기대하는 마음으로 밀봉된 팩을 뜯어낸 뒤 투명 비닐 포장된 덱의 뒷면을 확인합니다. 어떤 하우스가 포함 되었는지 일단 살펴본 뒤 덱의 이름을 살펴봅니다. 뜻을 알듯 말듯한 기묘한 이름을 두어차례 읽어본 뒤 비닐 포장을 벗겨 덱을 꺼냅니다. 그리고 카드를 한장한장 훑어보기 시작하죠.

강해보이는 카드엔 오~ 하는 감탄사를. 애매한 카드엔 음~ 하며 갸우뚱거리며 한 장씩 세심하게 살펴봅니다. 다 확인하고 나면 대충 어떤 컨셉의 덱인지 감이 옵니다. 앰버 생산량이 뛰어난가? 필드 장악력이 우수한가? 견제하며 버티는 덱인가? 덱 순환이 빠른가? 탄탄한 아티팩트와 업그레이드를 보유한 덱인가? 다시 한번 카드의 목록을 떠올리며 카드를 훑어봅니다. 대충 알겠다는 생각을 하며 실전에서 써볼 날을 기대합니다.

드디어 실전의 날. 30분에 걸친 게임 끝에 장렬히 패배합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만큼 카드가 전부 따로 놉니다. 생각과는 달랐던 부분도 많고 예상치 못한 콤보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으니 아쉬움이 남아요. 게임이 끝나고나야 '아 이런 느낌이구나' 하며 감이 오죠. 다시 해봅니다. 조금 더 나아지네요. 덱을 쓰면 쓸수록 예상치 못한 운영법을 발견하고 되고 점점 익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숙련도가 높아질 수록 남은 카드 / 사용한 카드를 카운팅하며 상대에 따라 덱의 운영법을 조금씩 바꿔가며 맞서는 자신을 발견하죠.

다른 카드게임이 내 운영법과 성향에 맞추어 덱을 튜닝해야 한다면 키포지는 덱이 가진 잠재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나 자신이 덱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꽤나 독특하지요.

그럼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보죠.

1. 복불복

재밌게도 장점 #3 을 곧바로 반박하는군요. 키포지가 소개한 고유한 덱 개념은 독창적인 게임 플레이를 끌어내는 장치의 역할을 하긴 하지만 두 가지 단점의 원인이 됩니다.

첫째는 과금요소 입니다. 덱에 내가 원하는 하우스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원하는 카드가 없다면? 밸런스가 엉망이라면? 그러면 새로운 덱을 사야합니다. 만약 그렇게 새로 손에 넣은 덱에서 1~2장의 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마찬가지입니다. 만족할만한 덱을 찾을 때까지 질러야 해요. 물론 커뮤니티에서 서로 덱을 교환하거나 매물로 나온 덱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덱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영원히 1~2% 모자란 아쉬운 덱에서 만족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에서 타협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라면 그 약간의 부족함이 언제나 마음에 걸릴거예요.

둘째는 덱의 강함의 차이입니다. 무작위로 생성되는 덱인만큼 힘의 차이가 존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가진 약한 덱으론 정말 죽을 힘을 다해야 기본기가 탄탄한 덱을 간신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덱의 이해도가 아무리 좋다한들 카드 한장 한장이 가진 효율에서 큰 차이가 나면 게임을 뒤집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들어요. 그럼 약한 덱은 영원히 질 수 밖에 없느냐? 그렇진 않아요. 두 덱을 놓고 체인(페널티 시스템)을 두고 비딩을 하여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덱의 밸런스를 플레이어들에게 맞추도록 떠넘긴 것이지요. 비슷한 게임으로 테라 미스티카가 있네요.

저야 게임의 승부보단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데다 약한 덱을 가지고 강한 덱을 쓰러뜨리기 위해 연구하기를 즐기는 별난 성격이라 약한 덱의 존재가 별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그러나 강함을 추구하는 플레이어들이라면. 높은 승률을 추구하는 플레이어라면. 이러한 복불복 요소를 두고 계속 덱을 질러야 햐는 점이 매우 불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2. 의도치 않은 장기전

어떠한 덱이 만나느냐에 따라 게임의 과도한 장기전으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기도 합니다. 앰버 삭제에 특화된 덱끼리 부딪치거나. 앰버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한 덱끼리 대전을 벌이는 등. 허접수(...) 둘이 만나 앰버 생산도 / 훔치지도 / 유지도 못하는 소모전만 벌일 경우 게임이 지진부진 늘어지며 게임이 끝나지 않는 마법을 볼 수 있습니다. 치고박고 상대방을 죽이는 게임이라면 균형이 무너지는 순간 한쪽이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으며 끝나기라도 하죠. 키포지는 누군가 3개를 만들기 전까지 게임이 안끝나요.

자원이 쌓여갈수록 점점 강력한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는 MTG. 빠른 전개력으로 점점 플레이 타임이 짧아지는 유희왕. 이런 게임에는 존재하지 않는 단점입니다. 간단하게 들고다니며 후루룩~ 빠르게 즐기고 치울 그런 게임을 찾고 있다면 키포지는 조금 재고해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게임이예요.

3. 난해한 용어와 사용 타이밍

이런 류의 게임이 다 그렇지만 카드 능력이 룰북보다 우선권을 가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카드를 세심히 읽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키포지의 비용을 5로 낮춰주는 카드가 존재하는데, 읽을 땐 당연히 '나의' 비용이 5로 감소한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상대방에게도 적용된다던가, '크리처에게 2의 데미지를 준다' 라는게 필드에 존재하는 '모든' 크리처를 지칭한다던가 하는 예상치 못한 효과가 많습니다. 숙련자와 함께 즐긴다면 별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환경이라면 꾸준히 FAQ 를 읽으며 에러플을 스스로 잡아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재밌게 즐기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히트작 MTG를 만든 리차드 가필드의 작품이기 때문에 게임의 흐름에 있어 다른 TCG / LCG 와 커다란 차이점이 있진 않습니다. 용어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크게 난해한 점도 없고요. 무작위 덱과 하우스 선택이라는 규칙을 제외하면 되려 나머지는 평범하다는 느낌이 더 강해요.

그러나 다른 게임과 달리 이미 완성된 덱을 사용하기에 가르치기도 쉽고, 상대방을 무력으로 짓밟지 않기 때문에 큰 패배감을 심어주지도 않으며, 내 손에 들어온 덱을 연구해가며 숙련도를 높히는 독특한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이런 장르에 입문하고 싶다면 키포지로 시작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 봅니다.

여담이지만 온라인에는 이미 SAS라 불리는 덱 평가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다양한 평가 항목을 통해 대략 50~100 사이의 평가점수로 덱의 강함을 알려주는 유용한 사이트인데, 저는 내 덱의 강함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유용하기도 하지만 키포지의 재미를 뺏어가는 양날의 검이라 생각합니다. 꾸준히 덱을 굴려보고 연구하며 덱이 가진 잠재력을 체감하는 것이 키포지가 가진 재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런 연구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다른 누군가가 만든 잣대에 내 덱을 평가받고 점수라는 딱지를 부여 받는 것이 긍정적인지 잘 모르겠어요. 점수를 알게 되는 순간 아무리 좋은 콤보를 뽑아내도 'OO점 이니까' 하며 스스로 선을 긋게 되거든요.

즐기는 방법이야 플레이어들에게 달려있으니 무엇이 최고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가능하다면 첫 1~2개의 덱만큼은 혼자 열심히 굴려보고 연구하며 덱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렇게 점점 키포지에 빠져들게 될거예요.

블로그 :: http://www.raccooncave.com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너굴너굴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