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노바 매력 탐구 2
안녕하세요 조이헌터입니다.
지난 글에 ‘틈만 나면하고 싶은 게임’ 아크노바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못 다한 이야기를 더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크노바가 좋았던 이유 4
난이도 있는 전략게임이지만 운빨 똥망 게임이기 때문에 ........... 좋았습니다.
사실 이렇게 심하게 이야기 할 정도는 아닐 수 있지만,,,
어쨌든 카드를 뽑는 것은 분명 운이 작용하는 부분이며 특히나 플레이 타임이 긴 전략게임에서의 이런 면은 부정적인 경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느낀 아크노바는 육상경기가 아니라 파도위에서 치러지는 경기에 더 가까웠습니다.
땅에서 하는 경기는 변수가 거의 없고 정말 실력으로 겨루는 반면에 서핑 같은 경기는 자연하고 하는 운동이기에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듯 합니다.
지난 도쿄 올림픽의 서핑 결승 날에는 특별히 파도가 더 거칠었는데요.
브라질 빈민가 출신으로 아빠의 아이스박스 뚜껑을 타는 것 부터 서핑을 배웠던 페레이라 선수는 자기가 선택해서 잡은 파도에 대해서 최선의 노력을 했던 반면 엘리트 서핑 선수 과정을 밟으면서 자란 일본의 이가라시 선수는 이날 좋지 않은 파도를 만나면 포기하거나 실력 발휘를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서핑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똑같은 파도는 절대 오지 않는다”라고 하는데요.
아크노바에서도 똑같은 카드 뭉치를 다시 받는 일은 거의 없지요.
다가오는 파도 중에 좋은 파도를 고르듯 주어진 카드 중에 좋은 카드를 골라 단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크노바와 서핑의 닮은 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운의 개입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만들어 내는 선택지로만 게임의 흐름이 결정되는 양상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부분은 감점요소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저처럼 파도에 뺨씨게 맞으며 게임하는 걸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만족스러운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서핑계의 게임으로 볼 수 있는 거로는 ‘에볼루션: 기후’, ‘던전 펫츠’, ‘로빈슨 크루소’ 같은 게 있겠네요.
“나도 육식 하고 싶어!” - 에볼루션: 기후 (육식 카드가 손에 안 잡힐 때)
이런 게임들의 특징이라면, “져도 재미있다. 왜냐하면 스토리가 남기 때문에..” 라고 생각됩니다.
아크노바가 좋았던 이유 5
거대한 엔진을 만들고 돌려야하는 게임이기 보다는 ‘벚꽃 연금’처럼 한번 내리면 시즌마다 들어오는 혜택과 ‘캐쉬백’처럼 돌려받는(?) 각종 보너스를 누리며 그냥 돌격, 돌격! 하는 게임이라 좋았습니다.
기다리고 눈치 봐야하는 게 아니라 무조건 나아가야 혜택을 더 빨리 더 많이 받게 되는 구조이기에 좌측 트랙이던 우측 트랙이던 아니면 중앙 트랙이던 빠르게 전진 하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막바지가 되면 점수가 쭉쭉 올라가는데 게임 끝나고 아 두 턴만 더 있었으면.... 하고 후회하면 늦습니다.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비켜비켜! 하면서 뛰어가기에 진행 템포가 무척 빠릅니다.
아크노바가 좋았던 이유 6
공간 차지를 안 한다.
박스 크기가 커 보이지만 책장에 넣고 보면 부피가 음수의 값이 나옵니다.
제가 아크노바를 처음 하고 들었던 생각은,, ‘아 집에 있는 게임 절반은 팔아버려도 되겠는데?’ 이었습니다.
파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동물원 사업에 한번 발을 딛으시면 장바구니 속 게임 몇 개는 의식에서 잊혀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크노바가 좋았던 이유 7
다인플과 솔로플레이 둘 다 재미있다.
다인플의 경우 나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가는 다른 사람의 동물원도 볼 수 있는 것 + 간접적인 인터렉션에서 오는 약간의 임기응변과 커피브레이크 타이밍에 대한 요소가 뇌를 즐겁게 간질여줍니다.
커피브레이크는 어떤 때는 하기 싫은데 또 어떤 경우 그냥 확! 끊어버리고 X토큰도 하나 받는 게 솔솔하기도 합니다.
솔로 플레이가 주는 매력은 또 달랐는데요. 1인 게임은 종료까지의 턴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턴, 한 턴을 소중하게 고민하며 진행해야하며 이 때문에 플레이 시간도 길어지고 브레인도 가열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마치 RPG의 탈을 쓴 퍼즐게임 메이지 나이트를 하는 느낌이죠. 하지만 이때 뇌에 발생하는 열에는 희열이 일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외 이야기...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리플레이성과 밸런스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 ^^
(이미지는 보드게임긱 사이트와 FreshHeadline 뉴스, 펭TV에서 가져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