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 배경의 덱빌딩 게임, 파이윰 리뷰
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간만에 리뷰하나 적어볼려고 합니다.
프리드만 프리제 작가의 파이윰입니다.
문득 생각나서 찾아보니 파워그리드 이후의 히트작이 많이 있진 않네요. 제가 플레이해본 것도 파워그리드, 프라이데이, 후지플러쉬 정도밖에 없어요.
그래도 간만에 '어 이거 좀 괜찮네?' 싶은 게임이 등장해서 한번 글을 적어보게 되었습니다.
파이윰입니다.
▶ 게임정보
1. 플레이 인원 : 1~5, 4인 베스트
2. 플레이 시간 : 2시간
3. 긱웨이트 : 3.11
▶ 파이윰은 어떤 게임?
게임의 배경은 이집트 12왕조 제 6대 파라오 아메넴헤트 3세 시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무려 기원전 1860~1814년 재위했던 파라오네요. 저도 뭐 위키 찾아보고 하는 말이긴 한데, 명군이었다라는 평을 받나봅니다. 군사적으로는 크게 업적이 없는 듯 하고, 평화적인 시대를 살아서 번영을 이룩했던 파라오인 모양입니다.
게임은 지금도 존재하는 파이윰 오아시스 근처를 발전시키는 테마입니다. 악어로 가득한 습지대를 점점 곡창지대로 바꾸고, 그 곡창지대에 각종 건물을 짓고, 피라미드도 짓는 그런 게임입니다.
참고로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파이윰 오아시스는 꽤 큰 호수이네요. 그리고 파이윰은 콥트어로 호수, 바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여담이지만 이런 식의 작명이 고대에는 많았던거 같아요. 나일은 강이라는 뜻인데, 고유명사화 되었고, 아예 지역도 다르지만 한문에서 강을 뜻하는 '하 河'는 황하를 말하는 고유명사였는데 일반명사가 되었고, 또 강을 뜻하는 '강 江'자는 장강, 즉 양쯔강이었는데, 일반명사가 되었네요. 여튼 파이윰은 그냥 호수이니, 뭐 이런 식의 언어 변천인거 같습니다. the city가 뉴욕이고 뭐 그런것도 비슷할려나요?
▶간단히 평하자면?
프리드만 프리제답다.라는 말로 간단하게 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실험적인 게임을 만들어내는 작가인 프리드만 프리제는 그 명성에 걸맞게 항상 독특한 면을 게임에 집어넣는 것으로 유명하죠. 504라는 걸로 아주 유명하기도 합니다. '와 독특해, 대단해'라고 말하고 아무도 안하는 게임... 이라고 말하면 너무 평가가 박한거 같군요. 사실 저는 파워그리드랑 후지플러시랑 둘 다 좋아라 합니다. 심지어 504도 와 이거 진짜 한번 경험해보긴 해야할 거같다. 라는 생각은 하죠. 으허허허
여튼, 다른 여타의 게임과는 다른 덱빌딩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꽤나 재미있어요.
▶게임의 시스템은?
기본적으로는 지도가 있는 덱빌딩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은 최근에 많은 분들이 즐기고 있는 언더다크의 폭군들이 있겠네요. 중간중간 카드를 쓰며 자원을 얻고, 카드를 구입하고, 공통 보드 상에서 이익을 얻고. 뭐 이런 시스템입니다.
크게 봐서 액션은 3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손에 있는 카드를 쓴다.
2) 공개 카드 풀에서 카드를 돈주고 사온다.
3) 관리단계(쓴 카드들을 다시 돌려오는 단계)를 진행한다.
이런 부분은 그냥 평이해서 직관적입니다. 사실 게임이 항상 복잡해야할 필요는 없죠. 직관적이라서 룰 익히기 좋습니다.
그런데 그냥 지도가 있는 덱빌딩이라는 것만 말하면 이 게임의 독특함을 말할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그럼 뭐가 재미있는 포인트인가?
다른거 다 그만두고, 가장 독특한 면을 말하겠습니다.
이 게임은 극단적으로 봐서 3장의 카드로만 돌려도 가능한 덱빌딩 게임입니다.
보통 덱빌딩 게임을 말해보겠습니다. 보통 손에 10장 정도의 덱을 들고 시작하게 마련입니다. 그러고 좋은 카드들을 구입해서 덱에 넣게 되죠. 그리고, 덱을 완전히 돌립니다. 덱 순환을 빠르게 하는 카드들도 있죠. 여러장 뽑는 그런 카드들 말입니다. 그래서 일반적 덱빌딩 게임에서는 덱을 빨리 돌리는것. 그래서 주요카드들이 손에 조금이라도 빨리 잡히고 손에서 빨리 플레이하게 해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그런 방식을 취합니다. 이게 일반적 덱빌딩이죠.
파이윰은 이 부분에서 조금 독특함을 취하고 있습니다.
보통 덱빌딩은 덱이 다 돌기 전에는 버린 덱을 스스로 되돌리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 스타트하는 비효율적 카드들을 빨리 덱에서 몰아내고, 추가적인 카드 뽑기를 통해서 덱을 빨리 회전시키는 것에 주안점을 두죠.
하지만 파이윰은 위에 시스템에서 언급했다시피, 버린덱을 주워오는 것을 하나의 액션을 소모해서 하는 것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기 스스로 버린덱을 주워오게 할 수 있는 게임이죠. 그리고, 버린 덱에서 주워올 때도 전체 버린덱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버린 덱에서 가장 위의 3장을 가져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돈내면 더 가능)
그래서 발생하는 좀 재미있는 요소가, 일반적 덱빌딩은 덱에서 효율 나쁜 카드는 제거하는 액션으로 제거하게 마련인데, 이 게임은 버린 덱도 순서를 지켜서 가져오기 때문에 안쓰는 카드는 버린카드 더미로 얼른써서 버린카드 더미 밑으로 묻어버리고 맨 위의 효율 좋은 카드들로만 플레이하게끔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극단적으로 말해서 효율이 좋은 카드를 원한다면 한 장 쓰고 다음턴에 다시 핸드로 되돌리고, 다시 쓰고, 다시 되돌리고 이걸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저는 한번은 두턴에 걸쳐 시너지가 나는 카드를 쓰고, 다시 되돌리고, 두턴 걸쳐 쓰고 되돌리고 이렇게 플레이 해본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카드풀은 거의다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는 카드들로 이루어져있고 거의 겹치는 카드가 없다시피합니다. 그러다보니 카드 풀에서 어떻게든 시너지를 뽑아내는 카드 몇 장을 손에 쥐고 그 시너지를 일으키는 조합 몇장의 카드로 플레이를 하게 되죠.
항상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카드가 뭐가 있을까.. 하는 눈으로 카드 시장을 바라보게 됩니다.
어떻게든 시너지를 만들어보겠다. 내가 시너지를 가지게 되는 소수의 몇장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겠다. 그런 그림을 그려보는 그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 이건 좀 맘에 안든다?
음.... 일러스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대 이집트를 구현하기 위한 테마인지 뭔가 그림이 이쁘지가 않아요. 약간 카탄 나오던 시절의 그런 테이스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즘과는 조금은 맞지 않은거 아닌가 싶은 일러스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브라스 구판과 신판의 차이같은 그런 느낌이죠.
(역시 신판이 이뻐...)
그리고, 이건 약간 파워그리드에서도 그랬었던거 같은데, 카드 시장에 풀리는 카드에 따라서 지나치게 내 플레이가 제약받는다는 느낌이 약간은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보통 게임을 하면 어떤 큰 관점에서 전략이 있습니다. 내가 어떻게 풀어가겠다. 이런 그림이 있는거죠. 그리고 매턴 매턴의 상황에 맞춰서 전술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거는 사실 모든 게임이 이 두가지 요소가 어느 정도로 섞여있게 됩니다. 보통 게임을 시작할 때 어떤 큰 그림을 그리게 마련이죠. 그리고 그 큰 전략 속에서 전술적 선택을 하게 됩니다. 보통 그런 큰 그림은 각 플레이어가 가지는 종족이나, 아니면 시작 핸드라거나 그런면에서 갈리게 됩니다. 하지만 파이윰은 그런 요소는 없어요. 다 동일한 스타트 지점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각 턴의 전술적 선택이 중요하고 그런 결과로 인해서 내 손에 가지게되는 시너지에 따라 내가 플레이하게 되죠. 아주 극단적으로 말해서 게임이 나를 플레이하는 느낌이 조금은 들기도 합니다. 뭐 그런데 그건 그냥 게임의 맛이 그런거지 이걸로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런 게임인 것일 뿐이죠.
▶마무리
나름 이뻐요!
사실 파워그리드의 맛이 많이 납니다. 하지만 파워그리드는 너무 고전게임이라서 그런지 자기가 딱히 선택할 폭이 아주 많지는 않아요. 그리고 지도에서 한번 막혀버리면 나가기가 어려워지고요. 이 게임은 지도에서 막혀서 못나가는 그런 갑갑한 상황은 나오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추상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게는 해놨어요. 그래서 이런 시스템적 측면에서는 꽤나 세련된 느낌이 납니다. 카드들도 각각 독특하고요. 그리고, 아주 대놓고 카드 번호가 중간중간 비어있어서 확장을 내놓겠다는 보여주기도 하고 실제로 2023년에 파이윰 확장이 나왔네요. (사실 룰을 안읽어봐서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간단하면서도 나름 깊이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크게 유행타지는 않았던거 같은데, 그런 이유는 그냥 안이뻐서. 그런거 같다라는 느낌이 있네요. 어쨌건 시스템의 신선도면에서는 저는 괜찮았어요. 일단 게임의 겉보기 난이도가 낮아서 접근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파고들자면 카드각각을 평가하는 눈이 있어야해서 사실 생각보다는 잘 플레이하려면 어려운 느낌이 듭니다. 그런면이 좋긴 했어요. 접근성은 낮고, 잘 할려면 어렵고.
결론은 좋았어요.
아래 점수 스케일에서 7.9정도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10점 : 독보적이다. 항상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앞으로도 바뀔거 같지 않음.
9점 : 훌륭하다. 항상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함.
8점 : 아주 좋다. 이 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며 남들에게 하자고 권할 것임.
7점 : 좋다. 보통은 하고 싶을 것 같음.
6점 : 괜찮다. 기분내키면 하겠음.
5점 : 보통. 약간 지루함. 해도 되고 안해도 되고.
4점 : 그렇게 좋지는 않음. 다시 할 수는 있음.
3점 : 나쁨. 다시 하고 싶지 않을 것 같음.
2점 : 아주 나쁨.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음.
1점 : 형편없음. 게임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음.
그럼 이만 하겠습니다!
Dee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