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0 마왕성 설날 보드게임 모임
2/20 일 설 연휴에 비좁은 마왕성에 수많은 모험가들이 몰려왔습니다.
[참가자]
요즘 청춘 사업하느라 정신없던 FTHERO
초보라고 개뻥치는 포포님
보드게임계의 프린스 상아님
밀덕 백정님
학점과 수업을 좋아하는 메모선장님
백정님 친구 금산님
금산님 여친 선영님
1. 오를레앙
첫 게임은 오랜만의 신작 오를레앙이었습니다. 상아님이 도착하시면 할까 하고 기다렸습니다만
포포님이 자기가 설명할 수 있다면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웬지 처음부터 불안하긴 했습니다만 포포님이 이벤트 중에 "몽크를 고용할 수 없다" 라는 이벤트를
"몽크를 사용할 수 없다" 라고 가르쳐 주셔서 결국 끝까지 모른 채로 에러플을 진행했습니다.
그 와중에 포포님은 몽크는 안 먹고 길드 홀만 잔뜩 짓고 발전 트랙만 끝까지 올려서 승리.
허무하다......
뭐 포포님은 용서할 수 없지만 게임 자체는 매우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잘그락 왕국와 비견하면
오를레앙 쪽이 테크 타는 부분이 여러가지가 있어서 좋네요.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일꾼으로 사용하는 칩이 얇아서 집거나 놓기가 조금 불편하다는 정도?
하지만 그것도 미플로 해결하는 버젼이 나온다니 기대가 되네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덱 빌딩의 일종인데 결과적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은 몇 개 되지 않지만 그 행동들
내에서 여러가지 선택의 여지를 플레이어가 결정한다는 부분이 참 매력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길드홀 + 발전트랙 점수가 생각 외로 큰 점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테크 하나만 집중해서 이기는 방법은 무리일 것 같네요. 몇 번 해보면 뭔가 한계가 느껴질 것도
같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주머니에서 일꾼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점수를 먹는 재미가 있네요.
2. 비스티 바 (Beasty Bar)
원래는 구매할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서서울 보드게임 모임에서 재미있게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니
웬지 하나 구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쿠아 카페 담아내기님에게 배웠는데 게임이
참 신선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12 장 중에서 4 장의 동물 카드를 들고, 자신의 차례에 1 장씩 내어서
비스티 바 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세웁니다. 동물 중에는 새치기를 하는 녀석,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녀석, 다른 동물을 줄을 세우는 녀석, 다른 동물의 능력을 복사하는 녀석 등 다양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이
있어서, 동물들은 서로 앞뒤가 바뀌기도 하고 어처구니 없이 쫓겨나기도 하면서 바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게 됩니다. 그러다가 5 마리의 동물이 대기 열에 차게 되면 맨 앞 2 마리는 바에 들어가고,
맨 뒤의 1 마리는 쫓겨나게 되는, 이른바 줄 잘 세우기 눈치보기 게임인데, 각 동물 들의 능력과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그렇지만 각 동물들의 능력을 잘 몰라도 그냥 막 새치기 하고 쫓겨나는
것 자체만으로도 웃음을 주는 재미있는 파티 게임입니다. 의외로 4 인 밖에 지원 안 하는 것이 아쉽네요.
좀 더 많은 인원이 플레이 할 수도 있도록 확장이 나오길 바랍니다.
3. 스코빌
어째서인지 스코빌이라는 게임명보다도 "고추왕" 이라고 불리는 일이 더 많은 신작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대략 간단히 설명하자면, 턴 오더 경매로 좋은 고추를 먼저 얻어 밭에 심은 뒤, 꼴찌 부터
밭 사이를 슥슥 지나가며 고추를 수확하고, 수확이 끝나면 다시 선 플레이어부터 자신이 가진 고추를
납품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됩니다.
고추 납품은 적은 돈과 승점을 주지만 새 고추를 파종할 수 있도록 다른 색깔의 고추를 획득할 수 있으며,
요리는 많은 고추를 소모하지만 대신 높은 승점을 얻게 해줍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에 고추를 판매하면
턴 오더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게임의 매력은 여러가지 색깔의 고추를 심으면, 그 사이에서 다른 색깔의 고추가 수확되어, 품종 개량(?)
을 하면서 점점 비싼 고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인데, 문제는 3,4 인 플일 때는 어느 정도 널널했던 게임이
6 인플을 하게 되자 수확하는 것이 너무 괴로울 정도로 방해가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턴 오더에 따라 선 플레이어가 먼저 고추를 심지만, 수확은 가장 마지막에 하게 되기 때문에, 선 플레이어는
좋은 고추를 가지고 심고 싶어도, 결국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기 전에 그 고추를 수확하기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교섭과 설득이 필요하게 됩니다. 만약 그게 아니라 니가 그걸 심어도 넌 못 먹을거야! 라고 하면서
계속 딴지만 걸어버린다면 아무도 좋은 고추를 심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이 무척 지루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죠. 물론 라운드 제한이나 그런 게 없기 때문에 게임이 늘어질 염려도 있고.
또한 이 게임의 문제점 중 하나는, 여러가지 색깔의 컬러 고추가 있는데, 색깔 구별이 조금 어렵다는 점.
그리고 특히 요리 카드에 있는 고추가 너무 작고, 돈 토큰도 너무 작습니다. 심지어는 고추로 쓰이는 나무
컴포가 모자라서 항상 대체품을 이용해야만 했습니다. 컴포가 좀 더 좋았으면 아마 더 좋은 점수를 줬을거 같아요.
그리고 요리 카드를 완성하기 위해 필요한 고추 재료가 상당히 많은데, 그 요리 카드를 완성시키려면
그런 고추를 수확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는 의식하면서 고추를 심어야 합니다만.... 실제로 눈 앞의 점수나
다른 사람 플레이 신경쓰면서 요리할 고추까지 만들려고 하다보면 생각 외로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차라리 어비스나 핀카 처럼 특정 고추 한 두 색깔은 고정, 나머지는 아무 색깔이나 가능. 이렇게 했었으면
훨씬 더 게임이 부드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뭐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은 많지만 그래도 고추 심고 수확해서 승점 버는 재미는 쏠쏠합니다.
제 생각에는 6 인플 보다는 3,4 인플 정도가 가장 무난하고 즐겁게 게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결론 : 뭔가 스플렌더를 좀 더 어렵게 만들어 놓으면 스코빌?
(스코빌 하다보면 떠오르는 영상)
4. 카멜 업!
최근 이스탄불과 더불어 아주 즐겁게 즐기고 있는 게임, 카멜 업! 입니다. 뭐 단순한 낙타 경마 게임입니다만,
낙타가 낙타 위에 얹혀 간다는 설정 때문에 엎치락 뒤치락 마지막까지 승패를 가늠할 수 없는 부분이 즐겁죠.
한글판도 저렴한 가격으로 나와서 아주 부담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게임은 그냥 쓸데없이 돈 걸지 말고 낙타 주사위나 5 번 굴리면 그냥 5 원 벌 수 있습니다.
남들이 뭐 신나게 5 원 짜리 낙타 마권 가져가고 3 원 짜리 마권 가져갈 때 쿨 하게 주사위나 굴리세요.
5. 자메이카
갑자기 할 게 없어져서 오랜만에 먼지 잔뜩 쌓여있던 자메이카를 꺼냈습니다.
포포님이 돈을 얼마나 쌓았는지 1 등으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1 등 했습니다.
이 날 포포님은 자기가 초보라는 걸 얼마나 강조하는지 입에서 초보 냄새가 날 정도였습니다.
포포님이 초보라는 말은 그냥 제가 할 말 없으면 디굴디굴이라고 하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6. 코바야카와
서서울 보드게임 모임에서 배운 고바야카와를 플레이했습니다. 사람이 7 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카드를 2 장 더 추가해서 17 까지 사용해서 플레이 했습니다. (젝스님트 최고)
사람이 많아서 그런가 조금 변수가 많았지만 그런대로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5 인 정도가 적당할 것 같네요. 좋은 게임입니다만 역시 생각대로는 안되는 게임이라
이기기가 힘들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적당히 웃고 즐기는 파티 게임 정도.
7.티켓 투 라이드 유럽
금산님 여친 선영님이 티켓 투 라이드에 한창 빠져있어서 T2R을 하자고 노래를 부르셔서 집안 창고를
뒤져서 티켓 투 라이드 유럽을 꺼냈습니다. 열심히 길을 이었지만 결국은 막판에 열심히 티켓을 더 뽑은
상아님이 108 점으로 승리하셨습니다. 하아 요즘 게임 한 번 이기기 왜 이렇게 힘드냥.... =ㅅ=)>
8. 카멜 업! x 2
밤도 늦었지만 웬지 아직도 기운이 넘치는 분들이 많길래 카멜 업을 두 번이나 더 돌렸습니다.
금방 끝나니까 좋긴 한데 뭐지....이젠 카멜 업 안 해도 될 거 같아... 팔까....
9.캡틴 리노
일명 종이 젠가. 이 게임 꺼내서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 누구나 즐겁게 할 수 있는 캡틴 리노.
사진 찍어서 즐겨도 훌륭합니다. 빨리 이런 게임 하나 만들어서 대박 돈 벌어야 하는데... 어흑.
10. 블러드 바운드
갑자기 백정님이 블러드 바운드를 하자고 노래를 불러서 해봤습니다. 처음에 시작하면 죄다 우리편~ 우리편~
합니다만 칼만 손에 들면 갑자기 옆 사람을 푹푹 찌르는.....
6 명으로 플레이 하니 역시 뭔가 좀 아쉽더군요. 이 게임은 역시 10 인 꽉꽉 채워서 해야....
포포님과 같은 팀을 하지 않으니 이기더군요. 블러디 바운드 할 때만 초보였습니다.
11. 픽 피크닉
나온지는 꽤 된 게임인데 갑자기 최근에 인기를 끄는 픽 피크닉. 여우가 되서 오리 잡아먹을 때가 최고로 좋지만
손에 여우 카드만 들고 있으면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눈치보면서 콩 잔뜩 있는 동네에 여우만 3 번 보냈는데 아무도 안 가길래 마지막에 오리를 보냈더니 몰살 당하고
멘붕. 서로 오리끼리 충돌했을 때 "이렇게 이렇게 나눠먹을래?" 라고 할 때 "족구나 하세요!" 라고 하면서 주사위를
굴리는 패기가 이 게임의 최고 백미죠.
......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새벽까지 게임하느라 다음날은 거의 녹초가.... 이제 나이 탓인지 밤 늦게까지 게임도 못하겠네요 헉헉.
그래도 해도 또 하고 싶은 게 보드게임... 아아 이 악마 같은 마력이라니....
다음에는 프레쉬 피쉬랑 파워 그리드 디럭스랑 슈타우프랑 에일리언 프론티어랑 아드 아스트라랑 이클립스를
해보려고 생각 중입니다만 어느 세월에!
그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의 긴 후기였네용.
언제나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세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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