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이 어마어마합니다. 게임 가격에도 영향이 있겠죠.
환율이야 매일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라 직구할 때 크게 신경 쓰진 않습니다. 어차피 관세 면제 200달러 내에서 구매하는 것이고 10원 차이 나봤자 2천원 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직구를 아예 안 해야겠다는 굳은 결심이 서네요. 오늘 기준으로 딱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때 달러당 93원 차이가 납니다. 관세 면제 200달러를 기준으로 18,600원이에요. 한 달 전에 비해 16,600원을 더 내야 하는 거죠. 여기에 국제 배송비까지 더한다면 그 차이는 더 심해집니다.
거의 대부분 업체가 해외 게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보드게임 퍼블리셔도 꽤나 큰 영향이 있을 겁니다. 결국 환손실을 국내 판매 가격에서 어느 정도 메꿔야 하지 않을까요. 사업체 입장에서는 몇만 달러 단위로 금액이 오가기 때문에 손해가 꽤 큽니다. 가령 내가 해외에 2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할 때, 딱 한 달 전과 비교해서 원화 186만원을 더 줘야 합니다.
제가 쓸데없는 생각을 좋아해서 한번 가상의 판매를 설정해보았습니다. 수량은 700개고 국내 판매 가격은 6만원입니다.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4,200만원이죠. 업체가 해외 원퍼블리셔에게 지불한 금액은 개당 35달러로 총 24,500달러입니다. 딱 한달전 기준으로 원화 2,964만원입니다. 그래서 이 업체는 700개의 제품을 팔아 1,244만원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해외 대금 지급이 오늘 일어났다면 보내야 하는 원화는 한달 전보다 228만원 많은 3,192만원입니다. 이 경우 수익은 1,008만원으로 줍니다. 6만원짜리 게임 40개와 맞먹는 손실입니다.
만약 이 업체가 환손실 228만원을 국내 판매 가격에서 온전히 메꾸려 한다면, 개당 국내 판매 가격을 6만3천500원 정도로 맞춰야 합니다. 업체가 손실을 전부 감당하지 않는 이상, 구매하는 소비자의 부담도 조금은 더 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한기다림님이 올려주신 마인크래프트 게임의 선주문 가격을 보고 갑자기 위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글판이 아니라 해외판을 그대로 대량 수입해 판매하는 경우는 보통 가격이 해외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인 걸로 압니다. 특히 일반판매가 아니라 선주문 형식의 판매일 때는 할인 폭이 좀 더 크죠. 마인크래프트 게임은 해외 정가가 39.99달러이고 일반 판매 가격은 28-30달러 선입니다. 현재 선주문 가격이 플레이매트까지 해서 52,000원인데요. 사실상 선주문 할인이라고 보기 힘들고 본판을 정가로 사는데 매트를 하나 준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가격이 이렇게 높게 책정된 것은 현재 환율 상승과도 어느 정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요. 업체가 기존에 예상한 지출 범위보다 훨씬 많은 돈을 지출하게 된 것이죠. 코로나 사태가 터지지 않고 정상적인 상황에서 진행됐다면 아마 선주문 가격이 지금보다는 낮았을 겁니다. 지금의 가격은 선주문으로 싸게 산다기보다는 그냥 제값 주고 사는 느낌이 강해요. 아무튼, 현재 환율 상승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현재 준비하는 프로젝트의 판매 가격을 고민하고 있는 업체들은 정말 머리가 아플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