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정리 직원의 실체
사진 보시면 무언가 이상하시죠.
맞아요^^
보드게임 진열대 한가운데 주화 박스가 차지하고 있어요.
미운 오리 새끼처럼 엉뚱한 물건이 여기에 진열 되어 있어요. 마치 버림 당한 보드게임처럼...그런데 한 가운데 있다니.
저에게는 수명이 다해 저 세상에 보낸 보드게임은 많아도 아직 전 방출한 보드게임이 없어요.
"넌 여기 왜 와 있니."
"..."
대답이 없네요.
잠시 쓰레기매립장에 있는 전자버전 모노폴리, 인생게임, 도둑잡기....등에게 묵념을 보내고
주화박스에게 말을 걸었어요.
"그래도 넌 외롭지 않겠다. 보드게임이 너 주변으로 둘러 싸고있어서."
"..."
역시 말이 없네요.
가격표시 위에 분명 "기타 사무기계 코팅기"라고 되어 있고,
심지어 사무기기 진열대는 5칸 뒤쪽으로 위치해 있는데 진열대 정리 직원이 여기로 내쫓아 버린것 같아요.
자기가 주문 실수로 주화박스를 많이 불러 놓고 판매가 지지부진 하고 상사에게 혼나서 애한테 복수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아이도 나름 상처가 많았나 봐요.
주화박스는 여전히 말이 없어요.
저도 이 아이 앞에서 보자마자 구매를 할 뻔 했어요. 한참 고민했네요. 이 애를 수 십 번 들었다 놓았다 했네요.
카트에 담으면 음성이 들려요.
"내가 왜 이 아이를 데려가지 자영업자도 아닌데"
진열대에 올려 놓으면 또 음성이 들려요.
"네가 있으면 코인이 필요한 게임에 편하겠다"
결국 한 아이도 구출하지 못하고 지난 주말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어요. 지금도 후회 돼요.
어린이날 특집 판매로 오늘 택배가 와서 새로 입양한 얘들도 많아서 빛나는 옷도 입혀주고 책꽂이에 넣어 줬는데...
언제갈까요! 그 마트는 일년에 한 두번 가는 곳인데ㅠㅠ
그때가 되면 또 고민 하겠죠.
마트 정리 직원도 분명 보드게이머인게 분명해요. 헤비게이머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