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 킹도미노 리뷰 - 드래프팅과 퍼즐의 만남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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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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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타일놓기, 드래프팅

플레이 타임 : 15분

플레이 인원 : 2 –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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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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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짜리 타일놓기 게임이 과연 재밌을까?” 하는 의구심을 주었던 그 게임. 킹도미노를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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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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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도미노에서 여러분은 5×5 크기의 왕국을 짓게 됩니다. 중앙에 놓인 보드에서 드래프팅 방식(테이블에 놓인 여러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가져오는 방식)을 통해서 자신의 성에 영토를 붙여나가기 시작합니다.

타일을 붙이는 규칙은 대단히 간단합니다. 타일을 이어붙였을 때 최소한 하나의 영토가 기존의 영토와 일치해야 하며, 타일을 놓았을 때 5×5 크기를 벗어나면 안됩니다.

타일 드래프팅 방식은 이 게임의 꽃이라 불려도 과언이 아닙니다. 매 라운드마다 타일을 뽑아 배열하는데 언제나 낮은 숫자에서 높은 숫자로 타일을 배치하고 공개합니다. 그리고 가장 앞에 있는 플레이어부터 다음 라운드에 어떤 타일을 가져갈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기물이 밟고 있던 타일을 가져와 자신의 성에 붙여야 합니다.

이렇게 모든 플레이어가 타일을 붙이게 되면 다음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새로운 타일을 뽑은 뒤 방금 배치된 기물 순서대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좋은 타일(숫자가 높은 타일)을 차지할 수록 순서에서 밀리게 되기 때문에, 당연히 원하지 않는 타일을 가져오게 될 확률도 높아집니다.

위 작업을 반복하다 타일이 다 떨어지면 게임은 끝납니다. 각 플레이어는 구역이 나뉘어진 영토별로 왕관 수 x 면적만큼 계산한 뒤 모두 합산합니다. 총점이 가장 높은 사람이 킹도미노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계산 예)

광산 2 x 왕관 2 = 4점

늪 3 x 왕관 4 = 12점

밀밭 7 x 왕관 3 = 21점

밀밭 1 (우측) x 왕관 1 = 1점

밀밭 1 (우측 상단 구석) x 왕관 0 = 0점

바다 6 x 왕관 2 = 12점

숲 1 (좌측 상단 구석) x 왕관 0 = 0점

숲1 (성 뒷편) x 왕관 0 = 0점

들2 x 왕관 0 = 0점

총점 =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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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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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도미노가 재미없을거라는 편견을 가지게 만든 주범은 ‘스시고(한글판: 초밥왕)’ 였습니다. 단순하고 직관적인 규칙을 가진 게임은 배우기 쉽고 어떠한 사람들과도 재밌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깊이가 부족하고 매 게임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쉽거든요. 제겐 스시고가 그랬습니다. 카드 드래프팅이라는 시스템을 아주 잘 살렸지만, 카드가 지나치게 부족한데다 너무나 간결한 규칙 때문에 게임 내내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세븐원더스나 페어리테일처럼 쟁쟁한 경쟁자가 있었던 것도 한몫 하지만요.

그러나 킹도미노는 달랐습니다.

1. 타일과 순서의 관계

게임 내에서 왕관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다툼을 벌입니다. 그런데 이 왕관은 대체로 뒷번호에 몰려있어요. 왕관을 자치하기 위해선 높은 번호의 타일을 가져갈 수 밖에 없는데, 이러면 새로 깔리는 타일을 가져갈 때 가장 마지막 순서로 밀려납니다. 이로 인해 견제받기 쉬운 위치에 놓이게 되죠. 가지고 싶은 좋은 타일과 그로 인해 바뀌는 플레이 순서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다리기를 해야하는 그 독특한 느낌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2. 퍼즐의 느낌

좋은 타일을 가져왔다고 하여 그것이 승리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죠. 계획없이 타일을 놓다간 새로 가져온 타일이 자신의 영토를 토막내버리거나, 한 칸의 여백만 남는 바람에 귀중한 타일을 놓을 수 없게 되는 골치 아픈 일이 생기기도 하거든요. 또한 큰 점수를 벌어다 줄 영토에 피해를 주면 안되기 때문에, 피해를 최대한 줄이며 절묘하게 타일을 배치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드래프팅도 아주 재미난 방식이라 생각했지만, 저는 킹도미노의 이런 퍼즐적 요소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3. 옵션룰의 절묘함

킹도미노는 두 개(2인플 전용 옵션룰을 포함하면 세 개)의 옵션룰을 제공합니다. 정확하게 5×5를 완성하면 추가 점수를 주고 만약 성이 한가운데 있다면 추가 점수를 주죠. 이 규칙을 사용하면 게임이 더욱 재밌어집니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영토를 통해 점수를 벌어야 함과 동시에 추가 점수까지 노려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이 룰이 당연히 원래 룰에 포함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이 게임의 주된 대상일 가족 & 아이들을 생각해본다면 옵션 룰로 빼놓은게 이해가 갑니다. 어느정도 보드게임에 경험이 있다면 꼭 이 옵션룰을 이용하세요.

4. 2인플의 훌륭함

킹도미노는 2~4인플 모두 준수한 재미를 자랑하지만, 가장 재밌는 인원수를 꼽으라면 전 2인을 꼽겠습니다. 2인 게임에선 각 플레이어는 두 개의 기물을 가지고 게임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 두 기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1122, 1221, 1212, 2121, 2211 처럼 다양한 순서로 턴을 진행하게 됩니다. 과하게 욕을 냈다간 다음 라운드에 선을 다 내어주게 되며 그만큼 견제를 심하게 당하기 때문에 기물 하나는 정말 중요한 타일을, 나머지 하나는 적당한 타일을 가져오는 식으로 운영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죠. 이렇게 두 기물을 활용하며 두번씩 터을 가진다는 점에서 오부족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또한 2인플시엔 작은 5×5 사이즈가 아니라 7×7 사이즈의 게임을 할 수 있는데, 모든 타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아주 좋은 인상을 가졌습니다. “내가 필요한게 안나왔어” 같은 변명은 할 수 없는데다, 좀 더 넓은 공간 속에서 최선의 수를 찾아야 하며, 타일 배치에 따라 시원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큰 점수를 따낼 수 있기 때문이죠. 전체적으로 훨씬 더 전략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 전체적으로 아주 멋진 게임이지만 아쉬웠던 두 가지에 이야기 해봅시다.

1. 역시 단순하다

물론 킹도미노는 독특한 드래프팅과 퍼즐이란 개성으로 단순한 규칙에서 오는 지루함 & 뻔함을 잘 숨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서너판을 해보면 단순하다는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타일마다 배경만 다를 뿐 모두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타일마다 조금 더 재미난 개성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서버비아처럼 인접한 타일에 영향을 받는다던가, 특정 타일끼리는 붙을 수 없다던가, 특정 타일은 혼자 있어야 점수를 크게 받는다던가 하는 재미난 특징을 집어 넣었다면 한층 더 깊은 고민거리를 줄 수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이런 규칙이 생기면 어린 아이들은 혼란스러움을 느낄테니 옵션 룰로 넣는게 가장 좋겠지만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매 게임마다 특정 모양 /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추가 점수를 주는 승점카드를 무작위로 넣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합니다. 바다 타일이 가장 많은 사람은 +5, 숲 타일이 가장 적은 사람은 +5, 가장 큰 초원을 가진 플레이어는 +5, 성을 모두 사막으로 둘러싸면 +5, 정사각형 모양의 땅 덩어리마다 +5, + 모양의 타일마다 +5 식으로 말이죠. 이런 조건이 주어지면 플레이어들은 드래프팅 단계에서 훨씬 더 다양한 조건을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잘 가져온 & 잘 배치한 타일이 서로 연계하며 추가적인 승점을 뽑아낼 수도 있게 되지요. 이렇게 점수를 뽑는 방법이 다양화되면 전체적으로 게임의 깊이가 한층 더 깊어지게 됩니다. 물론 이 또한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옵션룰이어도 충분합니다.

만드는 게임마다 대박을 치는 그 ‘브루노 카탈라’가 과연 제가 아쉬워한 부분을 고려하지 못했을까요? 아마 이미 충분히 고려했으며 어떠한 이유로 게임에서 뺐을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뺐을지도 모르며, 가족 게임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확장팩으로 만들기 위해서 일지도 모르죠. 처음부터 본판과 함께 디자인 해놓고 확장팩으로 빼버리는 방법은 제가 가장 싫어하는 상술이지만요.

2. 치명적인 마지막 한 턴

무거운 게임이라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었겠지만, 킹도미노는 고작해야 15 분 남짓한 게임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이 부분이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킹도미노에서 마지막 한 턴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필요한 타일이 나오더라도 순서에 밀려 필요없는 타일을 가져올 수 있거든요. 이렇게 남들에게 떠밀려 집어온 타일을 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점수가 제법 요동칠 수 있습니다. 특히 이것은 옵션 룰을 이용할 때 더욱 도드라집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잘 운영해오다가 가장 마지막 라운드 때 순서 관리를 못하여 타일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받지 못하는 추가 점수가 꽤나 아프거든요. 어찌보면 참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인데 워낙 캐쥬얼하고 가벼운 게임이라 ‘억울해! 한번만 더 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초중반을 합친 것만큼 마지막 한 라운드가 중요하다는걸 염두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게임이 노리는 대상(라이트게이머 및 어린이가 있는 가족)을 생각한다면 지금 이 자체도로 아주 잘만든 게임입니다. 예쁜 일러스트 & 간결한 규칙 & 적당한 견제 & 퍼즐 요소까지. 당연히 이런 게임이 하나쯤 나왔을법 한데도 지금까지 그런게 없었다는게 되려 놀라울 따름입니다. 다양성의 부족으로 경험 많은 게이머은 금방 질릴 수 있겠지만, 어린 아이가 있는 가정 및 환경이라면 이 게임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단순한 규칙에서 받았던 나쁜 인상을 깔끔하게 지워버릴 정도로 반전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kingdom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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