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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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난파전]의 맛난 리뷰 8#-언더다크의 폭군들
너무 제목이 길어서 변화를 좀 줘봤습니다. 헿.
이번에 리뷰하게 될 작품은 "언더다크의 폭군들" 입니다.
D&D 배경에 덱빌딩 + 영향력이 가미된...
말할 게 겁나게 많네요. 최대한 핵심 위주로 풀어가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하나하나가 다 무시 못할 요소라서...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1. 덱 빌딩 게임이란?
덱 빌딩게임은 보드게임 "도미니언"을 시작으로 형성된 장르입니다.
기존의 TCG 게임으로 대표되는 매직 더 개더링이나, 유희왕 같은 카드게임이 덱을 소진하면서 진행하는 게임이라면.
도미니언은 "내가 쓸 덱을 만든다" 라는, 당시에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최초의 게임이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는 공용 필드에 있는 액션 카드들을 구매하면서 한편으로는 저렴한 초반 카드는 폐기하는 등 덱을 최적화하면서 점수를 많이 쌓아올려야 합니다.
각 카드들이 조합에 따라 연계가 다르게 되기 때문에 적당한 비율을 맞추어 덱을 조합해야 하면서, 동시에 덱을 섞는다는 운 요소도 작용해서 초심자에게도 재밌고 숙련자에게는 철저한 수 싸움을 할 수 있는 것이 덱 빌딩 게임의 매력입니다.
이후 어센션, 레전더리 인카운터 등 도미니언을 필두로 시작된 덱 빌딩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언더다크의 폭군들도 덱 빌딩 게임의 골자를 그대로 가져온 게임입니다.
2. D&D(던전 앤 드래곤스)란?
D&D는 미국의 유명 TRPG입니다.
흔히 "판타지"라고 불리는 장르의 아버지가 반지의 제왕의 저자인 톨킨 옹이라면 D&D는 그 판타지 세계관을 정립한 교과서 같은 존재입니다.
드래곤의 필살기(?)인 브레스(용의 숨결)나 언데드 마법사 리치 등 판타지 배경 게임이나 소설을 본 분들이라면 너무나도 익숙한 개념이 대부분 D&D를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소싯적에 오락실 좀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알 법한 "D&D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도 D&D 판권으로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전설의 검 봉인 풀려고 동전 깨나 집어넣은 기억이 새록새록.... 주륵
"언더다크의 폭군들"은 D&D TRPG에 나오는 세계 중 하나로 대륙의 지하에 나있는 수많은 터널들을 의미합니다. 터널이 세계구으로 뻗어져있고, 왕국과 마을이 들어설 정도라고 하는군요. "언더다크"라는 말이 어울리게 사는 종족들도 다크엘프나 듀에르가(지하 드워프) 등 사악하고 강력하기 그지없는 종족들이 아귀다툼을 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D&D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인 "워터딥의 군주"하고는 대비되는 "폭군들"이라는 제목도 언더다크라는 세계를 잘 대변하는 제목 선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3. 게임 시스템 / 목표
"언더다크의 폭군들"의 특징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덱 빌딩 + 영향력 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합친 것입니다.
단 것과 짠 것이 만나면? 단짠단짠!
언더다크의 폭군들에서는 여타 덱 빌딩 게임과 마찬가지로 공급처에서 카드를 구매하고 해당 액션을 사용해서 덱을 강화시킵니다.
공급처에 놓는 카드는 2가지 테마 덱을 섞어서 구성합니다. 공급처에 어떤 카드가 나올지는, 누구도 모르죠.
여기까지는 단순한 덱 빌딩 게임이지만, 여기에 영향력 게임이라는 요소가 더해집니다.
언더다크의 광활(?)한 세계.
땅굴로 이어진 여러 도시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플레이어는 한 세력의 군주가 되어 언더다크를 지배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목적을 달성하려면 카드의 다양한 능력을 활용하면서 덱을 강화시키고, 병력을 배치해서 여러 땅을 지배해야 합니다.
거미줄은 영향력, 여타 게임의 "돈"을 상징하며 깃발 모양은 군사력, 맵에 깔리는 플레이어의 군사와 관련된 수치입니다.
돈으로는 카드 구매를, 군사력으로는 부대를 배치하거나 상대 부대를 암살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 게임인지라, 서로 부대를 늘리다보면 충돌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여타 영향력 게임에서 이런 상황이 오면 지지부진한 분쟁이나 건곤일척의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게 흐름이라면 "언더다크의 폭군들"에서는 첩자라는 요소를 집어넣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교착 상황을 벗어나게 해줍니다.
영향력에 상관없이 집어넣을 수 있는 첩자.
언더다크의 폭군들의 게임 종료 조건은 "한 플레이어가 마지막 부대를 놓았을 때" 혹은 "공급처의 덱이 바닥났을때" 입니다.
종료되었을 때 가장 높은 점수를 가진 플레이어가 이기는데.
단순히 세력이 약하다고 해서 점수가 낮지는 않습니다.
바로 승급이라는 시스템인데요.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면 카드를 승급 란에 옮겨놓습니다. 여타 덱 빌딩 게임의 폐기와 동일하지만, 카드를 보면 승급 시 점수와 덱에 있을 때의 점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카드도 승급을 시키면 점수가 엄청 높습니다. 다른 덱 빌딩 게임에서도 효과가 좋지 않은 카드들을 빠르게 폐기하면서 덱의 최적화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언더다크의 폭군들에서는 폐기(승급)를 잘 시키면 점수까지도 줍니다.
거기에 승급한 카드의 매수에 따라 효과를 발휘하는 카드군도 있으니, 세력전에서 밀렸다고 한숨쉴 필요가 없습니다. 이 게임은 생각보다 점수를 먹을 요소가 많습니다.
오해하실까봐 덧붙이자면, 게임 내에 폐기도 공급처 칸에 보시면 있습니다. 폐기와 승급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총 점수는 동그라미 지역을 완전지배함으로써 턴 종료때마다 얻는 것과, 게임 종료 시 지배하고 있는 도시의 점수, 그리고 덱 / 승급 카드의 점수의 합입니다.
덱 빌딩에 영향력을 더했는데... 게임의 재미는 어떻냐고요?
4. 플레이 후기
플레이어 - 맛난파전, 카이, 아홉교사
맛난파전 - 빨강
카이 - 주황
아홉교사 - 파랑
이하 붉은색 군주 / 노을빛 군주 / 푸른색 군주로 칭하겠습니다.
각 군주는 검은 색 지역에 최초의 부대를 배치하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붉은 색 군주는 5시 방향, 노을빛 군주는 11시 방향, 푸른색 군주는 1시 방향에 자리를 잡습니다.
다들 멀찌감치 떨어져서 시작하니 초반에는 서로 접점 없이 세력을 마구 확장해나갑니다.
동그라미 지역은 지배(과반수 이상)를 할 경우 추가로 돈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각 군주의 첫 번째 목표는 근처에 있는 동그라미 지역을 지배하는 것이었습니다.
흰색 부대는 언더다크에 살고 있는 토착민입니다. 각 군주들의 눈엣가시이자 처음 마주하게 될 적이죠.
마주하게 된 노을빛 군주의 부대와 푸른색 군주의 부대.
두 세력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동안, 붉은색 군주는 이때가 기회다 싶어 동그라미 지역을 지배하려 합니다.
붉은색 군주는 주로 부대 배치나 암살 같은 힘싸움 위주의 카드로 덱을 구성했습니다. 덕분에 초반 빠른 확장이 가능했습니다.
그때, 노을빛 군주가 붉은색 군주의 영역에 첩자를 보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첩자를 보내면 그만!
카드 연계기 한 방에 5시 지역이 노을빛 군주의 손에 떨어집니다. 노을빛 군주는 추가로 돈을 1원 더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을빛 군주는 추가로 11시 지역을 완전지배하면서 돈과 점수까지 얻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카드를 끊임없이 승급시키며 승급 점수와 카드 연계 효과까지 노리며 탄탄한 세력층을 다지게 됩니다.
노을빛 군주의 덱 컨셉은 빠른 승급 / 첩자 활용 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승급 카드가 빠르게 쌓여가니 강력하면서도 값이 비교적 저렴한 카드들이 무섭게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한편 푸른색 군주는 지지부진하던 12시 지역을 강행돌파하면서 어렵사리 지배권을 손에 넣게 됩니다.
붉은색 군주는 본진이나 다름없던 5시 지역을 노을빛 군주에게 빼앗기고는 6시 지역을 완전지배하며 5시 지역 고토의 회복을 꿈꿉니다.
그러나...
본격_언더다크_맛집탐방.jpg
언니. 저 싫어하죠?
푸른빛 군주와 노을빛 군주가 각각 5시와 6시에 첩자를 보내 붉은색 군주의 지배 영역에 침입해 들어옵니다. 특히 5시 지역은 본 게임 최대의 접전지로, 첩자가 끊임없이 부대를 암살하고 배치하는 등 전투가 쉼 없이 일어났습니다.
아놔 내 땅!!
푸른색 군주가 첩자를 투입해서 붉은색 군주의 영역에 침투하는 동안, 노을빛 군주는 오랫동안 교착 상태를 유지하던 12시를 힘으로 부수면서 지배 권한을 빼앗아옵니다.
게임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을 깨달은 붉은색 군주는 동그라미 지역의 지배력 싸움을 포기하고 비어있는 땅에 최대한 부대를 배치하며 승급에 신경을 썼습니다. 노을빛 군주는 상당수의 카드를 승급시켰고, 푸른색 군주는 힘싸움에 치중했습니다.
그리고....
1등 - 노을빛 군주(카이)
2등 - 붉은색 군주(맛난파전)
3등 - 푸른색 군주(아홉교사)
중반부에 5, 6시 접전으로 힘듬을 토로하며 자비를 구걸했던 붉은색 군주가 생각보다 점수가 높게 나와서 끝나고 좀 부끄러웠다는 후문이...
5. 아쉬운 점
이 게임에는 치명적인! 매우 치명적인 단점이 2개가 있습니다.
이런 격한 표현은 많이 안 써본 것 같은데...
1) 덱의 매수가 적다
덱 빌딩 게임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바로 다양한 덱 구성입니다.
도미니언만 해도 본판에 수십 종류의 카드가 있고 다른 덱 빌딩 게임도 다양한 종류를 자랑합니다.
그런데 언더다크의 폭군들 본판에는 카드가 고작 4종류입니다.
그 중 두 종류를 섞어서 게임을 진행하는데... 경우의 수만 놓고 보면 8가지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덱 빌딩 게임의 리플레이성을 좌지우지하는 게 덱의 다양성이라는 걸 생각하면 매우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2) 일러스트가 구리다.
진심입니다. 궁서체로 쓰고 싶어요. 진짜 구려요.
이렇게밖에 일러를 해줄 수 없었습니까? 진심으로?!
아놔.... 일러가 이래서 여자분들한테 영업하기가 엄청! 매우! 아주! 어렵습니다.
6. 총평
덱 빌딩에 영향력 싸움이라는 요소를 잘 녹여낸 수작.
영향력 싸움이다보니, 맵을 어느 정도 지배하고 있는지가 게임의 전반에 영향을 상당히 끼치지만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카드를 잘 승급시키는지, 카드의 연계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에 따라 약간의 지배력 정도는 금세 역전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첩자라는 요소로 굳게 닫혀있는 상대의 부대를 뛰어넘어 안쪽으로 파고들어 난전으로 이끌 수도 있습니다.
상대가 어떻게 빈틈을 만들어서 파고들 지 모르니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카드의 연계를 이끄는 덱을 만들면서 맵도 살펴봐야 합니다.
두툼하던 공급처도 어느 순간 빠르게 줄어들고, 부대도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나게 빠르게 맵에 배치됩니다.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보드게이머에게 추천하고픈 게임입니다.
판타지 테마를 좋아하거나
덱 빌딩에 새로운 매력을 찾고 싶거나
영향력 싸움을 좋아하거나
셋 중 두 가지만 만족해도 후회하지 않을 게임, 언더다크의 폭군들 리뷰였습니다.
7. 후기
2016년에 주목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 소리소문없이 사람들 사이에 잊힌 비운의 게임입니다.
저는 총평에 써놓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하는 사람이라, 구매에 후회도 없고 하면 재밌게 하는데... 꾸준히 플레이 후기가 올라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가득한 게임이네요.
이후 후기에서 많이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8번째 리뷰할 게임으로 선정했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초보 리뷰어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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