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보드라이프

게임 설계가 멋집니다. 운과 전략 요소가 적절하다는 표현만으로는 의미가 전달되지 않아 더 풀어쓰자면, 운을 즐기면서도, 카드 카운팅+확률 계산 빡겜으로서도 플레이가 양립가능한 점이 매력적입니다. 지금은 접었지만 옛날 돌겜하던 시절 벽덱 스타일 대회덱들 들고 익히던 감각을 다시 풀게 됐습니다. 주 매커니즘은 주사위 드래프팅. 덱빌딩, 엔진빌딩인데, 기본적으로 덱 드로우와 주사위 운에 의해 라운드가 전개됩니다. 매 라운드마다 운을 보정하거나, 리스크를 가지더라도 겜을 이기기 위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로우리스크와 하이리스크 둘 중 한쪽으로만의 테크로는 이기는 게 어렵게 밸런스를 설계했기 때문에 적당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전략을 수정하게 됩니다. 리스크과 기댓값을 계산하는 이순간의 고민과 주사위 드래프팅단계에서 상대방 플레이를 방해할 수 있는 요소가 합쳐져서 순간순간 짧지만 강렬한 브레인스토밍 경험을 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어려운 겜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적당히 오늘 내 흐름대로, 손에 잡히는대로 플레이해도 큰 차이는 없어보이게 만드는 운 요소와 짧은 플레이타임, 친숙한 테마가 입문의 벽을 완벽히 허물어준다는 게 매력적입니다. 테마처럼 훈훈하고 풍요로운 선술집인데 실상은 노름판인 느낌입니다. 기본판의 모듈1~5를 차례대로 적용하면 초심자 입문도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9.50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