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그린 후기(+광합성과의 비교)

접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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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3 오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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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그린도 출시 예고가 나왔군요.

이번에도 역시나 초를 치는(?) 후기를 올려, 관계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올립니다. (__)

(그림: 급히 그린 그랜절)

1. 외관

2. 게임 방법 개요

3. 감상

4. 광합성과의 비교

5. 정리

1. 외관

에버그린은 출시 당시 ‘예쁜 게임’으로 많이 언급된 게임입니다.

박스 그림, 카드 그림, 나무 말들은 무척 예쁩니다.

개인 보드 모서리, 태양 자리에 홈을 파둔 것도 매우 좋습니다.

보드가 겹 보드(듀얼 레이어)인 점도 좋고요.

최근 게임들은 고유한 에쁜 모양 컴포를 많이 써서, 고전적인 디스크, 큐브는 차차 줄어들고 있는데 에버그린은 디스크를 트래커로 예쁘게 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개인보드에 나무 말들 놓는 자리는 아파트 같아요.

직사각형이고 줄 맞춰져 있고 이 빠져 있어서 예쁨 면에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말들은 에버그린이 예쁘지만요,

광합성은 색채 쓴 게 예쁠 뿐 원, 육각 테두리, 십자 종이 나무는 예쁘진 않은데, 가로 세로 줄 세운 것보다는 육각격자가 보기 좋네요.

2. 게임 방법 개요

에버그린은 행동을 강화하는 게임입니다. 사이드, 윙스팬, 로렌초, 푸코처럼요.

진행 흐름 구조는 그중 윙스팬과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윙스팬에서 총 4라운드를 하고, 라운드에 따라 큐브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8큐브-7큐브-6큐브-5큐브. 대신 한 번 뭐 할 때, 하는 게 많아짐)

에버그린은 총 4계절을 하고 계절이 점점 짧아집니다(5R-4R-3R-2R. 라운드마다 각자 한 턴씩).

광합성은 6방향이었는데 왜 에버그린은 4방향일까요?

진행 구조를 4계절(5R-4R-3R-2R)로 만들려고 해서이겠지요.

라운드 넘어갈 때 태양 한 방향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우니.

그리고 나무 말도 저렇게 만들었는데, 기둥 형태로 만드니 바닥을 사각형으로 만드는 게 비용이 덜 들었겠고요.

라운드마다 카드 진열이 드래프팅 풀로 깔립니다.

플레이어들이 돌아가며 하나씩 카드를 선택하고, 그 카드와 관련해 행동을 합니다.

카드에 정보는 '지형(6종. 개인 보드에서 색으로 구분)'과 '어떤 종류 파워 행동을 하는지'가 있습니다.

'비옥도'도 있는데 선택 시 행동 제약과는 상관이 없고,

선택이 안 됐을 시 해당 지형 비옥도를 올려 게임 마지막 점수 계산에 영향을 줍니다.

선 변경:

첫 순서 플레이어는 카드 선택을 한 후 선 마커를 드래프팅 풀 맨 끝(왼쪽) 카드에 둡니다.

드림홈처럼, 누군가가 해당 선택지를 선택할 때 거기 있던 선 마커도 같이 가져오는 식입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A/B/C/D액션 1회, 파워 활성화 1회를 하고(원하는 순서로) 차례를 넘깁니다..

A/B/C/D액션: 어느 지형(수트)에서 액션을 할 수 있는지 카드에 의한 제약이 있습니다.

꼭 원하는 지형이 드래프팅 풀에 안 남아있으면 D를 하면 됩니다(지구 아이콘이, 선택 카드에 따른 지형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와일드 의미임)

파워 활성화:

선택한 카드 귀 아이콘에 의한 제약이 있습니다.

행동을 하기 전에 해당 트랙 트래커를 1 전진시키고,

트래커로 표시되는 세기만큼 해당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아이콘들은 어떤 사물(object)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어떤 처리(행동)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승점:

개인 보드 위 가로, 세로 줄이 있는 지도에 말을 배치하고

라운드가 넘어갈 때

① 햇빛 받기에 따른 승점을 얻고(각 나무는 지 이상 큰 나무 그림자에는 가려짐),

② 숲 규모에 따른 승점을 얻습니다.

그 외의 승점은

③ 플레이 중 얻는 싹 승점,

④ 게임 진행 종료 시 얻는, 비옥도에 따른 승점이 있습니다.

(비옥도에 따른 승점: 드래프팅에서 플레이어에게 취해지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은 카드를 지형별로 따로 모아 거기 그려진 비옥도 아이콘 수를 합하고, 지형마다 비옥도*큰 나무 수만큼 득점)

3. 감상

드래프팅에서 마지막 순서 플레이어가 어느 지형 비옥도를 올릴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긴 한데

수트 간 밸런스 맞추려는 의도는 괜찮았습니다만, 별로 그 부분에서 선택의 재미가 없었습니다.

어떤 지형이 비옥해지면 그 후 누구나 그 지형에 나무 심을 수 있는 거여서요.

원하는 파워 아이콘 때문에 ‘어느 지형의 비옥도를 조정할지’는 신경 안 쓰고 고를 수 있고요.

저는 드래프팅을 좋아해도, 취득물의 가격 대비 성능, 그러니까 가성비를 따져 골라 취해가는 것을 좋아하지,

누가 어떤 걸 이미 선택했다고 해서 그 행동을 하지 못하게 제약이 생기는 것은 많이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일꾼놓기를 싫어하는 편입니다. 에버그린은 선택한 카드를 남기지 않고 치우는 것이라 일꾼놓기는 아니지만 같은 이유로 제게 불호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도 에버그린은 아주 갑갑하지는 않게 숨을 틔어주는 장치는 있습니다. 파워 행동만 하는 게 아니고 A/B/C/D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요.

파워 행동들을 보면,

‘작은 나무로 성장’이 좋습니다.

일찍부터 햇빛 점수를 많이씩 받고 숲 규모 점수를 많이 받을 수 있고 이후 ‘큰 나무로 성장’도 선택하기 좋게 되지요.

호수 배치는 많이 안 좋은 것 같습니다. 인접한 모든 나무도 아니고 2개까지만 골라 성장 시키는데, 다른 선택지를 골라도 한 턴에 2개 성장 시키기는 가능하고(트랙 올려놓은 '작은 나무로 성장' 파워로, 또는 '큰 나무로 성장' 파워로, 또는 B행동으로),

호수 배치는 숲 규모 점수를 위한 '연결'과 상충되거든요.

덤불은 숲을 이어주는 건 좋은데 자체 햇 빛 받기 승점은 없어서 ‘작은 나무로 성장’이나 ‘큰 나무로 성장’에 비해 분명히 아쉽습니다.

‘새싹’ 파워는, 굳이 그걸 고르지 않아도 A/B/C/D 행동으로 새싹을 놓을 수 있고(A로 3개나 놓는 것이나, C로 하나 성장시키면서 또 새싹을 놓는 것이, 어떤 카드를 선택했는 상관없이 언제나 선택 가능),

마지막 라운드에는 새싹을 놓으면(바로 B/C/D 행동으로 성장시키지 않는 한) 햇빛 받기 점수도, 숲 연결도 안 돼 새싹이 쓸모가 없어서

파워 중 새싹 파워보다는 성장 파워를 우선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보입니다.

결국 에버그린은 드래프팅의 재미를 충분히 주지 못했다고 느꼈습니다.

4. 광합성과의 비교

4.1

에버그린, 광합성은 추상 전략 느낌이 있습니다.

추상 전략을 많이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각해봤는데, ‘추상전략은 둔 수의 결과가 남아 이후 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서, 첫 수부터 나중 수에 대해서까지 생각을 해야 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담도 크게 느끼고, 역전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반면 예를 들어 라운드 구분이 있고, 라운드 넘어갈 때마다 선택지 풀이 리프레시 되는 게임 같은 경우, ‘이번 라운드에는 내가 잘 안 풀렸지만, 다음 라운드는 잘 해보자’ 할 수 있습니다.

에버그린은 광합성보다 좀 더 그런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버그린은 해가 한 바퀴만 돌기 때문입니다. 각 방향에서, 해가 한 번씩밖에 안 비칩니다.

광합성은 해가 3바퀴 돕니다.

해 12시 방향에서 한 번만 점수 계산을 하면,

B가 A보다 커야 할 이유가 게임 끝날 때까지 없다는 것이 확실시됩니다.

반면 광합성은 해가 한 바퀴 돌고 다시 12시 방향에도 오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서 나무와 나무의 가리고 가려지는 관계를 더 재미 있게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한 에버그린은 나무가 한 번 심기면 게임 끝날 때까지 제거되지 않는데,

광합성은 가장 큰 나무의 다음 성장 단계가 ‘제거되고 점수 칩 획득(순환)’이라, 보드에서 빠지기도 해

그림자로 가려졌던 자리가, 안 가려지는 상태로 바뀌기도 하여

게임 양상이 좀 더 역동적입니다.

큰 나무를 점수 칩으로 바꾸는 것도, 먼저 해야 더 높은 점수 칩을 가져가기에

‘언제까지 계속 남아서 햇빛 받고 다른 나무 햇빛 받기를 방해하게 남겨둘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재미도 있습니다.

4.2

‘햇빛 받기 포인트’가

에버그린은 단순 승점이고,

광합성은 돈과 같은 운용 자원이라는 차이점에서도

저는 광합성 쪽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더 원하는 대로 선택을 하는 통제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4.3

‘햇빛을 어떻게 받느냐, 그림자가 져서 나무가 다른 나무를 가릴 수도 있다’가 이 두 게임에서 아주 매력적인 부분인데요, 이와 관해서도

다른 플레이어의 나무를 가릴 수 있는 광합성 쪽이 더 재미 있는 것 같습니다.

방해가 빡세게 느껴져 불호일 수는 있지만요.

에버그린은 각자 개인 보드에서만 하니, 남의 나무를 가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각자 자기 개인 보드만 보면서 하면 됩니다. 남에 대해 신경을 쓴다면 라운드 끝날 때 '저 플레이어는 숲 점수가 몇 점이라네, 그런가 보다'하고 숫자만 들으면 그만입니다.

비옥도 점수는 게임 종료 떄 계산하는데, 비옥도는 개인에게 귀속되는 개념이 아니고 공통 적용되는 인수입니다.

5. 정리

5.1. 개별 말, 그림은 예쁘지만 개인 보드가 아파트 같아 의외로 심미성이 떨어진다.

5.2. 비옥도, 드래프팅으로 밸런스를 맞추는 재미를 의도했으나 실질적으로 이 부분에서 재미를 제대로 주지 못했다. 파워도 어느 것을 먼저 올리면 좋은지 가치 서열이 고정적인 것 같아 테크 선택의 재미를 주는 것도 부족한 것 같다.

5.3. 해가 지난 방향으로는 다시 오지 않고, 햇빛이 운용 자원이 아니고 단순 승점이어서

전작인 광합성(해가, 있었던 방향으로 또 돌아옴, 햇빛이 돈 같은 운용 자원임)에 비해 단조롭다는 느낌이 든다.

※ 참고

정식 표현은 생물군계(바이옴)인데,

저는 더 와닿는다고 생각되는 '지형'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습지 지형, 바위 지형 등).

제게 에버그린의 위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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