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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0 오전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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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엔 워터딥의 군주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불쾌하게 느끼실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ㅠㅠ

그러한 분들은 모쪼록 죄송스런 맘 전하며... 가급적 읽지 않으시는게 괜한 짜증을 받지 않는 선택이 아닐까...합니다.

워터딥의 군주들을 아직 접하지 않은 분들껜 잘못된 선입견을 줄 수 있는 여지도 있기에

아직 워터딥의 군주들을 접하지 않은 분들은 이 글은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쓰였음을 유념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갠적으로 테플만 하고 팔아버린 게임들이 몇 있습니다.

먼저 과거의 향수를 기대하며 구입했지만 부루마블 수준의 추억밖에 찾지못했던 카탄이 있었구요...

베이스는 협력 게임임에도 대결구도를 추가했다는 것에 큰 기대를 했지만 그 가치는 대결구도보다 난이도 상승에 있던 팬데믹 확장,

독특한 테마를 내세우면서도 테마와 영 따로 노는 규칙에 그저그런 게임성의 라스트 윌이 있었습니다.

지금 소개할 게임이 해당 라인의 네번째 게임이 되겠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카탄은 과거 플레이 해본적이 있기 때문에 이 겜은 세번째가 되겠네요

워터딥의 군주들!

제가 이 겜을 구입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막연히 긱순위를 신뢰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체순위 27위, 전략겜순위 28위에 랭크되어 있는데

도미넌트 스피시즈가 21위, 왕좌의 게임이 33위, 러시안 레일로드가 53위에 랭크되어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긱순위 27위는 분명 빅재미 겜은 아니더라도 해볼만한 게임 정도의 기대는 할 법한 순위였습니다.

대부분의 보드겜 커뮤니티에서 이 겜에 대해 평을 하길

일꾼 놓기 입문용으론 최고, 숙련자들도 짧은 플레이 시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경쾌한 게임.....등등등

단순한 게임인건 맞지만 재밌다는 호평 일색인 것도 구입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지요..

구입을 망설이게 했던 건 단 하나..

유명 보드겜 블로거 G모님이 평하길...

"재밌는 겜인 건 맞지만 이정도까지의 인기는 이해할 수 없다"

그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아니, 그의 표현은 정말 정말 이 겜을 너무 좋게 평가한 것이 었습니다..

제가 한 줄로 평가하자면...

"3명이 모여 이 게임을 할 바엔 차라리 그 시간에 각자 따로따로 르아브르 1인플을 하는게 낫다"

G모님의 평가와 별개로

이 겜에 대해 보드겜 커뮤니티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정적인 평가는 컴포넌트가 테마랑 따로 논다... 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잘 알려져있죠.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4가지 색 큐브는 이 겜에서 쓰이는 4가지 자원입니다.

놀랍게도... 이 자원들의 명칭은 마법사, 전사, 도적, 성직자인데요.......................

게임하기전에 충분히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기고 저 자원들을 사용할때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다보면

정말 보라색 큐브가 마법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긴 원래 마법사는 보라색이니까요... 전사하면 당연히 주황색 아니겠습니까...? 는 개뿔

마법사 3명과 도적 1명이 필요한 퀘스트가 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퀘스트는 분명 깼는데...!!! 퀘스트 성공했는데!!!

퀘스트에 투입된 일행들은 절대 단 한명도 귀환하지 않습니다... 완벽히 소모됩니다....ㅠㅠ

사실 이는 너무 당연한 거죠...

울타리 짓는데 나무 5개가 필요하다고 칩시다... 울타리 완성시켰다고 나무들이 귀환하던가요??!?!?!?!!

도적이 고갈되면 광산... 아니.... 도적길드에 일꾼 보내서 도적을 캐와야 합니다.. 아니아니 도적을 고용해와야 합니다...

일꾼을 길드에 보냈을 뿐인데 도적이 공짜로 고용되어 울편이 되네요,...

과연 그 도둑들은 고용되어 온 것이 맞을까요...아니면 어딘가에서 캐온 것일까요.....

게임을 하다보면 그나마 테마와 맞는 검은색 도적조차 걍 석탄 쪼가리로 느껴질 뿐입니다.

예... 뭐.... 테마는 껍데기이고... 게임성의 본질은 시스템이죠... 테마는 씹어먹는 컴포나 시스템 정도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항은 구입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정도는 충분히 감안하고 이 게임을 구입했다구요!!

정말 경악할 만한건 이 겜에서 선택지는 오직 자원 획득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게임이라면 다음의 순환 구조를 갖겠죠..

자원<->테크(승점 또는 자원 획득 효율 증가)

자원<->승점

승점<->테크(승점 또는 자원 획득 효율 증가)

워터딥은 어떤가하면

자원<->자원

자원<->승점

이 뿐입니다...

일꾼을 놓고 자원을 받고,

일꾼을 놓고 퀘스트를 받고 자원을 쓰면 퀘스트를 완수할 수 있는데 퀘스트를 깨면 승점을 받거나 또 다른 자원을 받습니다.

일꾼 놓고 자원받고 일꾼놓고 퀘스트 받아 자원써서 퀘스트 깨서 자원받고

일꾼 놓고 자원받거나 일꾼놓고 퀘스트 받아 자원써서 퀘스트 깨서 자원받고........................

일꾼을 놓고 법사를 받고

일꾼 놓고 퀘스트 받고 법사를 내고 퀘스트 깨서 승점 받고

일꾼 놓고 전사 받고

일꾼 놓고 퀘스트 받고

일꾼 놓고 성직자 받고 전사와 성직자를 내서 퀘스트 깨서 법사 받고

일꾼 놓고 퀘스트 받아 아까 보상으로 받은 법사내서 퀘스트 깨서 도적 받고...

뭐... 건물짓기니 음모카드(=부루마블의 황금열쇠)니 하는

뭔가 게임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흔적이 얼핏 보이지만 이 게임의 본질을 바꾸진 못합니다.

자원 캐고 다른 자원으로 바꿔오는게 전부인 게임.....

아마 이 게임의 초기 기획안은 워터딥의 군주들이 아니라

워터딥의 광부들이었을 겁니다.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게임이 또 하나 있는데요...

그 게임은 반대로.. 자원은 전혀 없고 오로지 테크 올리기 밖에 없습니다.

허나 워터딥과 달리 이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아......정말이지 워터딥에 비교한다면 러시안 레일로드는 명작입니다.. 축복입니다..

게임을 디자인할 때, 자원과 테크 어느 한쪽에 올인해야 한다면 테크를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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