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경매글에 대한 생각.

개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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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0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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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레드*님께서 보유중인 게임을 경매 형식으로 판매하시겠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 경매가 시작되었는데...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아서 이렇게 정리해서 글을 씁니다.

워낙에 한 분을 저격하는 모양새가 되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신나게 즐겨주실 준비가 되어있어서 매우 조심스럽네요.

제 글 때문에 마음 상하실 분들 최대한 적었으면 좋겠습니다. 미리 사과드리겠습니다.

일단 보라에서 명시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 중고판매의 경우 금액을 명시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보라, 다이브다이스, 루리웹, 중고나라 등을 이용하는데 그 어느경우에도 "입찰제 판매"를 허용하는 사이트는 없었습니다.

가격을 명시해둔 상태로 구매 의사를 댓글로 밝히거나 개인연락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과 달리 입찰제는 그 방식이 꽤나 이질적이거든요.

통상의 중고 판매라면 [1. 현재 중고장터의 시세를 파악한다.] -> [2. 금액을 정해서 올린다.] -> [3. 판매한다.] 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입찰제로 판다면 [1. 알아서 가격 정하게 냅둔다.] -> [2. 가장 높게 제시한 사람에게 판다.] 의 과정이 됩니다.

다른 분들은 올려보고, 판매가 안되면 조금 내리거나 해서 적정선을 조율하는 일련의 수고를 들여야 하는데 입찰제는 그런 과정이 모두 생략됩니다.

즉 "나는 올려둘테니 너네끼리 박터지게 싸워보고, 제일 비싼 가격으로 팔게." 라는 수고만으로도 최소 시중가, 혹은 그 위도 노려볼 수 있다는겁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간혹 시중가보다 낮게 가격이 책정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겠죠.

하지만 입찰제에는 이를 덮어버릴만한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경매 특성상 참여자들의 신상이 불투명하다는거죠.

노골적으로 말씀드리자면, A라는 분이 중고 시중가 30,000원짜리 물건을 입찰제로 판매글을 올렸는데 1000원에 낙찰이 되어버렸다,

이 상황에서 A라는 분은 당연히 해당 물건을 판매하고 싶지 않을 것이고 다른 아이디를 만들어서 경매에 뛰어드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가격이 원하는 선 까지 올라가면 좋은거고 그게 아니면 그냥 다른 아이디로 구매한다 그러고 경매 자체를 없던 일로 해버릴 수 있게 되지요.

이런 잡다한 이유가 많아서 대다수의 중고거래의 경우 입찰제를 커뮤니티 차원에서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제 보드라이프의 케이스로 돌아와서 이야기인데, 레드*님께서는 많은 분들의 댓글 우려에 대해 좋은 취지로 게임 느낌으로 하는거다...라고 말씀하셨고

실제로 오늘 첫 경매장이 열린거 보면 상한선을 정해두어서 1. 지나친 경쟁을 막고, 2. 선 수령으로 한발 물러나 주셨다는 부분에서

장사보다는 이벤트 느낌으로 진행을 하시려고 많이 생각하신 부분이 보이긴 합니다....만,

정작 상한선이 정해져있어서 검색을 해봤더니 다이브다이스 가격인 43460원에서 460원을 빼신거더라고요.

다시말해 [중고이지만 신품가격 이상 올라가지 못하게] 라는 조치를 취해두신 듯 합니다. 물론 해당 상품은 품절 상태이긴 하지만요 뭐.

물론 레드*님의 의향을 왜곡해서 이해하는건 아닙니다.

말씀드렸지만 해당 상품은 품절이고, 실제로 중고장터에서 5만원 언저리에 구하시는 분들도 많으며

무엇보다 선 수령 후 입금이라는 강수를 두셨으니 정말로 좋은 취지에서 함께 즐기시려고 하신건 십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선례가 생김으로서 앞으로의 중고장터에서 입찰제 판매자가 또 나올 수도 있으며,

그런 분들이 자꾸자꾸 생기게 된다면 중고시장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셨는지 여쭙고 싶네요.

어찌되었든 입찰제 판매는 판매자에게 매우 유리한, 동시에 그다지 건전하지 않은 판매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디까지나 제가 이렇게 생각한다는 이야깁니다. 딱히 제 생각이 옳다...라기보단 이런 시각으로도 봐주셨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왜 남의 밥상에 재를 뿌리고 다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중고 시장 밥상에 재떨어지는 날을 걱정"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네요.

솔직히 딱히 레드님의 경매가 방식차원에서 다른 입찰제 경매하고 다른 부분도 못느끼겠고요.

비판 모두 겸허히 받겠습니다. 어찌되었든 레드*님을 비롯해 제 글 때문에 마음 상하신 여러 유저분들께도 다시 한 번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들 좋은 저녁 보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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