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화 잡담 3 - 패스파인더 의인의분노 패치와 나

쉐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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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5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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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파인더 의인의 분노 한글화 작업을 끝냈을 때, 약간 사람이 멍해지더라구요. '정말 이거 끝난 거 맞아? 에이.' 뭐 이러면서요? 분량이 많은 작업을 하다 보니 이런 후유증이 또 생기더군요. 디센트 한글화 할 때만 해도 "끝났다! 만세!"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반복되는 용어가 워낙 많은 게임이다 보니, 사실 처음부터 B세트부터 어드벤처 6까지 싹 다 산 다음에 같은 종류의 카드끼리 다 모아서 번역하고 포토샵 작업을 했어요. (파이조 이놈들, 어떻게 아직도 어드벤처 팩마다 카드 색감이 약간씩 다르냐...... 졸지에 한글화 때문에 앞면 색감 통일이 됩니다... ㅠㅠ) 그러다 보니 카드 유형별로 폴더를 만들어서 모아 두었는데, 처음에는 당최 줄어들지 않아서 좌절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뭔가 시원섭섭합니다. (이봐... 섭섭하면 안 되지 않나......)

워낙 양이 많다 보니, 어지간하면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영어 용어 번역 등은 수정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더블스포일러님의 상세한 의견을 받고는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세계관이 워낙 단단한 게임인데, 그 세계관과 충돌하는 용어를 쓰는 건 좀 아니니까요. 더블스포일러님도 그 점 감안하시고 의견을 주셨을 겁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니 그런데, 파이조의 FAQ는 대체 이거 뭔가 싶더라구요. A4 12페이지 분량에 빼곡이 쓰인 글들이, 전부 다 '카드에 이런저런 내용을 추가하세요'라는 것들...... 꼭 안 바꿔도 되는 것도 있지만 추종자 구성이 달라지기도 하고, 생각보다 오류도 많은데 그걸 그냥 '문장을 이렇게 추가/수정/보완합니다'라고만 알려주다니. 약간 충격받았습니다. 지금까지 FAQ는 읽기 귀찮아서 안 읽었는데 앞으로 다른 보드게임들도 무거운 게임들은 FAQ를 읽어야 할까봐요...... 한글화 자료를 안 만들었다면 이런 걸 어떻게 추가했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카드에 손으로 써? 막막? ㅋㅋㅋㅋㅋ

이번 한글화 작업은 뭐랄까, 포토샵 스킬 업그레이드의 작업이었습니다. 맨날 스캔해서 카드를 지우기만 했었는데, 이번에는 보드게임긱에 올라와 있는 카드 프레임 파일을 받아서 그걸 직접 수정해가며 작업했거든요. 패치툴과 무브툴, 타이프툴만 사용하던 제가 선을 긋고 도형을 그리고, 무려 사각형 모서리 라운딩을 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엉엉...) 동업하는 디자이너나 도와줄 것이지 이러고 있습니다...... ㅋㅋ

사람은 역시 어리석어요. 각 카드 유형별로 틀을 다 만들고 났더니, '이제 미이라의 가면을 한글화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뭔가요...... ㅋ

패치 작업량이 너무 많아서 이번 주의 시간을 다 뺐겼더니(+이번 주는 어찌 된 일인지 친구들이 많이 찾네요 ㅋ) 이번 주에 끝내려던 작업을 하나도 손도 못 댔네요. 분량이 얼마 많지는 않은데......가 아니라.

큰일입니다. 이제 러브레터 프리미엄 에디션 정도는 한글화 작업 분량으로 보이지도 않아요...... ㅋ 숨쉬다 보면 작업 끝날 거 같은 이 기분은 뭔가요 ㅋ 패스파인더 이거 하나가 사람 하나를 많이 망쳐놓네요 ㅋㅋ

(네, 저 러브레터 샀어요 ㅋㅋㅋㅋ 약속을 지켰습니다. 꺄훌!)

패치는 다음 주 월요일에 공개하려고 했는데, 어쩐지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 최대한 빨리 작업해서 공개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많지 않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ㅋㅋ) 매주 월요일쯤 공개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해 볼까 싶어요. 그래도 다들 주말에 플레이 한 번 해보시려면 빨리 받는 게 좋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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