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워게임 잔다르크 전투 후기

콥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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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5-2 오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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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는 소유하고 있는 지령(자원)을 자신의 부대가 있는 지형에 놓아가며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지령이 놓아진 곳에 있는 모든 유닛이 활성화되어 한 칸 이동하거나 인접한 곳을 공격하거나 궁병같은 원거리 유닛들은 사정거리에 들어온 부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돌격지령을 사용하면 돌격스킬을 가진 기병대로 쏜살같이 달려가 강력한 일격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지령의 종류로는 4가지로 일반지령, 돌격지령, 재활성지령, 반격지령이 있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라운드 시작에 일정한 수의 일반지령을 받아가고 자신의 차례에 지령을 원하는 만큼 사용할 수 있죠.그런 후 패스하면 다른 사람의 턴을 가집니다. 이렇게 잔다르크의 핵심룰은 메모아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합니다.

핵심룰은 간단하지만 잔다르크에는 정말 다양한 병종들과 장군들이 있고, 이들은 개성적인 특징을 가집니다. 상성에 맞는 병종과의 전투시에 주사위를 더 받는다던가, 지형의 이점을 활용한 보너스를 챙겨갈 수 있죠. 그리고 정말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장군들이 있기에 전투에 있어서 여러수를 고민하게 합니다.

위 시나리오에는 100년 전쟁을 일으킨 에드워드3세(12시 빨간 발판)와 그의 아들, 검은 왕자(11시 흰색발판)가 참전하였고, 프랑스군에는 필립스왕(?)이 참전하였습니다. 승리조건이 더 있지만 양측의 리더를 잡는 것으로 승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프랑스쪽에는 강력한 중기병대가 진군을 기다리고 있고 영국쪽에는 그들의 자랑인 장궁병들이 목책을 쌓아놓고 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왼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마병들을 집결시켜 검은 왕자가 버티고 있는 곳으로 돌격명령을 내렸습니다. 5기에 달하는 강력한 기병들이 순식간에 2칸을 내리달려 검은 왕자가 지키고 있던 목책을 덮쳤습니다.

기마병들은 검은 왕자의 부대중 서전트병을 척살하고 검은 왕자와 그의 부대를 뒤로 밀어내는데 성공하였지만, 이들은 보복능력을 사용해서 제 기마병 한 기를 부상입히고 집결해 있던 기마병 부대를 푸쉬를 통해 이리저리 흩어놓았습니다. (원래 방어주사위굴림에 공격면이 뜨면 아무 의미없지만 보복능력을 가진 유닛은 이것을 공격자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또한 주사위의 공격면은 살해, 부상, 푸쉬로 세 가지입니다) 부대가 흩어지게 되면 다시 재집결하는데 지령들을 소모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골치아프게 되었습니다. 영국군의 장궁병에게 각개격파당하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잔다르크의 장군들은 각자 지휘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유닛들에게 추가행동을 명할 수 있습니다. 영국군은 이 지휘능력을 사용해 지속적인 사격을 가함과 동시에 흩어진 병력들의 재집결을 도모합니다

홀로 있던 기병 한 기는 격파당해버리고 영국군을 재집결을 통해 자리를 잡아버렸습니다. 왼쪽이 막혀버렸으니 이번엔 중앙을 노려보고자 가운데로 기병대가 재집결하여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합니다. 목책이 설치된 곳에서 영국의 장궁병은 각자 방어주사위를 하나씩 더 굴리기에 굉장히 힘든 싸움이 예상되었습니다.

치열한 전투 끝에 2기의 장궁병을 격파하고 나머지 부대를 뒤로 밀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위기감을 느낀 영국군이 부대를 전장 오른쪽에 집중시켰고, 목책을 밟고 전진하려던 저의 계획은 약해진 측면을 노리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전투로 인한 병력의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밑에 대기하고 있던 부대를 전진시켰습니다.

하지만 영국군의 공격으로 지원군대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또한 푸쉬공격으로 인해 이리저리 흩어져 버렸습니다 ㅜㅜ 제대로된 병력충원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그리고 계속된 영국 장궁병의 사격으로 프랑스왕을 호위하던 노란색발판 장군과 전장에서 부상병을 치료하던 신부님도 사망하시고 맙니다 ㅜㅜ. 패전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필립스왕은 마지막 힘을 짜내 기마병들을 재집결시켰고 비장하게 영군국에게 돌격했지만. 결국 장렬히 전사하고 맙니다.

장면들을 크게크게 요약해서 굉장히 짧은 게임으로 보이시겠지만, 1시간 반 좀 더 걸린 대장정이었습니다. 프랑스는 끊임없이 기병대로 압박을 가했지만 영국군은 부상자들의 뚝심있는 전장복귀와 재집결로 끈질기게 저항했거든요. (살해가 아닌 부상을 당한 유닛들은 후방으로 실려가고 라운드 마지막에 주사위를 굴려 전장복귀, 사망을 결정합니다)

잔다르크는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워게임에서 제 마음속의 1위는 언제나 반지전쟁이지만.. 심플한 룰에 다양한 병과, 지형개념, 장군들의 스킬을 활용한 깊은 게임성으로 인해 잔다르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반지전쟁을 해보고 다시는 워게임을 하지 않겠다 선언했던 파트너도 극찬하게 만든 게임이었고, 저 또한 정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잔다르크는 진입장벽이 낮으면서(절대 입문용은 아닙니다) 게임의 깊이까지 놓치지 않은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주사위를 사용하는 주빨망겜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병과들과 장군들의 스킬들로 깊은 전략적 고민을 하게 만드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긱평점이 8.4인 것도 이해가 갑니다(투표자가 1000명도 안되어 점점 떨어지겠지만.. 이 게임 구매자는 대부분 하드게이머인 점을 생각하면.. 나름 괜찮은 점수죠??) 굉장히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고,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과연 이 게임의 리테일판이 국내에 들어올지는 잘 모르겠지만, 워게임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은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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