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번역 기사나 팁 등을 적어갈 예정입니다.
모두, 벚꽃 내리는 시대에 결투를!
『벚꽃 내리는 시대의 신 이야기』제8화：용의 내습
지금 현재, 이 벚꽃 내리는 시대에서, 강자는 있어도 패왕이라 부를만한 인물은 없다.
하지만 오래전, 패를 주장하지도 않고, 정에 두터운 백성의 신뢰를 모으는 한 명의 위정자가 있었다. 대부분의 인간이 그 만이 이 나라를 태평으로 이끌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의 남자가.
물론 전국을 뒤흔든 영웅담에, 그의 자리가 없을리가 없었다.
혹은……아마네 유리나와 만나게 된 것도, 혹시 필연이었을지도 모르겠네.
「크크크, 북쪽도 대강 우리 아마네의 영지가 되었군. 하지만 다음, 인가……으으음. 서쪽의 후루타카 산군은 닌자의 마을 때문에 손대기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남쪽에는 최강으로 유명한 타츠노미야 가문이……」
아마네 가문 당주・토키타다(時忠)는 그 날도 계략에 열중하고 있었다.
희대의 미코토로서 패할 줄 모르는 딸 덕분에 영락한 뒤 허송세월하던 때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생각해야 할 일이 늘었다. 영지의 경영에가다 넓혀진 영토를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원래부터 야심찬 남자였다면, 침략자로서 반상을 내려다 보았을 때의 이 바쁨은 기뻐해야할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남자, 야심가는 맞지만 간까지는 일류가 아니였다. 그다지 특출난게 없는 북쪽을 먼저 공략한건 합리적인 판단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딸의 강함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도 아직 북쪽 말고는 손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정보 입수에 대한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 이상으로 단 한번의 실패를 극단적으로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이이이리이이이이이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오오오오오너어어어라아아아아!!!」
평화로운 점심 아래, 산마저 뒤흔드는 듯한 큰 목소리에 그의 가슴은 철렁했다. 머릿속에 파고든 것은 적습이라는 두 글자였다.
반사적으로 의자에서 굴러나와 방 구석으로 도망치다가 잊고 있던 호흡을 되찾고, 소리친다.
「무, 무무무무무, 무어냐! 무슨 일이냐!」
잠시 후, 하녀가 거실을 찾아왔다. 하녀 쪽은 오랫동안 아마네를 지탱해왔던 고참이었던지, 오히려 당주보다도 더 간이 큰 듯 차분했다.
「주인님,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누, 누구냐! 오늘은 누구도 올 예정은 없을 터다!」
「타츠노미야 가문 당주, 타츠노미야 잇시(龍ノ宮一志) 님입니다.」
「하……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지금까지 당주의 머릿속에서 맴돌던 여러 가지 책략이 산산조각이 나서 저 편으로 날라가버렸다.
타츠노미야를 설명해보자면, 패권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가문이며, 그 당주・잇시는 최강으로 여겨지는 미코토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에게 찍혀버리면 위험하다라는 말로 끝나지 않을 상대이다.
그게, 지금 갑자기 와버렸다. 그 사실을 잘 소화하지 못하고 어이를 잃은 당주를 앞에 두고 하녀는 멋대로 그 본인을 데리고 왔다. 객실이 아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도 안되어 보인다.
「여어, 당주 씨. 갑자기 들이닥쳐서 미안하구만.」
복도에서 바라보던 그 남자는 칠 척이나 되는 거한이었다. 맨몸 곳곳을 사라시로 덮고 그 위에 사냥꾼이 입을 만한 가죽 상의를 걸치고 있다. 호쾌함을 그림으로 그린 듯한 남자라는 인상이 배어나오지만 결코 촌스럽지는 않았다. 고르지 못한 다박나룻은, 세세한 것에는 신경 쓰지 않는 심근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당주는 자료에서만 본 적이 있는 그 얼굴이 정말로 본인인 줄 인정하고, 이윽고 열었던 입을 닫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 아, 어, 어찌……」
「너희쪽 미코토는 어딨지? 유리나라고 했던가. 만나서 얘기하고 싶군. ――아아, 아까 그 여자. 미코토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줄 수 있나?」
「에, 잠……」
「그렇게 됐으니, 잠시 방해좀 할게.」
대답을 듣기도 전에, 타츠노미야는 그대로 하녀를 데리고 가버렸다.
방에는 새하얗게 되어버린 당주의 영혼없는 껍데기만이 남아버렸다.
단련을 끝낸 유리나는 자신을 만나러 왔다고 하는 상대를 관찰하며 툇마루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옆에는 조금 전까지 유리나를 관찰하던 타츠노미야가 그 굵은 나무줄기같은 몸을 기둥에 기대고 있다.
「……과연, 확실히 이런 녀석이면 주변에 적이 될 녀석이 없는게 납득이 되는구만. 아마네 유리나의 강함은 헛소문이 아니라는 거군.」
「아저……타츠노미야 씨도 확실히『강』하시겠죠.」
「아저씨라고 불러도 좋아.」
최강이라고 칭송되는 존재가 눈 앞에 있다. 하지만 자신을 아저씨라고 부르라고 하는 공기빠지는 말도 던져온다. 확실히 유리나의 인식은 틀리지 않았겠지만, 그녀는 조금 이 남자가 이상하게 보였다.
「온실 속 화초라서 모르겠지만, 원래 내 토지는 이곳저곳의 농촌을 연결해둔 느낌이라서 말이지. 그런 이유로 권위따위 알게 뭐라고 생각하는 여자 아이들도 많아서. 가끔 얼굴을 얼굴 보이고 오면 목마까지 해달라고 졸라오는 형편이야.」
「당신의 어깨 위라면 아주 좋은 풍경이 보이겠네요.」
「내 쪽에서 말하자면 그쪽 어깨는 결리지 않아서 좋겠군. 어차피 나는 우연히 팔뚝이 굵었기 때문에 정상 가까이에 있을 뿐이니까 말이지.」
웅크리며 어깨를 움츠리는 타츠노미야.
「어깨는 뻐근하지 않는 편이 좋아. 머리를 써도 어깨는 뻐근해져. 그러니까 서로 양보할 수 없는게 있더라도, 서로 터놓고 이야기해서 모두 사이좋게 되는게 가장 좋지.」
「결정을 내린다면, 결투를 하면 좋지 않나요……？」
단지 솔직하게, 유리나는 그런 의문을 입에 올렸다.
그런 그녀에게 타츠노미야는 의외스러운 표정을 짓지만, 조금 납득됐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강해져버리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야. 위에 서는 자의 사정이라는 걸까.」
「그렇, 습니까……」
「그런 사정이라는 녀석을, 나도, 네 아빠도 안고 있지. 그래서 이렇게 나는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온거야. 너도 집안이 행복한 편이 좋지?」
석연치 않은 얼굴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타츠노미야는, 아마네와 동맹을 맺을 용의가 있어. 재흥을 바라는 아마네 가문과,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는 나. 손을 잡는다면 서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야.」
「그걸 아버지에게……」
「어？ 아직이야, 아직. 아니 오히려 네가 전해줘. 당주 씨는 가문의 가장이지만 아마네가 가진 벚나무는 정확하게는 유리나, 너의 소유물이거든. 원래라면 당주는 너일 뿐이고, 정치라거나 귀찮은 일들은 네 아빠가 해주고 있을 뿐이야.」
정말로 귀찮구나, 라고 말하는 타츠노미야의 투덜거림은 숨결과 함께 사라져 간다.
「서로, 행복하게……」
바라보는 손등에는, 미코토의 증표인 벚꽃 결정이 낮의 햇살에 반짝이고 있다.
타츠노미야는, 멍 때리기 시작한 유리나에게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꺼낸다.
「한달 후. 나를 포함한 여러 가문들이 얼굴을 맞대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 올거야. 대가문 회합이라고 하는데, 아마네 가문도 여기에 참가해주었으면 해.」
「…………」
「아니, 유리나. 그러니까 너도 오는거라니까?」
「후엣？！」
얼빠진 목소리를 내버린 유리나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유리나의 옆에 털썩 앉았다.
「제대로 정신 차려줘, 희대의 미코토 님아. 어린 녀석 중에서는 유망주이고, 동맹을 맺으면 아마 함께 지방을 평정하러 갈지도 모르니까.」
「함께 싸운다……해본 적 없지만, 전 절대로 지지 않아요！」
「바보야, 분담해서 떼쓰는 가문이랑 결투해서 얌전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야.」
가하하하, 하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크고 무뚝뚝한 손으로 등을 얻어맞은 유리나는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지금까지 없었던 가능성에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까지 해온 것――한 명의 상대에게 이기는 걸로가 아니라 다른 걸로, 아버지가 기뻐해줄 수도 있다는 것. 정치 이야기는 어렵고 이해할 생각도 없었는데 싸우지도 않고 눈앞의 남자와 손만 잡으면 집안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 다음은 계속되지 않았다.
자신의 상식의 범주를 넘은 제의에 곤혹스러워하는 유리나는, 이후 타츠노미야와 세간 이야기에도 대부분 건성으로 대답했다.
머리 위에서 대지를 비추고 있던 햇살도 약간 기울기 시작할 무렵.
어디선가「아아아아아아앗」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나온 절규가 들린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유리나는 그걸 눈치챌 여력이 없었다.
그로부터 잠시 후,
「오ー. 뭐야, 여기 있었나. 그녀석이 소문난 유리나야?」
정원 쪽에서 온 건 타츠노미야만큼은 아니지만 유리나보다 훨씬 키가 큰 여자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가슴에 사라시를 감은 상방신에 불꽃을 연상시키는 외투를 걸치고 있다. 허리띠도 허벅지가 보일 정도로 짧고, 정강이를 가릴 정도로 긴 가죽 구두.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건 마물이나 무언가를 본뜬 관을 쓴 머리에서는 비유가 아니라 불꽃이 일렁이는 홍련의 머리카락이 흩날리고 있었다.
「어쩐 일이야 히미카. 딱히 오늘은 결투도 없다고?」
「알고는 있지만, 잇시가 신경쓰인다고 하는 미코토라고 하니까 말이지, 아무래도 이 몸도 신경쓰여버려서.」
히미카라고 불린 여자는 인간이 아니다. 여신 중 한 명이며, 불꽃과 감정을 상징한다. 원래 여신은 미코토라고 하더라도 자각하는게 어려운 존재이지만, 그녀처럼 인간과 마찬가지로 육체를 얻어 현현체(顕現体)로서 활동하고 있다.
유리나는 몇 안되는 좌학 속에서 일단 그녀에 대해서는 머리에 넣어두고 있었다. 현대의 히미카는 총이라고 불리우는 발사 도구를 자신의 상징하는 무기로 삼고 있으며, 상대가 깃들었다면 귀찮게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히미카를 깃들지도 모른다고 하는 추측은 제대로 유리나 속에서 소화되지 않는다.
유리나는 타츠노미야 이상으로 히미카에게서 예사롭지 않은『강함』을 느껴버렸다.
여신이니까, 그런 단순한 이유로 정말로 이해해도 좋을지 망설일 정도로 유리나에게 있어서 그녀는 승산이 보이질 않는 존재였다.
타츠노미야의 육체처럼 알기 쉬운 강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상징 무기인 총의 모습도, 적어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존재로부터 강하다――그런 강적을 앞에 두고 유리나는 숨을 삼킨다.
「흐응……헤에……이녀석이.」
「저기……」
품평하듯 빤히 쳐다보는 히미카에게 쩔쩔맨다. 현현하고 있는 여신은 적고 만나는 일도 드문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묘한 강함으로 채워져 있는데 그런 존재에게 차분히 관찰당한다면 과연 유리나라도 기가 죽는 거 같다.
이윽고 만족했는지, 히미카는 만면의 웃음으로,
「흐응, 좋구만 좋아! 역시 잇시가 말한건 틀림없구만! 약간 무서운 느낌이 드는건 그걸려나, 상대편 때문이려나?」
「하아……고맙습니다？」
「잘 이해가 안될거라 생각하지만, 그냥 솔직하게 칭찬한거라고 받아줘. 이녀석은 감정을 드러내기 때문에 생각한 걸 그대로 말해버리거든. 나도 남에 대해서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녀석과 맺히고 되고 나서 점점 더 그 기분이 강해져버려서 말이지.」
「뭐어 그렇지！ ……야, 남 탓하지 마！」
껄껄 웃으며 화내는 히미카. 순순히 농담을 꺼내며 웃는 모습은 마치 악우처럼 보였다.
반격으로 삼듯이,
「하하, 아무래도 좋아! 오늘 여기에 오는 거, 이 몸이 나가기 전에 모두한테 알려주고 왔으니까.」
「뭐, 너 진짜……」
「괜찮은거야ー？ 슬슬 시끄러운 패거리들이 도착할 시간이라고ー？」
「시끄러, 빨리 튀겠어! 그녀석들에게 독단전행이 들키면 몇시간 동안 설교받을지 몰라!」
「아하하하하, 결국 마중나와버린거 같구만!」
허둥대는 타츠노미야에게서 최강의 글짜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거기에는 그저 사람 위에 서고 잔고생이 끊이질 않는 남자의 모습만이 있었다. 유리나가 최초에 느꼈던『강함』은 이미 어딘가로 섞여 버렸다.
그런 그는 마지막으로 유리나에게 고한다.
「잘 있으라고, 아마네 유리나. 나중에 친서를 보내겠지만, 아까 한 말은 꼭 아빠한테 전해줘. 타츠노미야는, 아마네와 함께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히미카도 작별을 고하자, 두 명 다 일반인은 흉내낼 수 없을 몸짓으로 담을 뛰어넘어 사라졌다. 잠시 히미카의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곧 아마네 가문에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폭풍우 같은 두 사람의 내방으로 유리나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말해도, 곤란하다.
그런 식으로 전부 처리할 수 없는 일을 일단 밀어내도, 역시 어딘가에 응어리는 계속 남아 있었다.
유리나는 그 두 사람처럼 여러 가지 일을 웃으면서 넘기는 건, 할 수 없었다.
이 만남으로 인하여 고독하게 싸워오던 아마네에게 처음으로 손을 내민 자가 나왔어.
그래, 확실히 타츠노미야 잇시는 강했지. 그건 카나에도 인정하는 바이며, 아마네의 당주라면 제대로 서지 못할 정도겠지.
그래도 이건 아마네로서가 아닌, 아마네 유리나와 타츠노미야 잇시의 해후였다.
앞으로 몇 번, 아마네 유리나의 이야기는 그와 엮이는 형태로 이야기하게 될까?
그게, 영웅이 되기 위한 계단을 걷는 것과 다름없으니까 말이지.
이야기：카나에
『앵강대지전 그림 두루마리 제2권』에서
글：五十嵐月夜 원안：BakaFire 삽화：TOKIAME 번역：EthanE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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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후루요니 일러스트있는 남자 캐릭터(수요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