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설] 보드게임 DNA설 지지

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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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28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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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찌입니다!

게이머가 아니신 여친님 영업하느라 참 힘들었었죠. 지금은 마음편하게 포기하고 게임은 게이머 친구들과 즐기고 있습니다. 물론 바쁜 상태라서 정말 가아아아아끔 하는 것이지만요. 일년에 보겜 '판 수'로 손에 꼽을 것 같네요. 그러다 우연히 친구들을 영업한 사례를 소개할까 합니다. 좀 황당황 스러운 사연인데요. 이게 영업인지도 잘 모르겠네욬ㅋㅋㅋㅋ

자주보는 동네 친구 두 명과(저포함 셋) 저녁식사를 하는 와중에 취미에 관한 얘기가 오갔습니다. 저는 물론 보겜에 대해서 얘기를 했죠. 보드게임 정말 좋아하는데 지금은 너무 바빠서 게임 하는 것이 아닌 사모으는게 취미가 되는 중이다. 뭐 그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보유한 게임들 수를 이야기 하니까 깜짝 놀라더라구요. 물론 적은 수는 아니지만... 엄청 많은 수는 아니거든요ㅋㅋㅋ 확장 포함해서 한 60개-70개 정도 있는것 같아요. 역시 일반인의 눈으론 이해할 수 없는 보겜의 세계...ㅋㅋㅋㅋ 영업 실패 경험도 많고 해서 이 친구들을 영업성공시키겠다! 뭐 그런 마음이 1도 없었죠. 정확히는 이 친구들과 게임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여튼 친구들이 게임이 많다며 신기해 하고, 카탄, 뱅, 젠가, 할리갈리 그런 것들을 얘기 하더라구요. 내 입맛엔 너무 초보적인 게임이라 난 그런거 재미없더라. 하면서 제 취향을 알려줬습니다. 좀 길고 어려운 게임들이 더 좋다. 긴 게임들은 한 판 하는데 2-3시간 걸리기도 한다. 팬데레 설명해주면서 한 판에 20시간 넘게 한 적도 있다고 했죸ㅋㅋㅋ 반응이 워 너무 길다, 지루하겠다, 너무 어렵겠다 그런게 나올줄 알았는데 오히려 너무 재밌겠다며 밥 먹고 그 길고 어려운 게임 같이 해보자는겁니다. 머리 터지는거 좋아한다면서요. 신기한건 친구 둘 다 이런 반응이었다는게...ㅋㅋㅋ 이때까지도 별 기대 없었어요ㅋㅋㅋㅋ 당연히 룰 설명 도중에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게임 시작 후에 좀 하다가 지루해하거나... 그러겠지~ 생각했죠.

뭐 여튼 하고싶다고 하니 집으로 데려와서 할 게임들 같이 골라봤습니다. 이것 저것 간단히 게임 소개하고 최종적으로 골라진게 브라스와 왓홈입니다.ㅋㅋㅋㅋ 고르면서 크게 흥미를 보인 게임들이 테포마랑 세레브리아, 데드오브윈터, 스피릿 아일랜드 입니다.ㅋㅋㅋ 친구들이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게임 보는 안목이 있네요.

친구들이 완전히 비 보드게이머이기도 하고, 저도 브라스를 오래전 단 한 판밖에 해보지 않아서 룰설명만 2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룰 설명 영상을 다 같이 본 후에 좀 모자란 부분과 헷갈리는 부분 확인을 영문 룰북으로 설명했거든요..ㄷㄷㄷㄷ... 엄청 집중해서 룰 설명 잘 듣더라구요. 내가 보드게임을 이것 저것 많이 해보기도 했고 브라스 해 본적도 있으니 아마 너희가 나를 이기긴 힘들 것이다. 고 선언하고 속으로 살살해야지. 하며 게임을 시작했는데....

결과적으로 제가 2등 했습니닼ㅋㅋㅋㅋㅋㅋ 1등 친구와 꼴지 친구 둘 다 10점 이내의 차이로 2등을 했네요. 게임 초반에 1등 친구에게 유리한 스노우볼이 제대로 구를 수 있는 에러플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조기에 발견하고 고쳤거든요. 좀 살살 해야겠단 생각에 초반에만 좀 설렁설렁 하다가 중반 이후부턴 저도 재미가 붙어서 엄청 빡겜 했는데... 2등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 브라스는 갓겜이 되었습니다.

꼴지의 감상평 : 이런게 있으면 빨리 좀 알려주지, 왜 이제사 알려주냐. 이런거 놔두고 이때까지 왜 X같은 롤을 했지... 시간이 아깝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배테크를 제대로 타지 못한게 아쉽다. 한 판 더하면 1등 할 수 있을것 같다.

1등의 감상평 : 갓겜이다. 초반에는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던데, 중반 이후로 큰 그림 그려보았다. 그 그림을 위해 내가 원하는데로 모두 되지 않는 빡빡함에서 느끼는 재미가 컸다. 또 하고 싶다. 제대로 테크탈 수 있을것 같다.

네... 이 친구들 게이머 아닙니다. 브라스 전에 한 것이라고는 젠가나 할리갈리 정도의 파티게임이 다였는데... 감상평도 남달랔ㅋㅋㅋㅋㅋㅋㅋㅋ

브라스가 끝나기 무섭게 왓홈도 룰설명하고 바로 시작했습니닼ㅋㅋㅋ 왓홈도 재미나게 했네요. 사건 X 를 진행했는데 이런식의 보드게임이 있다는 것에 꽤나 충격을 받은 듯 했어요. 친구들과 저녁에 고기 굽다가 왓홈팟까지 생겼습니다...

저는 게이머 DNA설을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게이머의 피는 타고나는 겁니다... 좋아할 놈에게는 뭘 들이 밀어도 좋아하네요...ㄷㄷㄷ 물론 저도 하드코어하게 입문하긴 했습니다ㅋㅋㅋ 좀 변종인줄 알았는데, 제 바로 옆에서 이런 게이머 DNA를 타고난 동네친구들을 발견하다니...ㄷㄷ 앞으로 제 보드라이프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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