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원더스 후기입니다.

접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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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9 오후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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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시렵니까?

이번엔 월드 원더스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참고로, 공교롭게도 오늘 정발 발표가 났는데

저는 미리 알지 못했고, 그냥 최근에 플레이 해본 게임이어서 후기를 작성하고 있던 게임입니다.

점박이 후기랑 같이 올리려고 해서 늦어졌네요.

한국어판은 안 나온 게임인데 많이들 11마존에서 사셔서 후기가 많이 올라오더라고요.

1. 공간

2. 원더

3. 건물

4. 배치 제약

5. 예습의 효과

6. 리소스

7. 번거로움

8. 정리

딱 보면 한눈에 폴리오미노 타일이 보입니다.

그런데 좀 다릅니다.

1. 공간

전통적인 폴리오미노 타일 게임은 빈틈없이 공간 채우기가 유도됐습니다.

빈칸당 감점이라든지, 어느 영역을 다 채우면 어떤 보상이 있다든지요.

저는 본디 폴리오미노 타일로 공간을 꽉 채우는 게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추상전략이 보통 호불호가 꽤 갈리는 이유와 같습니다.

처음에 놓은 게 끝까지 유지돼, 이후 놓는 것에 대한 제약을 만드니

처음부터 나중을 생각해야 하는 부담이 큰 편이어서입니다.

(반면 진행 중 꾸준히 취득 대상이 진열 공간에 꾸준히 공급되고 드래프팅으로 가져가는 게임이라든가, 꾸준히 손패가 들어오고 손패 관리를 하는 게임이라든가, 라운드마다 행동 장소가 해금이 되는 일꾼놓기는 ‘이번 라운드는 잘 못했지만, 다음 라운드는 잘해보자’ 할 수 있지요.)

월드 원더스에서 공간은 ‘감점을 피하기 위해 메워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공간은 자원입니다. 텐페니파크처럼요.

그래도 ‘모든 모서리가 비지 않은 각 건물마다 1승점’이 있어서, 결국 빈틈없이 채우고 싶어지지만, 한 구석 뭉탱이로 짓기만 해도 됩니다(어딘가 넓게 비워둬도 됩니다).

2. 원더

구성물로 원더가 눈에 띕니다.

아마 목재일 텐데, 칠 때문에 좀 플라스틱 느낌도 납니다. 둘 이상의 피스로 이루어진 원더는 퍽 흥미로웠습니다.

거창해보여서 원더를 뺏기기 싫은 기분이 드는 게임이지만, 실상 각각 1점씩밖에 안 줘서

오히려 작은 건물 타일 모서리 채워 얻는 점수가 더 클 수 있습니다.

‘3개로 1점 얻기’(건물)보다는 ‘1개로 1점 얻기’(원더)가 좋긴 한데

‘4개로 4점 얻기’(건물)는 원더에 뒤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원더는 까다로운 요구 조건이 있고, 그 조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꼭 원더를 우선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원더는 생김새가 근사해서 고집하고 싶어지죠.

특히 카르타고 항구인가, 두 피스로 된 원더는 감탄이 나옵니다.

건물 타일은 큰 게 비쌉니다.

처음 설명을 들었을 때

‘빈칸당 감점인 게임이야 큰 타일이 비싼 게 당연하지만,

그렇지 않고 공간이 자원인 이 게임에서 큰 타일이 비쌀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큰 만큼 다른 건물 타일의 많은 모서리를 닫아줄 수 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 같고

리소스를 많이 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어 비싸게 디자인한 것 같습니다.

원더는 ‘남은 돈 전부’여서, 돈을 조금만 남겨 놓고 짓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순서가 늦어 다른 플레이어가 채갈 수 있죠.

그래서 원더는 비싼 건물과 짝꿍인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은 드래프팅 게임이고, ‘선 잡기 행동’이 있는데

선이 꼭 원더를 가져가는 것은 아닙니다. 돈이 많이 남았을 때 원더를 짓기는 아까워서, 돈을 먼저 많이 쓴 플레이어가 원더를 짓게 되기 쉽습니다.

일찍 비싼 건물을 사와서 잔액을 적게 남겨놓으면 원더를 지을 때 돈이 별로 아깝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 게임은 ‘작은 건물 여러 개 뭉쳐 득점’과 ‘원더+큰 건물로 종료 조건 당기기’ 둘 중 어디에 신경 쓸지 비중을 조정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3. 건물

건물(폴리오미노)의 형태 구성은 좀 특이합니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이 모양이 없어요.

폴리오미노 게임들은 보통은 이 모양이 있어서, 이런 게 들어가기 좋은 자리를 남겨두는데

이 게임은 그렇게 하면 ‘어? 그 모양이 없네?’ 합니다.

왜 이렇게 구성했는지는

‘앞면을 알 수 없도록 뒷면을 두고(뒤집을 수 없음), 대칭인 모양만 남겨둬서’이겠습니다.

흔히 공간 채우기 폴리오미노 게임은 ‘뒤집어도 된다’는 규칙을 두는데,

저 두 모양은 뒤집으면 모양이 달라서, ‘뒤집을 수 없다’는 두면 따로 만들어야 하거든요.

4. 배치 제약

월드 원더스는 폴리오미노 게임 중에서도 남달리 ‘이렇게 놓을 수 있는 건가요?’ 하는 질문 글이 많이 보였습니다.

배치 제약 규칙이 양방향이 아니고 단방향이기 때문입니다.

Q. 건물은 어디에 배치할 수 있나요?

① 같은 색 건물에 인접하게, 또는

② 도로에 인접하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Q. 도로는 어디에 배치할 수 있나요?

① 맨 밑 줄이나 기존 도로에 인접하게, 또는

② 타워에 인접하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건물은 도로에 인접하게 배치할 수 있는 것인데,

도로는 건물에 인접하게 배치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테포마 해양 인접 배치 보너스처럼 순서가 중요합니다.

해양 타일이 먼저 있는 상태에서, 이후 도시 등 뭐든 타일을 놓으면

인접 해양당 2MC를 받습니다.

다른 타일이 먼저 있는 상태에서, 이후 해양 타일을 인접하게 놓는다고 해서

2MC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양방향으로 관계를 생각하는 것이 쉬워,

이렇게 순서에 따라 다른 것은 사람들이 좀 헷갈린다고 느낄 수 있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게임 종료 때 보면 도로는 도로끼리 다 이어지거나, 아니면 타워에서 출발하는 형태가 됩니다. 정말 도로가 있을 법하게끔 배치가 됩니다.

뜬금없이 건물에서 튀어나온 모양은 나오지 않습니다.

5. 예습의 효과

저는 예습의 효과가 적잖이 있는 게임은 피하는 편입니다. 웬만하면 6점 이하로 평점을 매깁니다.

그에 관해서는 따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건물을 가져갈 수 있는 기회가... 그다지 유연하지 않습니다.

¶ 공급처의 원더가 파란 건물 인접을 요구합니다. 공급처에는 파란 건물이 1개뿐입니다. 선 플레이어가 파란 건물을 가져갑니다. 다른 플레이어들은 그 원더를 지을 수 없습니다(조건 맞추기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 게임도 예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비교적 센 편은 아니지만요(웬만한 게임이 이 정도 예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원더의 인접 조건을 미리 다 알면 좀 더 유리하게 초반 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이 정리된 참고 자료가 보드라이프 자료실에 있는데,

다홍기린님 자료(한국어)는 코보게에서 내려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으라차차차님 자료(영문)은 아직 있으니 받아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이 참고 자료를 가지고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인접 조건으로 H건물을 요하는 원더 중에는, 물도 인접하기를 요구하는 원더가 없습니다.

따라서 ‘물과 H 둘 다 인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둘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습의 효과도 있는데 운 영향도 꽤 있습니다. 원더를 누가 지으면 새 원더 카드가 공급되는데, 어떤 플레이어가 이미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공급처에 진열되는 원더가 3개가 아니라 4개였으면 운 영향을 줄일 수 있었겠습니다.

6. 리소스

우선, 좀 속았다고 느낀 부분이 있습니다.

리소스 보드는 사진으로 대강 보면 겹 보드(듀얼 레이어)로 보입니다.

아닙니다.

그림이 그렇게 그려진 것이고, 단 보드입니다.

이 게임에서 리소스는 일단 자원이라고는 하는데, 이름만 자원이지 기능적으로는 자원(운용물)이 아닙니다.

재화나 화폐 등 운용물을 자원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써서 설비를 구매한다거나(화폐)

물약을 써서 일시적으로 공격력을 올린다거나요(재화).

이 게임에서 리소스인 식량, 도자기, 기술은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누적적으로 올려서 인구를 올리는, 지표, 파라미터에 불과합니다.

식량, 도자기, 기술이 아니라 A 분야 기술, B 분야 기술, C 분야 기술이라고 했어도 됐고

A 문화 발달, B 문화 발달, C 문화 발달이라고 했어도 됐습니다. 어떤 껍데기를 씌워도 상관없다는 것은 이 부분은 테마 연결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번거로움

7.1. 우선 셋업 때 모양별로 건물(폴리오미노) 타일들을 모두 모읍니다, 베런파크처럼요.

그리고 그걸 모양별로 섞습니다.

이건 그래도 많은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정도의 번거로움입니다.

7.2. 매 라운드, 공급처에 타워가 비었으면 채우고, 안 비었으면 그대로 둡니다.

도로 세트를 채웁니다. ‘2칸짜리, 2칸짜리, 1칸짜리’, ‘2칸짜리, 2칸짜리, 1칸짜리’, ‘4칸짜리’*3개가 되게끔 놓습니다.

이건 흔한 수준보다 좀 높은 수준의 번거로움입니다.

7.3 건물 배치 후, 아이콘을 보고 리소스 트래커를 전진시킵니다. 이거 깜빡하기 쉽습니다. 깜빡해도 다 공개 정보로 보이니 다시 세어보아 확인할 수는 있습니다만...

뭔가 하나 했다고 생각하면 할 걸 했다고 생각해 거기서 끝내기 쉽습니다.

‘금화 트래커 이동’, ‘건물 타일 배치(어떻게 배치할까? 고민하며)’.

동작을 2개나 해서, 할 걸 다 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건물에 그려진 아이콘을 보고 리소스 트래커를 전진시켜야 합니다.

7.4. 카운팅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모양별로 모든 타일이 다 쓰입니다. 5색*2개씩, 10개가 있는데 10라운드에 걸처 라운드마다 하나씩 진열돼 모두 쓰이죠.

그래서 카운팅이 됩니다. 카운팅 되는 게임 치고 카운팅이 힘들지는 않은 편입니다. 똑같은 타일이 2개씩만 있고, 색은 5색뿐이어서요.

그런데 매 번 '다른 사람한테 그 타일이 있나?' 하고 하나 하나 확인해보게 됩니다. 그게 좀 번거롭습니다.

8. 정리

ㆍ폴리오미노 타일 게임이데 전형적이진 않다.

ㆍ원더가 예쁘다.

ㆍ도로가 도로답게 배치된 최종 모습이 나온다.

ㆍ원더 관련 운/예습의 효과가 있다.

ㆍ배치 제약 규칙이 일방적이어서 헷갈릴 수 있다.

다시 하게 되면 한 번은 더 하겠지만(A면으로만 해봤으니 B면으로도)

두 번 더 하고 싶은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제게 월드 원더스의 위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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