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G의 첫번째 리얼 TCG 스타워즈 언리미티드 리뷰

samus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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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8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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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언리미티드의 수많은 카드들]

3월 말에 FFG가 마치 사과문 같은 글을 올린 것을 기억하시나요?

같이 올라온 영상과 함께 간단히 요약하면 FFG 역사상 가장 많이 생산했던 제품인 언리미티드가 너무 잘 팔려서 6개월치 생산분을 단 3주도 안 되어 대부분의 재고를 소진했다는 내용입니다.

체감으로는 약 출시 1주일 후부터 재고가 동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이미 부스터박스랑 부스터팩은 프리미엄을 주지 않는 이상 정상가를 주고 구매하기 거의 불가능합니다.

왜 잘 팔렸을까요? 그냥 TCG라서 그럴까요? 아니면 그냥 스타워즈 IP라서? 되팔이가 많아서?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대회에 나가보고 커뮤니티 이야기도 들어보고 다양한 플레이어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제가 생각하는 잘팔리는 이유는 그저 언리미티드가 정말 재밌고 좋은 게임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특징

언리미티드는 FFG에서 개발한 1:1 대전 수집형 카드 게임(TCG)입니다.

게임 목표는 상대방 베이스의 체력을 0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1.두개의 전장

[왼쪽은 우주 전장, 오른쪽은 지상 전장]

게임에는 지상과 우주 두 개의 전장이 존재합니다. 지상 유닛은 우주 유닛을 공격할 수 없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나, 특정 카드 효과에 의해 예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지상 유닛이 어떻게 우주 유닛을 공격하나고요?

[다스베이더 정도면 가능하긴 합니다..]

전장이 하나인게 더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 수는 있지만 실제로 두개 전장이 서로 확연히 다르게 작동합니다. 두 개의 전장은 덱을 빌드할 때부터 심리전까지 전략적인 요소를 추가하여 게임의 깊이를 더하고자 의도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때, 대부분의 덱은 지상 전장이 주전장이 되고 우주 전장은 부수적인 보조 전장의 역할을 합니다. 거꾸로 다른 사람들이 우주 전장에 투자를 덜 하는 점을 노려 우주 전장에 과투자를하는 덱도 만날 수 있습니다.

2. 빠르고 쉽다

게임은 빠르고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른 TCG처럼 한 게임에 대략 20분 정도 소요됩니다. 대회에서는 보통 3전 2선승제이며, 한 라운드의 제한 시간은 55분입니다. 게임의 진입 장벽은 룰설명 10분 컷으로 굉장히 낮습니다. 하지만 전략적인 요소와 심리전은 깊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주도권 토큰(선플레이어 마커) 획득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도 하며, 이를 둘러싼 심리전은 꽤 치열합니다.

3. 1vs다수, 봉인전, 드래프트전

매더게 리미티드 포맷처럼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도 게임 설계 단계부터 다양한 모드를 고려하였습니다. 카드 효과도 애초부터 1vs다수(Free For All) 전투를 고려하여 워딩 처리하였으며, 저는 못 해보았지만 해본 사람들은 모두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매더게 커맨더와 같은 방식). 또한 봉인전과 드래프트전를 위해 카드 부스터 팩에는 반드시 리더와 베이스가 최소 1장씩 포함되어 있습니다.

4. 무한 그 자체

언리미티드는 스타워즈 IP의 무한한 확장성을 고려하여 개발된 게임입니다. 다양한 매체에서 다뤄진 스타워즈 IP를 기반으로 하며, 각종 캐릭터와 세계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트 1부터 애니메이션 반란군 캐릭터와 영화 오리지널 캐릭터가 함께 등장합니다. 이와 같은 무한한 증식 가능성을 가진 게임으로, FFG는 매년 3개의 세트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팬들의 평가는 안 좋지만 언젠가 애콜라이트의 제다이 마스터 이정재 배우님의 카드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리미티드 장점

1. 턴 마다 행동 단 하나

많은 유명 TCG/CCG에서는 자원이 충분하다면 자신의 턴에 ‘원하는 만큼’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양한 카드를 조합하는 재미를 느끼는 플레이어에게는 이상적인 메커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여러 카드를 조합하여 긴 시간동안 콤보를 보여주는 동안,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당하고만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카드 게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꽤 자주 겪어본 상황일 것입니다. 특히 입문자들에게는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사기 콤보나 원턴킬 등을 막기 위해 특정 카드를 제한하거나 금지를 때리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는 ‘턴 마다 1 행동’만 할 수 있습니다. 즉, 내가 카드 1장을 플레이하면 다음에 상대방도 1장 플레이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입니다. 적이 뭔가를 하면 즉시 대처할 기회는 가질 수 있기 때문에 감정상 기분이 나쁜 상황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후반에 아주 크게 뒤집힌 게임은 극복하기 어렵겠지만요.

실제로 게임 디자이너 인터뷰를 보면 부정적인 게임 플레이 경험을 지양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밀덱(상대편 덱에서 카드를 버리게 해서 이기는 덱)은 상대방을 허탈하고 기분 나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밀덱을 위한 카드는 만들지만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장점도 생겨났는데 심리전이 더 강해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카드 게임에서는 상대방의 손패가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이 실력인데 어느 순서로 플레이할지도 예측해야하니까요.

‘턴 마다 1 행동’인 다른 TCG/CCG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이 좀 늘어지는 문제를 겪고 있거나 겪었습니다.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는 앞서 언급한 주도권 토큰 눈치싸움이 있어서 늘어짐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매더게 순간마법 등과 같이 상대방이 내턴 중간에 끼어드는 효과도 전혀 없으니 게임이 정말 시원시원하게 진행이 됩니다. 오히려 너무 금방 끝나서 '한판 더'를 외쳐도 부담이 없습니다.

2. 자원 문제 해결

매더게 대지 카드 같이 마나(자원) 카드가 덱에 들어있는 경우 드로우 운을 강화시키고 서로 대지 카드 드로우가 안 좋으면 게임이 늘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런던 멀리건 도입 같이 초기 드로우 운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언리미티드의 개발진은 모두 매더게를 비롯한 TCG에 대한 경험이 아주 풍부하며,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언리미티드에서는 이 자원 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한 것 같습니다.

게임이 시작될 때 플레이어는 손패에서 6장을 뽑습니다(패널티 없이 멀리건 한번 가능). 그 중 정확히 2장을 뒷면으로 자신의 앞에 자원으로 둡니다. 그 후 각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손패에서 0~1장을 선택해 자원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점점 늘어나게 되다가 7라운드 쯤부터 손패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는 보통 자발적으로 자원을 늘리지 않습니다(세트1 기준 드로우 효과를 가진 카드가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자원으로 둔 카드는 함부로 손패로 가져오거나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이 시스템은 초반에 고코스트 카드가 손에 있을 때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 플레이 경험이 좀 나아집니다.

[밀수 키워드를 가진 카드]

또한 언리미티드는 한발 더 나아가 이런 자원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밀수"라는 키워드는 일부 패널티가 있긴 하지만 자원으로 둔 카드를 바로 플레이할 수 있는 효과를 가집니다.

3. 건강한 메타

[4월말 미화 5000달러 대회 참가자들의 덱]

놀랍게도, 언리미티드는 단 252종의 카드만으로도 지속적으로 메타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다른 카드 게임의 반의 반도 안되는 카드 수량 만으로도 다양한 메타가 형성되었습니다.

[체력 25의 초록색 베이스]

예를 들어, 24년 4월 말에 열린 여러 대회에서 사빈 렌(어그로), 보바 펫(미드레인지), 그리고 아이덴(라이트 컨트롤)이 동일한 체력 25짜리 초록색 베이스(ECL, 에너지 변환 연구소)를 사용하며 삼파전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대회 1등은 오히려 다른 덱인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즉, 1티어 덱 사이에서도 2티어 덱들이 승리하는 결과가 많았습니다. 심지어 3티어 덱이 승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 5월에는 ECL 베이스를 활용하는 덱 인기는 떨어지고 한 솔로(템포) 덱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즉, 출시된지 2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이 짧은 2주 사이에 빠르게 메타가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메타는 최근 여러 개이머들 사이에서 건강한 메타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정도입니다.

출시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메타가 고정되지 않고 계속 변하는 것은 게임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1티어 덱이 2-4개로 좁혀지고 몇달 동안 만나는 상대가 거의 모두 같은 덱을 들고 있다면 아무리 게임이 좋아도 금방 실증나기 마련입니다.

단순히 252종의 카드로만 이렇게 건강한 메타를 구성하는 것은 개발사 입장에서 언뜻 보면 쉬워보일 수 있지만, 디즈니 로카나 첫번째 챕터의 메타가 오랫동안 고정된 것을 생각해보면 이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FFG는 확실히 카드 게임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회사는 맞습니다.

사실 아무리 메타가 건강하더라도 잘 쓰이지 않는 리더나 카드들이 일부 존재합니다. 언리미티드는 이제 막 시작한 게임인 만큼 이런 카드들은 다음 세트(확장)을 위한 준비 작업이리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게임 디자이너가 최근 인터뷰에서 지금은 잘 쓰기 어려운 카드들이 다음 세트때 좋아질 것이라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FFG 내부에서는 다음 4번째 세트까지 이미 개발이 완료되어 생산 중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2027년까지 로드맵이 완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파란색 리더와 파란색 베이스 덱이지만 노란색 카드들이 들어간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들어서 자원 패널티를 받고도 다른 팩션(아이콘)의 카드를 자신의 덱에 집어넣는 메타도 있습니다. 이론상 덱 빌드할 때 넣고 싶은 카드는 제한없이 다 넣을 수 있습니다. 물론 플레이시 자원 패널티는 받지만요(자원 패널티를 무시할 수 있는 카드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개발진도 현재 메타가 OP가 없고 첫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변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발언에 대해 아무도 불만이 없는 것 같습니다.

4. 뛰어난 테마 연결성

언리미티드는 테마연결성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캐릭터 몇개를 나열 해보겠습니다. 물론 잘 모르셔도 이러한 효과들이 있다는 느낌으로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로구

만달로리안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베이비 요다는 공격력이 귀엽게도 0입니다. 하지만 “포스”로 라운드마다 적 하나는 묶어둘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헌터

배드배치에서 주연인 헌터는 추적하는 능력이 뛰어난 클론입니다. 게임에서는 뭔가를 추적하듯이 자원 카드를 손패로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고코스트 카드를 미리 자원에 두고 나중에 헌터 능력으로 가져올 수 있죠. 언리미티드의 자원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스베이더

스타워즈 근본 케릭터 다스베이더는 게임 내에서도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줍니다. 플레이할 때 유닛 여럿을 데리고 나타납니다. 반대편 입장에서는 다스베이더 자체도 강한데 다른 유닛들까지 데리고 나오기 때문에 상당히 압도되는 느낌입니다.

IG-11

만달로리안에서 나온 위험한 드로이드입니다. 뭔가 일이 안 풀리면 자폭을 자주 시도하는데 이 카드도 생포될 때 자폭하는 효과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쓰론

쓰론은 반란군, 아소카, 제국 이야기에서 나온 전략가 스타일의 캐릭터(지능케)입니다. 게임 내에서도 자신과 상대방의 덱 맨 위 장을 미리 볼 수 있어 정말 전략가 스타일처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밀레니엄 팔콘

전 은하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인 밀레니엄 팔콘입니다. 거의 항상 적으로부터 도망가는 모습이 영화에서 보여지는데요. 게임 내에서는 손패로 도망쳤다가 회복후 다음 라운드 때 되돌아와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5. 깔끔한 UI와 룰

[오른쪽은 Alpha Clash TCG 카드, 왼쪽 카드와 확연히 차이나는 가독성]

일부 최신 TCG 게임들은 폰트 크기가 아주 작고 배경과 섞여 가독성이 좀 떨어집니다. 물론 카드 수집 관점에서 보면 이런 방향도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는 처음부터 가독성을 생각하며 UI를 깔끔하게 만들었습니다.

공격력/체력 표시가 한쪽 구석에 있는 것이 아니고, 전체적엔 UI는 게임을 모르는 누가보아도 대충 뭐가 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파수 키워드가 빨간 박스로 강조된 모습]

[조건부 파수 키워드는 빨간색 테두리만]

예를 들어 상대방은 반드시 나의 파수 유닛부터 공격해야 하는데 파수 키워드가 잘 보이게 아주 큰 빨간색 박스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조건부 파수는 빨간색 테두리로만 되어 있습니다.

[아컴호러 카드게임 효과 해결 타이밍]

룰도 깔끔하게 유지하였습니다. 게임 디자이너 인터뷰에 의하면 개임 개발할 때 의도적으로 "After..."라는 워딩을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When..."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같은 회사 게임인 아컴호러 카드게임에서도 가장 헷갈리고 자주 틀리는 규칙 중 하나가 이러한 효과의 타이밍 문제인데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는 최대한 깔끔하게 해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TCG 입문에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수많은 카드의 잔룰이기 때문에 언리미티드는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워딩의 기초를 아주 잘 세웠다고 보입니다. 워딩이 한번 꼬이기 시작하면 카드 게임은 에라타 같이 끝도 없이 여러 문제를 직면하게 되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는 잔룰을 최대한 억제하였습니다. 물론 잔룰이 없진 않지만 금방 익숙해질만큼 직관적인 편입니다.

6. 수집

다른 TCG와 비교하면 장점은 아니지만 보드게임과 비교하면 나름 장점인 것 같아 언급해봅니다.

[왼쪽 일반, 오른쪽 쇼케이스]

언리미티드는 수집가들을 위해서 만들어 둔 장치가 있습니다. 극악의 확률로 대체 일러를 가진 ‘쇼케이스’라는 카드를 뽑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카드들은 적게는 수십만원부터 백만원 이상까지도 합니다.

[윗줄은 일반 카드와 하이퍼스페이스, 아래줄은 홀로(포일) 카드]

일반 카드 중에서도 하이퍼스페이스와 반짝거리는 홀로(포일) 카드가 있으며 이 두개가 합쳐진 하이퍼포일 카드도 존재합니다. 하이퍼스페이스는 검은색 테두리가 사라진 버전이며 일러를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언리미티드 단점

1. 사악하게 비쌈

TCG의 부담스러운 가격은 입문을 주저하게 만드는 문제입니다. 게다가 부스터팩(카드 가챠)을 여는 것은 꽤나 중독성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순식간에 예산을 초과할 수 있으니까요.

레전더리 카드가 드물게 나오기 때문에 덱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부스터팩 더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가장 비싼 덱은 보통 $480 (65만원) 정도합니다.

이러한 높은 가격은 기존 TCG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으나,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특히 FFG의 LCG와 비교하면 더 큰 가격 체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태까지 나온 모든 아컴호러 카드게임 확장(멍컴호러 제외)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지불해야 언리미티드에서 원하는 덱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게임할 수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가장 저렴한 1 티어 덱 하나가 약 20만원입니다(사빈 렌 덱). 유희왕 입문덱이 보통 최소 10만원 쯤인 점을 생각해보면 TCG 간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레전더리 Avenger 카드 1장의 가격 변동]

TCG답게 카드 가격이 오르락 내리락 하기 때문에 잘만 하면 돈을 오히려 벌 수도 있는 구조이긴 합니다. 물론 거꾸로 돈을 잃을 수도 있죠.

2. 보드게이머 입장에서는 특별할게 없는 매커니즘

멀리서 보면 스타워즈 언리미티드와 스타워즈 덱빌딩이 같은 IP를 사용하고 같은 회사에서 나온 게임이라 서로 유사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아주 다른 게임입니다. 둘다 해보면 각자 가진 매력이 서로 다릅니다.

그래도 보드게이머 입장에서 보면 매커니즘에서 엄청나게 특별한 점이 보이진 않습니다. 게다가 스타워즈 IP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느낄 것 같습니다.

물론 게임이 특별하지 않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언리미티드는 깊게 파고 들 수 있는 재미를 선보이며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을 추구하는 보드게이머들에게는 언리미티드가 잘 먹힐지 개인적으로 좀 의문입니다. 게다가 한두판 해본다고 해서 언리미티드의 매력을 바로 알기에는 너무 짧다고 생각합니다.

3. 한국 커뮤니티 부재

저는 해외 거주로 인해 다양한 LGS(Local Game Store)에 갈 수 있습니다. LGS는 다양한 TCG와 미니어처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주기적으로 대회를 열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국도 TCG를 다루는 매장이 꽤 있지만 스타워즈 언리미티드를 다루는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압니다. 오프라인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주변에 같이 할 친구나 지인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은 아니지만 다행히 TTS나 다른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Karabast은 현재 활성화가 가장 많이 된 온라인 플랫폼입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50개의 게임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UI가 조금 투박하지만 여기서 찍먹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Force Table은 AI 상대로 연습할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사람하고 같이 하는게 부담스럽다면 여기도 괜찮으나 AI가 그렇게 잘하는 편도 아니고 긴장감도 없습니다.

덱은 SWUDB 닷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덱을 찾아서 Karabast나 Force Table에서 해보세요.

위 웹사이트들의 링크는 댓글에 있습니다.

예상 질문

1.실물로 저렴하게 찍먹할 수 있나요?

이베이 등에서 리더와 베이스를 포함해 커먼 + 언커먼 카드의 플레이 세트(3장씩)를 약 15만원 정도에 팝니다 (꼭 언커먼도 같이 있는 제품을 사야 의미가 있습니다).

딱 이것만 사서 플레이해도 친구와 두명에서 충분히 찍먹할 수 있습니다. 스타터도 사면 좋지만 앞서 말한 커먼 + 언커먼 플레이 세트를 사야 덱빌딩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토큰은 집에서 굴려다니는 칩이나 메탈코인으로 써도 됩니다.

여기서 조금만 더 욕심내면, 레어/레전더리 카드들은 구매하지 않고 ‘프록시’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카드들을 프린트 해야하는 수고스러움은 덜 수 있고 돈도 훨씬 덜 드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레어/레전더리 카드 수는 많진 않습니다. 레어와 레전더리 카드는 약 76종 뿐입니다.

sw-unlimited-db 닷컴에서 원하는 레어/레전더리 카드들을 덱에 집어넣고 ‘Print Proxies’ 버튼을 누르면 아주 간편하게 프린트할 수 있습니다.

사실 해외에서 지금 인기가 너무 많아 부스터 박스가 완판되었기 때문에 늦은 입문자들을 위해 커뮤니티에서 프록시를 어느정도 용인해주고 있습니다(공식 대회 제외).

업데이트: 우연히 한글화 자료도 이 글과 함께 같이 올라왔으니 그 파일을 프린트하면 될 것 같습니다.

2. 저는 프록시 말고 정품으로 사고 싶어요. 하지만 매진되어 살수가 없는데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우리의 길이다]

7월 12일에 만달로리안과 배드배치가 주요 컨셉인 세트2가 출시됩니다. 또한 올해말에 세트1을 리프린트하여 재출시하는데 그때 사면 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세트2는 또 금방 품절 대란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미리 여러 부스터박스를 프리오더할 것을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만약 지금 당장!!! 오프라인으로 즐기고 싶다면 tcgplayer에서 개별로 카드를 사서 덱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5만건 이상 거래 기록의 셀러들은 믿을만합니다.

3. 비싼 가격인데 과연 가치가 있을까요?

스타워즈 굿즈라고 생각해도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타워즈 이름이 붙은 거의 모든 것들은 콜렉터 입장에선 (과장을 조금 더하면) 그냥 가치가 올라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트 1의 모든 쇼케이스]

게임을 전혀 안해도 쇼케이스만 모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경우 전체 가격은 현재 약 750만원 정도로 예상하는데 쇼케이스가 워낙에 낮은 확률(0.003%)로 나오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투자는 본인 판단과 책임입니다). 한국에도 이미 완성한 사람이 있을까요...?

4. 혹시 FFG에서 주사위 게임 스타워즈 데스티니(TCG 같은 주사위 게임)를 갑자기 유기한거 기억하시나요?

출시되기 전에 라이브 방송으로 개발진들이 데스티니에서 잘못된 모든 것을 인정하고 과거로부터 배우고 있다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일종의 속죄의 방송이었는데 해외 팬들은 FFG의 진심을 믿고 넘어가는 듯합니다.

2027년까지는 이미 로드맵이 있는 듯하고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이기 때문에 한번 믿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