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향기가 짙게나는 초심자의 게임 : 퍼퓸(Parfum)

포카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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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8-13 오후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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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보드라이프 가입하고서 첫 글이

올해 발매한 신작, 퍼퓸(Parfum)의 개봉기가 되었네요.

글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두

올해는 보드게임을 카르카손으로 입문한 이래로 10년이 되는 해 입니다.

저는 그동안 나름대로 보드게이머로서, 그리고 흔치않은 취미를 즐기는 사람중 하나로서

꽤나 자부심을 느끼면서 책장을 차곡차곡 채워왔다고 자부할수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바로 여기서 생겼습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구매할때 항상 1순위로 보는것이 리플레이성이나

난이도와 상관없이 무조건 "테마"나, "컴포넌트의 아름다움"을 먼저 봅니다. 컴포넌트가 예쁘거나,

예쁜 테마면 얄짤없이 제 장바구니 안에 들어와있었죠.. 그런데 그러다보니 저만 즐겁고, 보드게임을 처음 접해본 손님들에게는

꽤나 룰이 어려워 고역이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네요.. 컴포넌트가 아름답다는 이유로 구매한 아그리콜라나 비뉴스따위를

보드게임 첫 입문자에게 권한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것이었죠.. 그래서 선택한것이 퍼퓸이었습니다.

테마와 컴포넌트의 아름다움도 잡았고, 동시에 룰도 대단히 쉬운편이라 첫 입문자들에게 불쑥 내밀기 참 좋을것같더군요.

(중급자정도 되는 보드게임의 룰 설명을 듣던 입문자 친구들의 보통적인 모습)

제가 가장 사랑하는 보드게임회사, 퀸게임즈에서 발매한 퍼퓸(Parfum)의 정면샷입니다.

향수라는 테마를 가지고있다는것 자체부터가 이미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프레스코, 알함브라, 랭카스터, 아메리고, 이스케이프까지 퀸게임스는 하나같이 저를 실망시킨적이 없네요.

보드게임에 저 오른쪽아래 하얀색 "O" 를 가진 보드게임이 많아질수록 흐뭇해지는..ㅎㅎ

옆면과 뒷면의 샷입니다.

프레스코때처럼 보자기를 주네요. 원래 모든 보드게임회사가 어느정도 좀 짬(?)이 됬다하면 꼭 컴포넌트 질을 낮추거나,

뭐 하나를 빼버린다거나 확장팩을 무한대로 만든다거나.. 어디 한 군데에는 반드시 상술을 부리기 마련인데

이 퀸게임스는 컴포넌트나 이런대에는 정말 돈을 많이 쏟아붓는 느낌이라 항상 마음에 듭니다.

꼭 잔반재탕 안하는 정직한 식당에서 한끼를 먹는듯한 기분입니다. 돈도 아깝지 않고요.

개인적으로 프레스코의 열렬한 팬이라서, 항상 퀸게임스를 정말 많이 사랑합니다.

심지어 트레이까지 예뻐.. (뭔가 퀸게임스의 알바같은 기분이..)

프레스코 빅박스를 처음 개봉했을때 기분이 드네요. 역시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같이 포함되어있는 지퍼백에 컴포넌트를 모두 정리해보았습니다.

딱 알맞게 들어가네요. 타일을 만지작거리니 벌써부터 향기가 가득 느껴지는듯한 기분입니다.

아마 기분탓이겠죠. 어디서 라벤더향같은게 나는듯합니다.. 향초라도 피우면서 해야겠네요.

내침김에 2인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았습니다.

영어로 룰북을 차근차근 읽어나갔고, 외국 보드게이머들이 올린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룰을 익혔는데,

10분만에 깨우쳤습니다. 프레스코를 해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기상시간을 정하고 그에따른 액션의 수가 정해집니다.

선플레이어는 3액션, 그 다음은 4, 5, 6 이런 순서대로..

조향을 하기위해서는 주사위를 굴려야하고, 파리가 나오면 오염이 되기 때문에 조향에 실패를 하게됩니다.

하지만 물방울타일을 이용한다면 다시 조향에 도전할수있고.. 전형적인 주사위게임입니다. 운적인요소가 상당히 큽니다.

하지만 게임이 그렇다해서 결코 가벼운건 아닙니다. 분명히 손님과 조향타일을 가져가기 위해서 심리전이 꽤나 클겁니다.

뭐.. 보드게임을 오래해보신 매니아 보드게이머분들에게 겨우 저정도가지고 뭐가 심리전이 크냐고 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은..

보드게임을 한번도 접해보지못한 첫 입문자들에게 두뇌싸움은 딱 저정도가 제일 적당해보이네요.

핏, 할리갈리, 젠가와같은 게임이 1단계 보드게임이라면, 저는 퍼퓸을 2단계 보드게임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가볍게 웃고떠들고 할 수 있는 게임에서, 이제 "생각" 과 "사고" 라는걸 해보고 "전략" 을 세워보는 보드게임에 쉽사리 들어가기 힘들어하는

첫 유저들에게 권해주고싶습니다. 딱 3단계 보드게임으로 넘어가기전의 징검다리 게임 정도로 생각하게되네요.

따라서, 황혼의 투쟁이나 촐킨, 쓰루디에이지스같이 어마무시한 전략게임들을 자유자재로 다루시는 매니아 보드게이머들에게는

결코 추천해드리고 싶은 게임은 아닙니다.

(주인장이 하트무늬 땡땡이 담요를 좋아하므로...)

조향은 저런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왼쪽은 바닥과 뚜껑만 얹으면되는 소형향수,

오른쪽은 뚜껑, 몸통, 바닥이 모두 있어야되는 대형향수. 완성시 소형은 2개, 대형은 3개의 제품을 받고 시중에 유통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형을 만드느니 소형을 대량생산하는게 오히려 더 전략적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드네요.

조향타일을 가져오기 위해서 굴리는 주사위. 아마 분위기 잘 띄우는 멤버 한명만 껴 있다면, 초심자들 모두가 웃고떠들면서

파티게임처럼 소리도 지르고 들뜬 분위기에서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운적인 요소가 크게 좌우되기때문에 그런거겠지만요.

룰은 예상대로 정말정말 간단합니다.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주사위에서 시작해 주사위로 끝나거든요.

손님에게 판매할 향수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주사위니, 아예 주사위게임이라 불러도 맞을겁니다.

2인 테스트 플레이를 해보니 어느정도는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수가 없다는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추가적인 룰을 집어넣었습니다.

1. (순수향수 룰) 만약 하나의 향으로만 속을 채운 향수를 만든다면

작은 향수 완성시 - 즉시 5점을 추가로 더 간다.

큰 향수 완성시 - 죽시 10점을 추가로 더 간다.

2. (과하게 섞인 향 룰) 모든 향수는 5가지 종류의 향이 포함되서는 안된다.

하나의 향수를 만들때 최대 4가지의 서로 다른 향 까지만 섞일 수 있다.

3. (오염된 물 룰) 조향 주사위를 던졌을때 파리가 나왔을경우, 이것을 다른 나머지 알맞은 색깔의 조향타일로 옮겨 오염을 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물방울타일 한개가 소모된다. (오염표시를 물방울로 한다.)

후에 다른 플레이어가 오염된 타일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그에 응하는 주사위로 제거를 해야한다.

(예 : 연아는 검은색 주사위를 세개 굴려서 모두 파리가 나와버렸다. 자신이 원하는 조향 타일을 얻는데에는 실패했지만,

연아는 대신에 주사위 하나당 물방울 하나를 소모하여 다른 타일을 오염시키기로 결정한다.

연아는 물방울 두개를 가지고있다. 그래서 연아는 자신이 소비한 두개의 물방울을 검은색 향을 제공하는 조향타일 두개에 각각 얹어놓았다.

연아의 다음턴이었던 연재는 검은색 조향타일을 갖고싶지만, 오염된 물방울을 치우기위해 검은색 성공주사위를 하나 더 굴려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4. (입소문 룰) 만약 똑같은 복장의 손님에게 연달아 향수를 판매한다면, 그 누적손님 한명당 추가 점수 1점을 획득한다.

이렇게 넣으니까 조금 더 한층 강화된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자칫 밋밋할수있을 퍼퓸을 조금 더 즐겁게 플레이하기위해,

앞으로 룰은 조금 더 연구해봐야겠습니다.

향수에 중독된(?) 멋쟁이 귀족들의 모습입니다.

그 아래있는 타일들이 조향타일이고요. 주사위로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결론

테스트 플레이를 간단하게 마치고, 모두 정리를 했습니다.

퍼퓸은 대단히 간단한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보드게임 매니아들에게 있어서는 시시하고 재미없을 수 있는 게임에 틀림 없습니다.

반대로 보드게임을 처음 접해본사람이거나, 특히 여성들에게 대단히 인기가 많지 않을까싶네요.

아직은 프레스코처럼 확장팩이 많이 나온것도 아니니, 조금 지켜보다가 확장팩이 나오면 사려고 계획중입니다.

어쩐지 이 보드게임을 할 때 제가 가장 아끼는 향수를 조금 허공에 뿌리고 시작하고싶은 게임입니다.

이상, 보고만있어도 라벤더의 향이 은은하게 퍼질것같은 멋진 초심자들의 게임, 퍼퓸이었습니다.

조만간 로코코 후기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사진 : 냄새를 보는 소녀 中)

이 게임을 할 때 가볍게 아주 약간 향수를 뿌려본다거나, 방향제를 켜거나, 향초를 은은하게 태워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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