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은 역시 퇴근 후 간단하게 후기

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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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오전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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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쓰는 게 꽤 오랜만인 것 같네요.

밤새거나 하루종일 보드게임 하는 건 아무래도 유부남인 저에겐 무리가 있어,

4시 퇴근 후나 가끔 주말에 시간을 내어 한 두 판씩 하곤 합니다.

요 며칠 사이 즐겼던 게임들에 대한 후기를 살짝 써볼까 해요.

▼ 마르코 폴로의 발자취

같이 보드게임을 즐기는 친구가 이번에 에센에서 미니확장과 함께 사온 게임입니다.

촐킨을 만든 디자이너가 만든 게임이니만큼,

처음엔 어떻게 해야 고득점을 할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이동, 교역소에 특화된 캐릭터가 아니라면 초반에 받는 교역소짓기 카드는 별로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두 판이 지나서야 확실히 깨달았네요.

모든 캐릭터들이 사기캐릭터들로 보이지만,

캐릭터를 최대한 잘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게임이 재미있어지죠.

다른 사람이 특정한 캐릭터로 플레이하는 것을 보면서,

"나라면 저 캐릭터로 더 고득점 할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을 게임 도중에 하게 되며,

다음 판에 그 캐릭터를 골라서 운용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종족을 고르는 느낌이랄까요.

"아 할만 하면 게임이 끝나. 이게 가능해!?"

"응, 그냥 우리가 못하는 걸거야."

"그치.... 디자이너는 100판도 넘게 해봤으니까 고득점이 되겠지."

인정하기 시작하면 한 번 더 게임이 재미있어집니다.

100점을 넘기까지 몇 판 더 해봐야겠어요.

그냥 우리가 아직 못하는 거니까요. ㅋㅋ

▼ 더 게임

Spiel des Jahres에서 노미네이션만 되고 미끄러진 더 게임.

간단한 카드게임이니, 백화점에서 지나가다 구매했던 것 같네요.

같이 게임을 하는 친구들 중 동생 하나에게 룰북을 주고 지금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맨날 설명하기 힘들어서... 이젠 네가 한 번 해보라고 ㅋㅋㅋ

한 5분 쯤 집중해서 읽더니 금방 설명해줍니다.

잘 듣고... 시작했지요.

4명이 6장씩 갖고, 2장씩 내려놓으며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하나비와 비슷하게 말은 못 하나 조금씩 터지기 시작하며 머리도 워밍업하는 정도로 돌아가고요.

게임을 진행하다보니 아 이건 똥망삘이라며 초를 치다가도,

나이스. 개 나이스. 하며 서로 응원하고, 즐겁게 게임했습니다.

그런데 첫판에 게임을 깨버려서...ㅡㅡ;;

에러플은 없었습니다.

3장씩 내려놓는 고급자용 룰로 하든지,

서로 말을 아예 안 하고 할까 생각 중입니다.

허용되는 힌트인, "나 여기 예약할게 놓지 말아주세요~" 하나만 썼는데

그냥 깨버리다니... 분명 룰북엔 10장 이하만 되어도 잘한 거라고 했는데....

게임 버릴 뻔했습니다.

▼ 킹덤빌더

제 주변에서는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킹덤빌더입니다.

아무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요.

초보자에게 룰을 설명하는데도 이젠 5분이면 충분하고,

애들이 다 사놔서 제가 어디로 가든 그냥 킹덤빌더는 집에 있습니다. =_=;

아무래도 5인플보단 4인플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말을 덜하고 머리도 적당히 쓰는 게 피로감도 덜하고요.

게임의 양상이 매 게임 달라지다보니 "한 판 더" 도 쉽게 나오고요.

가격도 싸고 정말 완소게임 킹덤빌더였습니다.

▼ 모던 아트

동네 형이 가장 좋아하는 모던 아트 입니다.

경매가 눈치 게임이 됩니다.

얼마에 형성되느냐에 따라,

그리고 장사하면서 얼마나 입을 잘 터느냐에 따라 계속 희비가 갈립니다.

내가 가진 그림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하는 양상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서로 똥칠하는 재미도 있고요.

아직 뭐하는 게임인지 잘 모를 때,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모를 때는,

게임이 스피디하게 진행됩니다. 초반에 팔린 게임 한 두개가 쉽게 1등하거든요.

조금 게임을 알게되면, 그 때부터 견제가 심하게 들어갑니다.

거래가격도 싸지지요.

단 한 가지의 단점이 있다면 트롤을 못 막는다 정도...

▼ 티켓 투 라이드 : 유럽

맵에 기차를 놓아감에 따라 이뻐지는 티켓 투 라이드..

초보자와 하기 좋은 게임이라고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 점점 재미가 없어져요. ㅠㅠ

유럽이 이 정도인데 본판은 더 재미가 없는 것 아닌가.. ㅠㅠ

촐킨 부작용인가봅니다. 그 때 쯤 부터 재미 없어진 것 같아요.

초반에 점수를 조금씩 세다가,

어느 정도 중간 쯤 엎치락 뒤치락 하는 상황이 오면.

거기서부터 점수 세기를 멈춥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족오락관 최종 점수 몇대~ 몇!~~ 점수를 세는 거죠.

이걸 처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처음에 보드게임의 세계로 끌어들였던 친구들도 더 이상 이런 간단한 게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요. ㅠㅠ

팔아버린다면, 뱅을 이어 두 번째로 판매하는 게임이 되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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