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게임의 최고봉. 팬데믹, 그 간단한 리뷰

Alex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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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1 오후 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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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미>

0 : 차라리 일을 하겠음. / 1 : 별로 재미 없다. / 2 : 그럭저럭.. 누가 하자면 해줄 순 있음 / 3 : 지루하지 않고 할만하다, 괜찮다. / 4 : 이건 재밌다! / 5 : 오 대박, 너무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름.

<의욕>

0 : 뇌가 없이도 플레이가 가능. / 1 : 뻔할 뻔. / 2 : 가볍게 즐기는 정도? / 3 : 좋은 수를 위해 어느 정도 고민. / 4 : 잘하기 위한 전략을 궁리. / 5 : 최선의 한수를 두고 싶다

<중독>

0 : 바로 방출. / 1 : 언젠간 하겠지 / 2 : 가끔 생각날 때가 있을 듯 / 3 : 또 하고 싶은데? / 4 : 구매하거나 가까운 곳에 두고 계속 하고 싶다. / 5 : 필구! 평생 소장용. 멈출 수가 없다.

팬데믹 ( Pandemic )

보드게임 긱에서 의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팬데믹입니다. 패밀리 게임에서는 4위, 전략게임 분야에서는 50위라는 매우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전체 게임 순위로는 46위네요. ( 제가 구입한 것은 옛날판은 아니고 신판이고 영어판이에요. )

하지만 아내는 매우 `전투적`인 성향으로서 `저`를 상대로 직접적으로 맞부딪히는 게임만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을 총 3회나 진행하였는데도, 이 게임을 하면 아내는 이겨도 왜 이기는 지 모르겠고, 왜 이겨야 하는 지 모르겠고 져도 기분 나쁜 줄을 모르겠고 "여기는 누구고 나는 어디인가?" 하는 상황이 벌어지나 봅니다. 자세히 보세요. 여기는 어디고가 아닙니다. 여기는 누구고...

문제는 첫번째도 에러플, 두번째도 에러플을 했다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게임이 너무 싱겁게 끝나버렸죠. 그래서 아내의 평가는 박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무척 재밌거든요. 저는 재밌는데, 아내는 별로인 게임. 협력게임!! 언젠가는 협력하는 게임을 좀 해 보고 싶다고 해서 과감하게 본판 해보긱도 전에 on the brink 라는 확장판까지 질렀는데 재미 없다고 해서 지금 확장판 비닐을 뜯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는 여기 저기 질병이 막 퍼지고 최단 거리와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질병을 막고 협력을 하고 토의를 하는게 무척 재밌는데 아내는 있지도 않은 가상의 질병은 시시하고 눈 앞에 있는 저를 쓰러 뜨려야 재미 있는 모양이에요. 이렇게 순하고 착한 아내가 왜 게임 판 앞에만 앉으면 승리에 목마른 전사로 불타오르는지 후덜덜...

이번 추석 연휴에 시간 내서 한두판 해보자고 살살 꼬득여봐야겠어요. "카르카손 할래? 팬데믹 할래? " 하면 팬데믹 한다고 하겠죠? 여러분은 본판 하기도 전에 확장판부터 지르는 우를 범하지 마시길 ㄷㄷㄷ

팬데믹... 참~ 좋은데~ 남자한테 참~ 좋은데~~, 우예 설명할 방!법~!!이 없네~

Pandemic (2008)

Average Rating:

7.63/10

27906 Ratings

6379 Comments

Graph

Board Game Rank: 46

Strategy Game Rank: 50

Family Game Rank: 4

< 팬데믹 평점 >

재미 : 아내 3점, 저 4점

의욕 : 아내 3점, 저 5점

중독 : 아내 2점, 저 3점

<총점 20점 / 30점 만점> 이렇게 슬프게 끝날 뻔한 게임이 팬데믹이었습니다. 그 후로는 다른 게임 하기에 바빠서... 사실은 아내가 팬데믹을 싫어해서 ( 거의 유일하게 하기 싫어하는 게임이었죠 ) 돌리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제가 아이패드 팬데믹 앱을 지른 다음에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아이패드 앱(AI가 안됩니다 ㅠㅠ )으로 혼자 자폐 플레이 하고 있는 것을 아내가 보게 되었고, 아내는 아이패드 팬데믹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같이 해보게 되었는데요. 그러다가 아내랑 아이패드의 팬데믹을 3번, 실제 보드게임 1번, 다시 아이패드 팬데믹 1번(heroic), 보드게임 1번, 아이패드 1번으로 쭉~ 달렸습니다. 평점을 다시 먹여 보라니 4,4,4로 바뀌었습니다.

에러플 없이 정확히 해보니 긴장감도 만들어지고 쫄깃한 느낌도 들고 재밌다고 하네요. 첫판은 너무 에러플이 심해서 너무 쉽게 끝나버렸는데 그 기억이 너무 강했나봅니다. 그리고 아이패드 팬데믹이 그래픽도 좋고 사운드도 좋고 하니 몰입하기도 더 쉬웠나보구요. ( 무엇보다, 에러플의 가능성이 원천 차단되지요 )

저더러 vial 가져오라고 하네요. 자기도 치료제 컴포넌트 만들 수 있다구요 ㅎㅎ 다다에서 제가 vial 이 있다고 하니까 페인터 님이 vial있으면 치료제 컴포넌트를 만들어 보겠다고 하셔서 보내줬더니 정말 만드셨더라구요.( 페인터님은 팬데믹을 한글화 한 분이십니다 ㄷㄷㄷ )

또한 팬데믹 : on the brink도 한글화 해서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곧 on the brink 확장판 소감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 일단 아내와 on the brink 중에서 `돌연변이`만 먼저 돌려 봤는데 재미 점수를 4점에서 5점으로 올리는군요 ㄷㄷㄷ // 돌연변이+악성형질도 돌려 보았습니다. 역시 좀 정신 없으면서 재밌네요. 아내는 정신 없다고 좋아하구요. 악성형질 5개 넣고 이겨서 기뻐서 더 그런건지도 ㅎㅎㅎ 이제 하고 싶다고 난리군요.

어떤 분이 여기서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1. 에러플은 그 게임의 재미를 망친다. 첫플부터 에러플이 없게 최선을 다 해야 한다.

2. 첫 플레이가 그 게임의 첫 인상이 되고, 첫 인상이 나쁘면 이를 만회하기란 쉽지 않다.

3. 아이패드는 보드게이머의 절친이다.
4. 재미 없다고 `버린` 게임도 뒤돌아보면 재미있을 수 있다.

팬데믹 게임 시스템만의 장점 :

1. 깐 이마 또 까.
- 실제 질병의 역학 구조와 비슷하게도, 발병 지역에서 또 다시 발병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2. 넌 이미 죽어 있다.
- 실제 감염성이 강한 질병들처럼 그 도시와 가까운 도시들부터 질병이 퍼져 나가는데, 이는 산술급수적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이다. Outbreak 는 연달아 일어날 수 있는데 그래서 순식간에 게임이 끝날 수 있다는 긴장감을 준다.

3. 효율 찾아 머리에 스팀.
- 최고의 효율을 찾으려 브레인 버닝을 하게 된다. 치료 하고 이동할까? 이동해서 다른 급한 곳을 치료할까? 이 카드를 지금 써버릴까? 아니면 치료 재료로 아껴 놓을까? 아니면 동료에게 건내줄까? 언제 어디서 만나서 건내줘야 최고의 효율일까? 계속 고심하는 사이에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간다.

4. 마지막까지 질병과의 팽팽한 줄다리기.
- 게임이 진행될수록 질병이 발병하는 도시가 늘어나게 시스템을 짜 놓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치료된 질병들이 늘어나게 되어서 게임이 루즈해질 수 있는데, 질병이 발병하는 곳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 아주 막판 아니고서는 계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또한 질병이 세개씩 쌓여 있는 도시들을 보면 절대로 게임이 느슨해질 수가 없다.

이런 장점들이 팬데믹을 협력게임의 최고봉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참고로 팬데믹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특종 부록 : 팬데믹 재미 없게 하는 방법

1. 배놔라 감놔라 한다
- 물론 협력 게임이지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지, 잘하는 사람이 못하는 사람더러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숙련자들은 비숙련자들의 행동이 미련해 보이고 답답하더라도 꾹 참고 그 사람의 행동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비록 지더라도 말이죠. 만약 당신이 이래라 저래라 계속 참견한다면 그 사람은 팬데믹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잘하는 너 혼자 해라" 하고 팬데믹을 당신에게 던져줄 겁니다.

2. 에러 플레이를 한다.
- 룰이 깔끔한 편이지만, 의외로 지켜줘야 할 잔 룰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카드 교환은 그 카드의 도시 위에서만 할 수 있다고 할지, Epidemic 발생 후에는 그 카드를 버린 후 셔플해서 다시 감염 카드 위에 올려야 한달지, Researcher는 같은 도시에서 카드를 맘대로 줄 수만 있고 맘대로 받을 수는 없는 등등의 글자를 세세하게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룰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게임이 갑자기 시시해집니다. 팬데믹 룰북 길지 않으니 한글자 한글자 장인정신을 갖고 읽으세요.

3. 재밌다고 이것만 한다.
- 협력 게임의 특성상, 하면 할수록 게임은 쉬워지기 마련인데, 짧은 시간에 이것만 하면 팁이 많이 생기고 어떻게 하면 깰 수 있는 지 알게 됩니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게임은 상대 사람도 발전하지만, 이 보드게임은 발전하지는 않아요~ 그럼 플레이어만 발전하게 되는데 그러다 게임의 상품성이 다 해버리게 되죠. 물론 그런 분들을 위해서 on the brink (첫번째 확장) 나 in the rab (두번째 확장) 이 나왔습니다. 확장판 까지 달릴 수 있는 분들은 주구장창 이것만 하다 질리면 확장판 지르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조금씩 아껴먹는다는 기분으로 가끔 플레이 하는 게 오래 먹는 법입니다 ^^

< 팬데믹 수정 평점 >

재미 : 아내 5점, 저 4점

의욕 : 아내 4점, 저 5점

중독 : 아내 4점, 저 4점

<총점 26점 / 30점 만점>

p.s : 아내가 황투 지도만 쳐다보다가 팬데믹 지도 보더니 작아서 귀엽다고 ㄷㄷㄷㄷ 이 사진은 제가 구해준 vial 로 아내가 직접 만든 치료제 컴포넌트 입니다 ㅋㅋㅋ 5개짜리 키트에 꽉 끼므로 상자에 넣어도 돌아다니지 않고 정리하기 좋아요^^

< 그간의 우리 부부의 게임 평점-30점 만점 = 23점 이상은 강추! >

1. Quoridor : 23점 ( 추상전략, 길막기 게임 )

2. Quarto! : 22점 ( 추상전략, 빙고게임 )

3. Dominion : 30점 ( 많은 확장팩 포함 ) ( 덱 빌딩, 카드게임 )

4. Ticket to Ride : 28점 ( 기본+1910 , 북유럽, 유럽+1912 ) ( 기차 건설 )

5. 카후나 : 17점 ( 추상전략, 연쇄작용, 약간의 테마)

6. Blokus : 28점 ( 추상전략 , 도형 맞추기, 바둑과 유사한 면 )

7. 루미큐브 : 23점 ( 추상전략, 숫자 )

8. 카르카손 : 24점 (여관+상인 확장포함) ( 마을 건설, 중세 )

9. 아그리콜라 : 23점 ( 일꾼놓기, 전략게임, 카드, 중세 )

10, YINSH : 27점 ( 추상전략, 오목과 유사 )

11. 로스트 시티 : 19점 ( 단순 카드게임, 2인전용 )

12. 팬데믹 : 26점 ( 협력계임, 전략게임. 연쇄작용 / 확장판 포함 )

13. 황혼의 투쟁 : 30점 ( 전략게임. 보드게임으로 타임머신 타보기 )
14. Haggis : 24점 ( 간단하면서도 이상한 매력, 상당한 중독성 )
15. Love Letter : 8점 ( 좀 더 복잡한 가위바위보 )

<< 게임을 진행하면서 평점은 바뀔 수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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