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06 - 리버마켓 모임(빡침 주의)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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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7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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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리버마켓 모임 시작~~~

오늘은 많이 바쁜 관계로 3시간만 머물다 가기로 했습니다. 첫 게임은 8인 쉐도우 헌터스 였어요. 저 역시 가지고 있지만 한번도 못해본 게임이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심하지 않은 주사위 운 + 가벼운 깊이 + 다양한 능력 때문에 재밌더군요. 전 뱅을 대단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보안관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나머지 사람들끼리 쏘고 피하길 반복하는 뱅을 하느니, 차라리 이 게임을 하는 편이 더 즐거울 것 같네요.

진행속도도 빠르고 Hermit 카드를 통해 다른 사람의 정체도 조금씩 알아가게 되는 점도 훌륭합니다. 빠르고 재밌는 뱅 다이스 게임 때문에 뱅과 모든 확장이 무관심 상태가 되었는데... 쉐도우 헌터즈가 아예 제 게임후보 리스트에서 뱅 시리즈를 모두 지워버렸네요. 쉐도우헌터즈를 배웠으니 이제 다신 뱅 카드게임을 안하렵니다.

그리고 새로 모임에 온 두 명이 낯설어하고 있길래 따로 데려가서 함께 놀아주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카탄 + 도시와 기사를 꺼내더군요. 카탄만 꺼냈어도 당황했을텐데, 거기에다 확장까지 넣다니..... 아아...지루한 한시간이 되겠구나... 했는데 캐내디언 한명도 참전하는 바람에 플탐이 늘어나며 지루하긴 커녕 최악의 2시간을 보냈습니다 ㅡㅡ

게임을 하면서 특히 나쁜 인상을 받고 정이 다 떨어지는 경우가 몇 가지 있는데... 오늘 재수없게도 카탄 + 도시와 기사가 그랬습니다.

1. 불운한 주사위

2. 비매너 플레이어

3. 게임을 망치는 확장
4. 에러플

5. 미흡한 완성도

이 중에 1,2,3 번이 다 걸린것 같네요.

1. 불운한 주사위...

초반에 8,10,9,5 를 선점했습니다. 7 근처인 8,9,10 을 노린거였죠. 그런데 게임 내내 2,3,4,5가 나오며 게임 내내 아무것도 하질 못했어요. 심지어 3바퀴 도는 동안 한번도 자원을 먹지 못한 상황도 3번쯤 나왔습니다. 같이 하던 친구들도 "말이 안될 정도다"라고 할 정도로...ㅠㅠ 중반이 되어서야 간신히 도시 업그레이드, 종료 직전이 되어서야 새로운 마을을 건설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 의미도 없었죠.

이렇게 초반부터 말리는 바람에 2시간 내내 끌려다녀야 한다면... 그냥 도시가 다 파괴되고 게임에서 빠지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카탄 기본판이었다면 1시간의 짧은 고통으로 끝났겠죠.

2. 비매너 플레이어

함께 하게 된 캐내디언이 제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습니다... 게임 내내 과자를 쩝쩝거리며 먹고 & 보드게임을 만질때마다 손을 대충 탁탁 털고(제 게임이 아니어서 다행이네요) & 탄산음료를 마시고 트림을 하거나 & 게임 내내 말도 안되는 농담을 계속 던지더군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전 이런 사람과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리 별거 아닌 음식이라도 식사엔 기본 예의라는게 있으며, 자신의 물건이 아닐 땐 다루는데 있어 늘 조심해야하며, 동서양 상관없이 초면일수록 예의를 차려야하고, 농담엔 선이라는게 있어야 합니다.

친구들끼리 보드게임을 할 때도 반듯하게 앉아서 예의있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저러면 안되죠. 하물며 쇼핑몰이라는 오픈된 공간에선 더더욱 몸가짐을 바르게 해야합니다. 나 한명의 사소한 태도가 보드게이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니까요. 제 친구였다면 "동물처럼 굴지 말라"고 따끔한 일침을 넣었을 듯 합니다.

3. 게임을 망치는 확장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카탄은 적절한 플레이 타임에 깔끔한 규칙이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기본판의 높은 완성도 때문에 확장은 해볼 필요가 전혀 없다고 늘 생각했지요. 오늘 해본 결과 제 생각이 정확히 맞아 떨어졌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만 한가득 쑤셔 넣었더군요. 거들떠보기도 싫은 문제점도 많이 보이구요. 특히 야만인의 습격이라는 시스템이 최악이었습니다. 힘을 모아 야만인을 막는다는 어설픈 협력 구도도 마음에 안들고, 패배했을 때 힘을 보태지 않은(못한) 사람의 도시 하나를 한단계 낮춘다는 것도 정말 별로였습니다. 안그래도 늘어질 수 있는 게임을 더 늘어지게 만들더군요. 게다가 후반에 가면 특수카드가 범람하다보니 개발카드를 구입할 때의 떨림도 승부 카드라는 한방 느낌도 전혀 없습니다. 막말로 개나소나 다 특수카드를 가지고 있더군요. 도시와 기사를 통해 도대체 뭘 하고 싶었던건지 모르겠습니다.

투덜거리고 싶은게 더 많은데 여기까지만 하렵니다. 참고로 위 불평 & 불만은 게임 내내 생각한 것중 1/5도 안되는 것 같습니다.

불운한 일들이 겹치고 겹쳐서 정말 최악의 인상을 줬네요. 심지어 후기 쓰다보니 제 잃어버린 두시간이 아까워서 진심으로 화가 납니다 ㅋㅋㅋㅋㅋㅋ.

다시는 카탄 확장 시리즈를 하지 않겠습니다. 열받은 김에 도시와 기사에 대한 한줄평 남기고 갑니다.

"많은 것을 일궈내고 임종을 눈 앞에 둔 부모님에게 강제로 산소호흡기를 댄 꼴. 그마저도 부모님의 명성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무능력 불효자 같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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