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카페 도전하는 아저씨 이야기(4) 컵컵컵
집에서도 설거지 하는 게 귀찮아서 식기세척기를 놨는데, 보드게임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니 설거지가 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더라구요. 제가 일하는 카페에서 조리 음식을 파는 건 아니라 그릇 접시 설거지까진 없지만, 일회용품 말고 일반컵을 쓰는 매장이다보니 손님이 많은 주말엔 수시로 설거지를 해줘야 합니다.
일하면서 아, 나중에 내가 카페를 차리면 이런 점은 이렇게 개선해서 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설거지를 하면서도 느낀 점이 있어요. 난 무조건 손이 바닥까지 들어가는 컵을 써야지!
가게에 몇 가지 모양의 컵들이 있는데 절반 이상이 자(Jar) 형태의 머그라 입구가 좁아요. 그래서 손이 안 들어갑니다 ㅎㅎ 이 컵들은 항상 막대 형태로 된 세척솔로 설거지를 해줘야 하는데, 솔로 하면 손 수세미로 하는 것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뽀드득한지 만져지지가 않아서 마음에 썩 안 들더라구요. 그래서 전 무조건 손이 다 들어가는 컵을 쓰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꼭 겉에 물이 생기지 않는 컵을 쓰려구요. 얼음이 들어간 음료가 나갈 때 일반 머그에 담으면 항상 주변에 물이 생겨서 코스터를 받쳐 나가고 있어요. 물론 코스터에 받쳐 나가면 모양새도 예쁘고 더 대접하는 느낌도 드는데, 나중에 코스터도 또 한 번 닦아야 하고 특히 손님들이 물 묻은 컵을 잡고 게임을 하면 게임 컴포넌트도 젖을 수 있고, 탁자에도 물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전 나중에 찬 음료 따뜻한 음료 공용으로 진공처리된 컵을 쓰려구요. 겉에 물이 생기지도 않고 또 뜨거운 음료를 담아도 손님들 손 안 뜨겁게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런 생각에 열심히 찾아보고 있는데, 말하자면 요런 느낌??
저는 나중에 맥주나 하이볼도 판매하고 싶어서 결국 코스터를 쓰긴 써야할 텐데, 실리콘이나 나무로 된 건 물이 고여서 싫고 코르크로 된 건 변형이 쉽게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패브릭 소재로 된 코스터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테이블, 의자, 조명 같은 큼직큼직한 것들부터 컵, 코스터, 휴대폰충전기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 직접 겪으며 고민해보게 되는 게 되게 좋은 거 같아요. 결국 나중에 내가 준비해야 할 것들이고 내가 운영해야 할 일들이니까 아르바이트를 하며서도 훨씬 다차원적으로 생각하면서 하게 되네요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