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이지, 피겨가 많다고 미국쓰레기게임인건 아니죠.

de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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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7 오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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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Deep입니다. 새로 해본 게임 중에 괜찮은 게임들이 몇몇개 있었는데, 요즘에 바빠서 통 게임 관련 내용을 못쓰다가 이제서야 짬이 나서 한번 정리 삼아 짧게 써보려합니다. 써볼 게임은 블러드레이지 입니다.

요즘 인기 좋은 게임이지요. 얼마전에 중고장터에 펀딩판이 40만원을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는걸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으어..

게임의 배경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합니다. 로키, 토르, 오딘 등등. 요즘 마블 영화를 보신분들은 대략 이름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북유럽 신화의 천국인 발할라는 하루종일 영광스런 전투를 계속하다가 저녁이 되면 죽은 사람이 다시 상처를 회복하여 살아나서 밤새도록 연회를 즐기고 다시 아침이 오면 싸움을 시작하는 그런 곳이라고 하죠. 무척이나 과격한 동네입니다 -_-;

게임은 세계수 이그드라실이 가운데에 심어져 있는 큰 대륙을 배경으로 하여 각 플레이어는 각 지역의 보상을 놓고 서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그 지역의 보상을 얻습니다. 보상이 다떨어질 때까지 액션 포인트를 소모해가며 플레이를 하고 보상이 떨어지거나, 액션포인트가 다 떨어지거나 할 때까지 액션을 이어가며, 이걸 3라운드 반복하면 게임은 끝이 납니다.

게임보드, 요툰하임, 알프하임, 만하임, 이그드라실, 등등 북유럽 신화 지명이 적혀있습니다.

이 게임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화려한 컴포넌트를 먼저 말하고 넘어가야합니다.

피겨 디테일이 좋습니다

이건 긱 사진 가져온 것. 피겨가 참 많아요. (도색은 유저가 직접 한 것)

각각의 피겨의 퀄리티는 정말 대단합니다. 세밀한 조각과 굉장히 역동적인 모양새의 피겨들입니다. 도색도 많이들 하시더군요. 허허.

자, 여기서 이 게임이 가지는 의의가 좀 있습니다. 뭐냐하면 일반적으로 유로게임을 즐겨하는 보드게이머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편견인데요. 보통 이런거죠.

박스를 열어보았다.

피겨가 많았다.

아, 미국쓰레기(Ameritrash라고들 하시더군요.)

재미없을거야.

이와 같은 사고 방식이죠. (으허허허허;) 저도 사실 저런 시각에서 100프로 자유롭느냐고 물으면 글쎄요. 그렇지는 않았다고 대답할 수 있겠습니다. 편견이라는 것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일정 정도 동의할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편견을 가지게 되는데, 그 전에 해봤던 피겨 많은 게임류가 주로 테마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게임성을 좀 신경덜 쓴 듯이 보이는 그런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북유럽 신화. 이정도쯤 되면 미리 테마에서 뽑은 장면을 게임상에서 구현하기에 급급한 그저 그런 테마게임이구나.라고 오해하기 딱 좋은 요소는 다 갖춘 셈이 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런 편견을 날려보내줍니다. 사실 이 게임의 핵심은 영향력게임에 가깝습니다. 각 지역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가지는 사람이 해당지역에 대한 보상을 받아가는 식의 영향력 게임말입니다. 엘그란데라거나, 사를마뉴 같은 방식입니다. 위의 지도에서 보다시피 각 지역에는 피겨가 들어갈 공간이 한정되어있고,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군대를 얼마나 어떻게 투입해서 각 지역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가지게 될까 머리속으로 설계하며 자신의 액션 포인트를 소모해갑니다. 그런 과정은 정말로 Ameritrash게임이 아니라, 일반적인 유로 스타일의 게임방식과 유사합니다. 아울러 전투가 벌어지게 될 경우까지 생각하여 옆칸에서 군대가 지원갈 수 있는 요소까지 고려해가며 자신의 군대를 배치해야하기 때문에 의외로 곰곰히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또 미국스타일의 화끈한 게임 요소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각 시대별로 액션카드들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는데, 이 카드들은 하나같이 강력한 카드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는데 도움을 주는 카드라거나, 오히려 전투에서 지면 질수록 좋은 결과를 낳게되는 카드도 있고, 여러종류의 강력한 카드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끔은 좀 조합에 따라서 오버파워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더군요). 굉장히 강력하지만, 비대칭적이고, 서로 파워밸런스가 딱 맞지는 않은 카드들이 굉장히 다양하게 있어서 테마성, 우연성, 우연에 의한 재미등등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주로 미국게임의 특성이죠. 하지만, 그건 또 드래프트 방식으로 한장씩 뽑아가게 되어있어 모든 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최선의 수를 뽑아가는 유로스타일 비슷하기도 합니다.

화끈한 포인트가 하나 더 있는데, 전투가 벌어지게되면 하나의 지역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가 전투에 참여하게됩니다. 그 지역에 있던 사람은 무조건 전투에 참여해야하지요. 그 지역의 인접한 지역에서도 지원이 가능합니다. 다른 지역의 무려 3배를 주는 가운데 이그드라실 지역의 전투가 후반부에 벌어지게 되면 전 지역에서 모든 군사들이 다 전투에 참여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게됩니다. 전투가 벌어질 때는 각자 손에 보이지 않게 들고 있던 카드들을 이용하여 전투에 참여하게 되고 동시에 공개하게 됩니다. 서로 서로 파워풀한 카드들이 펼쳐지며 승부의 향방이 어떻게 될까 두근두근하게 되죠. 전투가 끝나고 나면 승자만이 살아남습니다. 모든 패자는 전부다 죽게 되어 발할라고 가게 되죠. 뭔가 크게 한방 전투가 벌어지고 나면 약간 황량한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그리고 승자는 승리의 보상을 차지하게 되죠. 화끈합니다. 정말로, 허허.

여튼 이 게임은 피겨 많다고 꼭 미국쓰레기게임이라는 편견이 있다면 그걸 상쇄시켜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아주 명작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적절한 난이도의 즐길만한 게임입니다. 순위도 높죠. 드래프트 형식이 있어서 그런지 무게감이나 게임의 느낌은 세븐원더스 정도로 보여집니다. (플레이 시간은 세븐원더스보다는 좀 길지만, 그래도 한시간반 정도면 끝나지 싶네요.)

게임난이도도 괜찮고, 특히 장점이다 생각하는 점은 1,2,3페이즈가 있는데, 1페이즈는 사실 승부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게임을 배우는 관점에서는 좋다고 보여질 수 있습니다. 게임을 배우는 단계이니 가볍게 시작하는거죠.

블러드 레이지. 피겨가 좋은 영향력 게임.(전투 요소 포함됨)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Deep

약간 쓰다가 묵혔던걸 이제야 올리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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