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 카후나 리뷰 - 님이 남이 되는 그 게임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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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21 오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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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1998년

게임 타입 : 2인, 핸드관리, 영향력, 카드게임, 드래프팅

플레이 타임 : 30 – 40분

플레이 인원 :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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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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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한판만 하면 님이 남이 되는 게임. 2인 게임의 명작 카후나를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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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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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12개의 섬을 두고 힘싸움을 겨루는 마법사가 됩니다. 3 라운드에 걸쳐 게임을 진행하며 게임 종료시 가장 많은 점수(섬에 영향력을 끼친)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는 3장의 지역카드를 받습니다. 그리고 번갈아가며 턴을 진행하죠. 턴이라고 해봤자 별거 없습니다. 자신의 손에 있는 카드를 사용하고 싶은만큼 사용하고 카드를 한 장 가져오는게 전부입니다.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카드 한장을 사용하여 해당 섬에 다리를 지을 수 있습니다. Iffi 카드를 썼다면 Iffi 섬으로 연결 될 수 있는 다리를 하나 지을 수 있지요. 또는 카드 두 장을 사용하여 상대방의 다리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Jojo와 Kahu 섬 사이의 다리를 제거하고 싶다면 Jojo 카드를 두 장 내거나, Kahu 카드를 두 장 내거나, Jojo와 Kahu를 한장씩 내면 되는거죠.

이렇게 카드를 사용한 뒤 해당 섬의 과반수 이상이 자신의 다리로 연결 되어있다면 그 섬은 자신의 산하에 놓이게 됩니다.

영향력 마커를 놓는 순간(즉, 섬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순간) 해당 섬에 놓여있던 상대 플레이어의 다리는 모두 폭파(!) 됩니다. 게다가 폭파된 다리 때문에 인접한 섬에도 과반수 이상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상대방은 자신의 영향력 마커를 제거해야 합니다.

눈치 채셨나요? 만약 그 영향력이 사라진 섬에 다리를 후다닥 설치하여 과반수를 차지함과 동시에 제 영향력 마커를 또 놓게 된다면? 상대방의 다리는 또 다시 모조리 폭파되며 순식간에 전세가 역전되는 악몽같은 경험을 주게 되겠지요.

턴을 종료하면 플레이어는 바닥에 깔린 세 장의 지역 카드 중 한 장을 가져가거나 덱에서 카드를 한 장 뽑아갈 수 있습니다. 카드가 모두 사라지면 라운드가 종료되기 때문에 전략적인 이유로 카드 뽑기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단, 상대방이 카드 뽑기를 거부했다면 다음 플레이어는 반드시 카드를 뽑아야 합니다.

첫번째 라운드에서 상대방 보다 섬을 많이 차지한 플레이어는 1점을 받으며, 두번째 라운드에서는 2점을 세번째 라운드에서는 상대방과의 영향력 차이만큼 점수를 받게 됩니다. 이 점수를 모두 합산하여 승점이 더 높은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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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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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후나는 쾌감와 공포로 가득한 게임입니다. 상대방의 빈틈을 찔러 섬을 연달아 폭발 시키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내 섬들이 연쇄폭발을 일으키며 사라지는걸 보면 멘탈이 터져나가거든요.

카후나가 간단한 2인용 게임이었다면 이 정도로 극단적인 느낌은 받기 힘들었겠죠. 카후나는 보기보다 굉장한 수싸움을 요구하는 깊이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 쾌감과 공포 사이의 널뛰기는 두배, 세배로 증폭됩니다.

1.카드 카운팅

카후나에 사용되는 카드는 단 24 장 밖에 없습니다. 보드엔 12개의 섬이 있으며 각 섬당 2장씩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적은 수량의 카드로 인해 카드 카운팅이 가능해지며, 카드를 가져가는 방식 또한 드래프팅이기 때문에 웬만해선 상대방이 무슨 카드를 가져갔고(다만 덱에서 뽑아가면 알 수 없습니다) 무슨 카드를 사용했으며 어떤 카드가 손에 남아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카후나는 카드 운으로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쉴새없이 카드 카운팅을 하면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게임인만큼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는 섬과 아닌 섬을 구분하고, 역습을 가할 수 있는 곳과 아닌 곳을 파악해야 합니다. 무슨 카드가 언제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잠보, 배틀라인, 로스트 시티보다 훨씬 전략적이죠.

2.테이블을 뒤집어 버리고 싶은 연쇄 작용

수 많은 2인 게임 중에서 카후나가 우정파괴 / 커플파괴범으로 악명이 높은 것은 바로 ‘연쇄작용’ 때문입니다. 섬을 차지하는 순간 그 섬에 놓인 상대방의 다리는 모두 터져나가며, 그로 인해 주변에 있던 섬들까지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대놓고 멱살 잡고 싸우라는 디자이너의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죠.

한 턴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 또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때론 섬 확보->상대방 다리 폭파->상대방 섬으로 입성->다리 설치 혹은 제거->섬 탈취->상대방 다리 폭파 같은 끔직하고 반인륜(…)적인 행동도 가능합니다. 상대방이 멱살을 안잡으면 다행일 정도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손에 들 수 있는 카드가 5장 으로 제한 되어있다는 점이겠군요.

이렇게 게임이 가진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호전적인 친구와 카후나를 한다면 이것만큼 공방이 치열하고 재밌는 게임도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공격적인 성향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1.나 안해

카후나는 순한 성향의 게이머들에겐 어울리지 않습니다. 상대방을 무참히 짓밟는 과정이나 내가 쌓아온 것들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걸 보면 정말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때문이지요.

이것은 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카후나의 연쇄 작용은 꽤나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약점을 하나 찾아 집요하게 공격하고 성공했을 때의 보상도 아주 만족스럽죠. 그러나 ‘아… 이번에도 내 섬이 터져나가겠지... 또 스트레스 받을텐데…’ 하며 우려를 하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언제나 카후나를 하자는 이야길 들을때면 약간 머뭇거리게 됩니다. 카후나의 독하디 독한 경쟁적인 분위기가 썩 마음에 들진 않거든요.

특별히 기분 좋은 날이라던가 함께 놀면 언제나 분위기가 유쾌해지는 사람이라면 카후나의 부담감이 조금은 덜해지겠지만, 기분이 영 좋지 않다던가 상대방이 승리 하나만 바라보고 카드 한장 한장을 모두 암기하며 승부욕을 보이는 다하는 사람이라면 카후나는 꺼내기조차 싫은 너무나 부담스러운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수준의 2인 게임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경쟁의 정도를 조금 넘어선 작품입니다. 전 바벨처럼 서로 공방을 벌이면서도 빠른 피해 복구가 가능하고 역전의 기회가 자주 오는 게임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모든 게이머들에게 추천하긴 어렵습니다. 만약 본인이 극도로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거나 그러한 친구들(혹은 애인)이 주변에 있다면 카후나를 한번 해보세요. 게임이 끝나자마자 “야이씨. 한번 더 해.” 하고 이를 가는 상대방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원문 :: www.raccooncave.com/kah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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