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최약의" 역사, 전쟁 게임 모임 후기 (데이터 주의)

Peton[페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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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3 오전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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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게임들은 어렵다는 인식이 많지만, 쉬운 게임도 많고, 역사, 전쟁 게임 모임을 하다보면 쉬운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깊은 게임을 더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긴 하지만)

모임 카톡방에서 쉬운 게임 좀 같이 하자고하면 하실 분 있으십니까 했더니, 호응하시는 분들이 좀 있어서, 정식으로 날짜를 잡고 모집을 했습니다.

그런데 내향적인 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처음에 사람이 잘 안 모이더군요ㅠㅠ 그래도 일단 사람이 모이자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늘어서 보드라이프에도 모집 공고를 하고 모일 수 있었습니다.

2024년 4월 14일 일요일 오후 2시 30분에 석촌 푸른하늘 고전게임 카페에서 총 아홉 분이 모여 하게 됐습니다.

사진들은 당시 참여하셨던 분들의 제공입니다.

모임의 테마는 역사, 전쟁 게임이면서 반드시 보드게임긱 웨이트가 3.0 이하인 게임만 하기였습니다.

일단 시간 전에 세 분이 모여서 하신 병참장군(쿼터마스터 제너럴) 냉전.

3인이 해야한다고 하면 꼭 돌아가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그 외에 보통 역사, 전쟁 게임 모임에서 세 명이 모이면 하는 게임은 마리아, 브라더후드 & 유니티가 있습니다.

세 분이서 이 게임을 하다가 사람이 다 모여서 중간에 끊고, 다 같이 게임을 정했습니다. 보드라이프에서 오신 분, 모임 카톡방에는 예전에 들어와 계셨지만 처음 오신 분들께 선택 기회를 드렸습니다.

4명/5명으로 나뉘어서, 4명은 1차 대전을 다룬 제국의 몰락, 5명은 배경만 2차대전 시대인 세계정복 전쟁게임 어택! 디럭스를 하게 됐습니다. 어택! 디럭스가 제 게임이라 저는 어택! 디럭스 규칙을 알려드렸죠.

1. 어택! 디럭스

4명이면 반절만 쓰지만 5~6인이면 전 세계를 다씁니다. 근데 약간 널럴하더라고요. 4인으로 지도 반만 쓰거나 (대서양 지도 혹은 태평양지도), 전세계로 6인을 하는 게 좋을 거 같긴하네요.

어택! 디럭스는 리스크와 A&A시리즈 사이 난이도 정도로, 너무 단순한 리스크보다는 살짝 더 깊이가 있는 게임을 하고 싶은 분이 하시면 좋습니다.

본판과 확장이 많이 다른데, 디럭스 확장 규칙으로 게임을 설명하자면 선부터 한 개씩 행동을 하고 모두가 봄/여름/가을/겨울 총 네 번의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각 행동들은 서로 다른 행동이어야만합니다. 그래서 어느 타이밍에 이동을 할 지, 기술 개발을 할 지 등을 고민하게 하죠. 그리고 겨울 차례는 석유 증서 5개를 내거나 가지고 있는 석유 유정을 파괴해야합니다. 남들이 행동할 수 없을 때를 잘 노려서 행동할 수도 있죠.

위 사진에서 노르웨이와 영국에 보인 것이 유정이고요, 군인 얼굴은 중립국인데, 이념표시가 돼 있습니다. (군주제, 공산주의, 민주주의, 파시즘) 외교 행동을 이용해서 끌어들일 때 같은 이념이면 무료로 합류하고, 같지 않으면 유료로 합류시켜야하는데 자기국가의 이념과 얼마나 가깝냐에 따라 써야하는 비용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중립국을 공격으로 점령하려고 하면 매차례(년)마다 등장하는 군대가 많아지기 때문에 빨리빨리 공격해 땅을 늘리고 그 후에는 중립국보다 플레이어가 더 약해지기 때문에 점점 서로를 공격하게 됩니다.

저는 아프리카에 있는 황토색이었고, 파란색이 북미, 초록색이 유럽

빨간색이 아시아, 회색이 오세아니아에서 시작했습니다.

파란색은 비어있는 남미를 공격했으나, 파란색분은 게임을 잘 이해하시지 못하는 거 같아서 굳이 견제하지 않았고, 유럽 대 아프리카, 아시아대 오세아니아가 실컷 치고받고 싸웠네요.

그리고 결국 대륙 통일 전에 지중해를 넘어서 유럽 제국주의자놈들이 저의 북아프리카를 점령했습니다. 전투는 주사위로 하는데 사진 위쪽에 보이는 빨간 주사위가 육군 주사위, 초록색이 해군 주사위입니다.

개인판에 놓인 마커들은 땅 숫자를 표시해서 돈 받기 쉽게 만들고, 카드들은 연구한 기술들입니다. 동그란 여덟 칸은 각각의 행동들이죠. 황토색 원형마커는 봄/여름/가을/겨울 행동마커입니다.

위 사진에서 오세아니아는 인도차이나에 상륙했고 저 멀리 북아프리카도 초록색이 한 컨 더 먹었네요.

대륙 양안에서 서로 계속 치고 받다가.....

1시간30분쯤 뒤,

만추리아-코리아에 수도를 놓고 하신 빨강님... 회색에 점령당하고 맙니다.

이 게임은 시작할 때 정한 햇수(6/9/12턴 중 선택)에 도달하면 끝나거나, 수도 중 하나가 먹히면 끝나는데 6년까지 하기로 하고 4년차에 빨강의 수도가 점령당해 끝났습니다.

종료 조건이 달성되면 점령중인 땅/바다/ 기술 숫자/인구카드/수도 점수에 따라 점수를 계산합니다.

오세아니아의 회색 님이 1등하셨고, 아프리카에 있던 제가 초록한테 밀려서 꼴찌였네요. 오세아니아의 회색님은 바로 전날에 신입으로 카톡방에 들어오셔서, 갑자기 모임에 참여하시게 된 분이었는데, 재밌게 하신거 같네요. 이 게임에 대한 호감도는 유럽의 초록색 님이 제일 좋으셨어요.

그 동안 옆에서 돌아간 제국의 몰락입니다.

2. 제국의 몰락

아마도 이런 게임을 본격 워게임이라고 많이들 생각하시겠죠. 특회나 이날도 그렇고 워게임의 정의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그냥 보드게임긱에 war game 이라고 돼 있으면 된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나 직접적인 전투가 있으면 그냥 워게임이라고 봐도 괜찮습니다. (세계의 역사, 엘더베일의 거처, 스몰월드 다 워게임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뭐, 근본주의적으로 역사속 전쟁을 다루고 헥스 지도를 이용해야한다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요)

제국의 몰락은 외교, 참호, 기술 등 별의 별걸 다 넣고도 난이도를 꽤 낮게 만든 괜찮은 게임입니다. 같은 시리즈로 2차대전 버전인 제3제국의 몰락도 있습니다.

2대 2로 진행하셨고, 한 쪽에 초고수가 있으셔서 막힘없이 진행됐습니다. (거물이십니다.)

컴퓨터 게임에서 마우스대면 확률 딱 나오죠? 아마 게임하시는 분들이 계산 못해도 초고수분께서 바로 바로 계산해주셨을 겁니다. (저도 예전에 이 게임할 때 대충 감각만 가지고 이정도 숫자 병력이면 대충 더 많은 거지? 이기겠지? 하고 전투 들어가면 전투 처리는 시키는 대로 하니 금방금방 끝났었습니다.)

1차대전의 상징인 서부전선 참호전, 독일은 능력치가5고 프랑스는 4로 더 낮죠? 뒤집혀서 3으로 약해진 친구들도 보이네요. 난이도가 약간 있는 전쟁게임들은 국가별로 좀 능력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른쪽 타일은 연구 타일입니다. 지도 위에 뒤집혀져 있는 타일은 연구가 진행중인 기술. 연합국의 여러 군대들의 모습.

승리는 독일 팀이라고 하셨습니다. (여담으로 초고수분이 독일 팀 중 한 명)

두 게임 끝난 게 거의 비슷하기도 했는데, 제국의 몰락 하시던 4명께서 기다려주시진 않아서, 또 그대로 4/5로 나뉘어서 게임을 진행했습니다.

제국의 몰락 하시던 네 분은 병참장군(쿼터마스터 제너럴) 1914을 진행하셨고, 어택! 디럭스를 하던 다섯은 둘/셋으로 쪼갤지, 다섯명 다 같이 할지 고민하다가, 다섯명이서 A&A 1941을 진행했습니다.

3. 병참장군 1914

이쪽 테이블은 1차대전의 날인가요? 병참장군 시리즈 중에서는 제일 평가가 좋은 1914(1차대전)입니다.

병참장군은 화끈한 공격! 이런 것보다는 관리와 타이밍을 노린 찌르기가 중요합니다. 주사위도 없고 병력이라곤 하지만 그냥 표시 마커 느낌인데, 이게 계속 없어졌다 다시 나왔다하면서 참호전 느낌이 납니다.

별붙은 곳을 먹고 있으면 승점 단계에서 승점을 받게 됩니다. 마커로 표시된 곳은 카드 이벤트를 이용해서 승점지역으로 만든 깃입니다. 더미에 있는 모든 카드를 쓸 수가 없기 때문에 선택의 고민을 계속 하게하는 재미를 주는 게임입니다.

일정 차례가 지난 후에 끝나고 승점을 계산하는데, 딱 1점차이로 연합국이 승리했네요. 초고수분의 동맹국을 상대로 초플인 분 두 분과 세 번 정도 해보신 한 분이 짜릿한 승리를 거두셨겠어요. 규칙 설명까지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보드라이프를 통해서 참석하신 초심자분은 (모임에서 전쟁 게임을 해주지 않으니 해보고 싶다고 하시고, 여명의 제국 정도 해보셨다고 하셨어요.) 1차대전만 두 개를 즐기시고 여기서 댁으로 돌아가십니다. 재밌게 즐기시고 가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설명을 진행했던 추축국과 연합국 1941입니다.

4. 추축국과 연합국 1941 (A&A)

이 게임 제목을 어떻게 읽는지 모르시는 분이 꽤 계시던데, 액시스 앤 앨라이즈, 에이 앤 에이라고 읽으시면 됩니다. 저는 추축국과 연합국이라는 한국어 표현을 좋아합니다. (근데 결국 정발은 영어를 읽은 거로 나오네요.)

1941은 아주 품질이 조악하더군요. 피규어는 그대로인데, 유닛 표시 칩도 없이 종이고, 국기 마커도 아주 얇고 품질이 안 좋네요.

난이도를 극단적으로 낮춰서 입문용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그래도 피규어빨은 해주네요. A&A는 보병-포병 조합해주는 재미가 있는데 그게 빠지니 좀 심심하긴하네요. 그래도 초심자들이 익히기에는 아주 좋았습니다. 특히 아까 어택! 디럭스에서 회색을 하신 분께서 독일을 하셨는데 금방 게임을 파악하시고 비행기 길을 보시더라고요.

작정하고 제해권을 잡을 시도를 하는 독일입니다. 다른 버전에서는 더더 많은 비행기로 하늘을 덮어버릴 수 있습니다.

유럽이 텅 비어버렸네요. 소련은 극동의 군대 외에 모든 군대를 읽었습니다. 고사포가 없는 버전이다보니 독일의 대규모 전투기 부대가 소규모 보병을 다 쓸어버렸습니다.

영국, 미국, 소련이 전부 독일을 공격하는 동안 일본이 아시아를 점령했습니다.

얼마 지나자 독일도 코카서스를 점령하고, 모스크바를 공격하네요.

빼앗긴 제해권을 잡기 위해 파견된 미국의 해군들.

미국은 독일 해군을 슬어버렸고, 이제 영국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진행해서 서부 유럽이 영국에게 넘어갑니다. 이제 독일이 제해권을 다시 잡기는 힘드니 매 차례 상륙이 이어질 겁니다. 그런데... 독일분께서 돌아갈 시간이 되셔서 중간에 끊었어야했네요.

하지만 승패는 계산할 수 있습니다. 연합국의 경제력이 추축국보다 앞서고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 본토가 점령당할 터일 것이기 때문에, 소련을 먹은 일본 대 독일을 먹은 영국/미국으로 세계가 양분될 것이었어요. 근데 영미의 경제력이 일본의 두 배기 때문에 계속 가면 연합군이 이겼을 거예요.

독일분과 영국분이 댁으로 가셨습니다.

5. 병참장군 냉전

4인이었던 제국의 몰락 팀에서 모임에 처음 참석하셨던 분이 가시고 셋이 돼서 다시 병참장군 냉전이 돌아갔습니다. 옆에서는 계속 A&A 1941이 돌아가고 있었죠.

아까 모임 전에 끝까지 못돌리셨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시네요. 2시30분 이전과 한 분 멤버가 바뀌신 상태입니다. 사실 제가 계속 병참장군 냉전을 해보고 싶었는데 제가 반대편 룰마스터이다보니 할 수가 없었네요ㅠㅠ

병참장군 냉전은 동구/서구/제3세계가 돼서 진행하는 병참장군입니다. 서로서로 견제가 잘 돼서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핵폭탄도 있는데 승점을 감소시키고 사용해야합니다. 승자는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병참장군이 세 번이나 돌아갔네요. 병참장군 날이었던 거 같습니다. 병참장군 냉전이 끝나고 다른 한 분이 또 가시고, 다섯이 남았는데, 여기 푸른하늘 고전게임 카페가 제육볶음 맛집이기도 해서, 셋은 저녁을 먹고 둘은 황혼의 투쟁을 합니다.

밥먹는 세 명은 게임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네요.

6. 황혼의 투쟁

실력자vs초보자분으로 초보자분이 금방 패배하셨습니다. 전쟁 게임이라기보단 역사 테마 게임이지만, 저희 모임 이런 것도 돌립니다!

계획했던 대로 8시쯤에 끝났네요.

이런 쉬운 전쟁 게임들이 상호작용이 많아서 일번 모임에서는 잘 안 돌아가고, 본격 전쟁 게임하시는 분들은 시시하다고 안 해주시는 분들이 좀 돼서 가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기회가 더 있으면 좋겠네요. (어택! 디럭스 본전 뽑게 되기를 바라요 ㅎㅎㅎ)

역사, 전쟁 보드게임 모임 인원 계속 모으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오픈카톡으로 접속해보세요.

https://open.kakao.com/o/gfiPmjmg

(화이트님이 만드신 오픈카톡방입니다)

본 카톡방이 따로 있고, 이 방은 중간 다리 같은 곳입니다. 본 카톡방 100명이 머지 않았습니다.

100번째 분이 돼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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