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우 작가님의 파우치 시리즈를 플레이했습니다.

가리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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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7 오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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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 [카운트 업]의 작가 서진우님의 파우치 시리즈를 플레이 해봤습니다. (파우치 시리즈라고 제 맘대로 명명해봤습니다.) [카운트 업]은 2019년 비콘 대상을 받았고, 두번째 에디션은 젬블로를 통해 박스형태로 발매 되었습니다. 파우치 뒷면에 기재된 쇼하우스 게임즈(Show House Games)는 서진우 작가님의 개인 타이틀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카운트업은 개인 점수판, 카드, 메모지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게임방식은 카드를 한 장 오픈한 후, 1부터 49까지 원하는 숫자를 5개만 정한 후, 개인 메모지에 기재합니다. 이때, 카드에 기재된 세가지 숫자는 일의 자리에 넣을 수 없으므로 주의 합니다. 선플레이어가 숫자를 순서대로 말하는 중 자신의 숫자가 나온 사람은 선플레이어의 숫자 읽기를 이어받습니다. 그리고, 숫자 하나당 개인 점수판의 물방울토큰을 이동시키면서 점수를 획득합니다.

만약, 다른 플레이어가 지정한 숫자가 나온다면, 숫자 읽기를 해당 플레이어에게 넘겨주고 점수획득을 중단합니다. 라운드가 종료되면, 개인 점수판의 최종위치의 점수를 메모지에 기록합니다. 게임 중에 같은 숫자를 외친 플레이어들은 개인 점수판에서 점수를 획득하는 대신, 실패한 숫자칸에 X표시로 체크하고, 점수 계산시에 1점씩 더합니다. 총4라운드를 걸쳐 가장 많은 점수를 획득한 플레이가 승리합니다. 한 플레이어가 라운드에 20점을 두 번 획득한 경우, 해당 플레이어가 즉시 승리합니다.

상대의 심리를 읽어야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마인드 게임에 가깝지만, 인원이 많을 수록, 전혀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 점수를 보며, 자학하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나열되는 숫자에 아무도 점수를 못따기도 하고, 둘도 아닌 셋이 동시에 저요할 때는,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겨웠습니다. 카운트 업의 미덕은 쉬운 룰이 아닌, 플레이 도중 소외되는 사람이 없다는 점입니다. 숫자 하나로 희비가 어긋나는 순간도 속도감 있는 플레이로 인해 유연하게 받아들이기 좋았습니다. 내가 잘하면 전략왕이고, 남이 잘하면 운빨이라고 덮어주기에 참 바람직한 게임 스타일입니다.

두번째 게임은 [로스팅 패닉]입니다. 카운트업이 냇물이라면, 로스팅 패닉은 쓰나미입니다. 남 신경쓸 틈 없이, 눈앞에 주사위와 오직 나의 손가락 감각만 믿어야 합니다. 개인당 하나의 초소형 로스팅 스푼, 코스터 (카페 보드) , 주문 메뉴카드, 그리고 한면에만 커피콩 그림이 그려져 있는 육각형 주사위를 받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커피박람회에 나간 초보 바리스타들이 되어, 하나의 장비를 공유하며 커피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플레이어가 스푼을 들고 로스팅 머신에서 커피 재료를 가져옴과 동시에, 다른 플레이어들은 커피콩이 나올 때까지 주사위를 굴립니다. 만약 커피콩이 나온다면, “로스팅!”을 외친 후, 스푼을 들고 자신의 커피 재료를 가져옵니다. 제일 먼저 커피를 만든 플레이어는, “오더 컴플리트!”를 외치고, 자신의 재료와 메뉴를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모든 커피재료를 머신으로 되돌리고, 주문카드를 뒷면으로 뒤집어 새로운 오더를 선택합니다. 실패한 플레이어들은 원두의 절반만 커피머신으로 되돌린 후 게임을 진행하여, 2번의 오더를 성공한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오더첼린지라는 조금 더 긴 게임과, 1인플레이로 점수를 경신하는 모드가 있습니다.

플레이를 경험해본 저로서는, 사진만 봐도 시끄럽습니다. 남이 뭘 하는지 신경쓰기 이전에, 절대 그림이 안나오는 내 주사위와 싸우기에 바쁩니다. 귀여운 커피콩과 예쁜 플레이 사진을 보고, 카페에서 해봐도 되겠다 했는데, 집에서 플레이 한 나를 칭찬해 줘야 겠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사회적 체면은 새끼 발가락보다 작은 스푼을 집었을 때부터, 이미 내려놓았습니다만, 타닥타닥 튀는 주사위와 커피콩 하나를 집기위해 초집중하는 내 얼굴을 누군가 찍었다면, 슬플 때마다, 한번씩 보면서 위로가 되는 좋은 소재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다행인건, 모두 정신나가 있어, 상대를 살필 겨를이 없다는 점일까요? 흥분도 맥스인 게임이기에 인원이 4인까지인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대용할 스푼과 주사위가 있다면 5-6인이상도 가능합니다.) 오랜만에, 파티라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을 만났다는 게 진솔한 감상입니다.

마지막 게임은 신작 [폴드리스]입니다. 한사람 당 기록지 한장과, 방해블록을 받습니다. 플레이방식은 블록이 그려진 카드를 공개한 후, 기록지에 해당 모양으로 색칠을 합니다. 필요하다면 90/180로 각도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블록을 쌓다가, 같은 줄이 채워지면, 선을 그은 후 접습니다. 선의 갯수만큼 보너스를 받는 데, 필요한 경우 사용이 가능합니다. 보너스 하나를 소모하면, 블록을 좌우로 변경이 가능하고, 두개를 소모하면 블록중 한 칸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한 줄이상을 채운 플레이어는 공개된 카드의 숫자를 말하고, 채우지 못한 플레이어들은 해당 숫자의 가장 윗칸에 방해블록을 배치합니다. 방해블록은 다음턴에 자동으로 제거됩니다. 전작 로스팅 패닉처럼 1인 모드를 지원합니다.

다양한 테트리스 방식의 게임들이 있지만, 폴드리스는 완성된 줄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쾌감이 있었습니다. 내가 제거한 칸들을 접어서 보이지 않게 하는게, 간단한 것 같지만, 테트리스의 상징인 [줄 지우기]를 아날로그방식으로 잘 재현한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았던 건 방해블록입니다. 테트리스나 뿌요뿌요에서 줄을 채울 때, 점수를 버는 것과 동시에 상대에게 블록을 날려보내, 공격행위로 적용시키는 스타일이 연상되었습니다. 게임을 하면, 주로 매맞는 역할인지라 타격감이라도 좋아라라고 비는 편인데, 콤보로 후두려 맞으니, 정신을 못차리겠더군요. 예쁘게 쌓아가려고 한 욕심이 패인이라고 자평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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