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보드게임 | 보드라이프

지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소비자가격이 그상품의 가치보다 낮았기때문이라는 말씀에 저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팬데믹 레가시 시즌1 상품의 가치는 며칠전 보라에 X라이요님이 이번에 레거시1 재발매할생각 없다고 하네요 ㅠ 라는 글을 올리신 직후 폭등했습니다. 다이브다이스에서의 오피셜 멘트 이후에 게임성이 올라갔나요? 컴포가 추가되었나요? 재판은 없을거라는 유통사의 한마디때문에 중고가가 2배이상 뛰었는데 어떻게 애초에 상품의 가치가 소비자가보다 낮았다고 생각하시는지 이해가 힘드네요.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에 열을 올리시는 이유는 첫째. 보드게임 시장 자체의 경색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사회선생님과 저를 포함해 여기 오시는 많은 분들은 보드게임계라는 작은 시장에 한 축을 이루고 계시죠. 소비라는 큰 축을 맡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유통사나 제작사의 공급이 원활해지려면 소위 뉴비들의 유입이 있어야 합니다. 모 게임에 비견되는 것처럼 고인물 끼리 평가하고 열광하고 그들만의 가치 재단으로 중고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애초에 자기들이 닥눈삼하고 알아봐야지, 시세올리는건 파는 사람 맘 아닌가? 라는 문화가 수용되고 당연시된다면, 이 좁은 시장이 고인물화되어버렸다는 반증 아닐까요? 둘째는 소위 되팔렘들의 몰염치에 대한 인간적 반감입니다. 사회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개인의 다수 구매에 대한 제재는 그 정도에 대한 논의, 더 나아가 그 제재 자체에 대한 논의가 더 있어야 할 듯 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번에 출시한 게임을 가족과 친지들과 나누고 싶어 10개를 구입 희망한다고 했을 때, 유통사 입장에서 눈 앞의 이익을 버리고 어떻게 제재할 수 있을까요? 만약 어떤 사람이 인터넷과 거리가 먼 지인들에게 신작 게임을 대리로 구매해주고자 10개를 구입 희망한다고 했을 때, 소비자 입장에서 자신을 되팔렘 취급하는 문화적 분위기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되팔렘들의 몰염치는 보드게임 시장에만 국한되지 않죠. 이번 사태(?)를 촉발했던 분의 글 중에는 모던아트 스트레치와 가격에 대한 비판의 글이 있었죠. 쓰지도 않을 메탈 코인과 추가 카드 1벌, 불필요한 이젤과 경매봉떄문에 포세일급 게임을 억지프리미엄으로 사치품급 가격에 팔고 있다며 유통사의 상술에 대하여 화두를 던지셨죠. 어떤 분의 동의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글 자체에 딴지를 걸고자 하는 바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는구나 하고 넘어갔을 따름입니다. 그 후, 이미 두 배 가량 뛰어버린 절판되었다고 알려진 중고물품의 가격을 3배 넘게까지 붙여서 되파시는 장면을 보고 많은 분들에게 되팔렘들의 몰염치에 대한 인간적 반감을 상기시킨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어떻게 "그가격에 딱 파시오." 하겠습니까 절판된 게임이면 가격이 오르는게 정상이고, 구하기 힘든 게임이면 가격이 오르는게 정상이지요. 그러나 본인이 실용주의파(?)를 자처하며 미발매 신작 구성품의 쓸모에 대해 10원단위로 분석하셨던 분이 아아아주 실용적으로 되파시는 장면에 많은 분들이 몰염치를 느끼셨다 생각합니다. 그 분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다른분이 20에 레가시 시즌1 올리셨다면 "와 엄청 비싸네...", "좀 있다 재판 해주겠죠.." 정도의 분위기 환기는 있었을 것 같습니다. p.s. 저 역시 이 바닥 뉴비 이구요.팬데믹 레가시를 비롯한 많은 절판 또는 미발매 게임들의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입장입니다. 이 시장이 더 커져서 더 쉽고 더 싸게 더 많은 게임을 즐기고 싶습니다. 유통 제작사 여러분들의 건투를 빌 뿐입니다. 게임을 즐길때와 처럼 매너플이 필요한 순간이 아닌가 싶네요. 이러면 또 상한선 지켜서 물건 팔라는 말이냐 라고 물으실까봐 그건 아니라고 말씀 드리고 싶구요. 적당히 염치는 잃지 않는 선을 우리가 지키자는 말씀입니다.

2017-11-02